이부진 사장 이혼소송과 재벌가의 '사랑과 전쟁'
이부진 사장 이혼소송과 재벌가의 '사랑과 전쟁'
  • 정우람 기자
  • 승인 2016.02.0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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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재, "(아들에겐) 라면, 떡볶이, 오뎅, 순대가 맛있는 음식...”

 

앤 공주(오드리 헵번)는 왕실의 제약과 정해진 스케줄에 싫증이 나자 로마를 여행하던 중 왕실을 몰래 빠져 나간다. 앤은 길거리에서 잠이 들었고 한 신사의 도움으로 서민의 생활을 즐긴다. 그러나 알고보니 그 신사는 특종을 찾아다니는 신문기자였다.

처음에는 단지 특종을 잡기 위해서 앤 공주와 로마의 거리를 다니며 공주가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일들을 하며 여러 가지 해프닝을 벌인다. 이 모든 것이 그에게는 큰 특종인 것이다. 이 사실을 모른 채 앤 공주는 친절한 그에게 정이 들었고 단지 특종 만을 위해서 그녀와 함께했던 기자 조(그레고리 펙) 역시 순수한 앤 공주에게 끌리기 시작한다. 드디어 앤은 궁전으로 다시 돌아갔고 조가 신문기자였던 것을 알게 된 앤은 그에게 실망을 한다.

 

'로마의 휴일' 앤 공주 오드리헵번과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오버래핑'

 

미국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거장 윌리엄 와일러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1953년작 명화 로마의 휴일(Roman Holiday)의 줄거리이다. 앤 공주 역할을 맡은 오드리헵번과 삼성가의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겹쳐져 연상된다. 희대의 ‘서민의 사랑’을 담은 남편 임우재 삼성전기 상임고문과의 사랑과 부분적으로 닮은 까닭이다. 지난 1999년 8월 결혼한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는 국내 최고 재벌가 딸과 평사원 간의 결혼으로 세간의 화제가 됐다.
 
이 사장과 임 고문은 1995년 삼성복지재단과 삼성 에스원에 각각 신입사원으로 입사했으며, 서울 상일동에 있는 장애아동 보호시설에서 봉사하면서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이 4년여 연애 끝에 결혼 결심을 밝혔을 때 두 집안 가족들의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사장이 양가 부모를 끈질기게 설득해 결혼에 성공한다. 이 사장의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처음 딸의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은 나머지 호텔신라 커피숍이 문을 닫을 때까지 혼자 앉아 있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랬던 이부진 사장 부부가 결혼 17년 만에 법적으로 남남이 되는 파경(破鏡)을 맞게 됐다. 임우재 고문이 한국판 ‘남자 신데렐라’로 주목을 받으며 세상을 화들짝 놀라게 한 희대의 러브스토리가 물거품이 되는 것을 보고 세간에서는 “애초부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다”는 얘기에서부터 “신분 차이는 극복할 수 없다” “아무리 사랑해도 재벌과의 사랑은 결국 파경” “사랑은 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는 등 온갖 추측성 해설이 난무한다.
 

“저희 집안식구들, 면접교섭 허가 전까지 아들 한 번도 못봐” 충격 ‘폭로’

 
재벌가를 상대로 한 ‘서민의 사랑’은 끝내 성공할 수 없는 것일까. 이부진 사장과의 이혼소송 1심 패소에 불복, 항소장을 내고 온 다음 취재진들에게 배포한 ‘항소 이유서’ 내용이 충격적이다. 임 고문은 “제 아버님을 비롯해 저희 집안 내의 대부분의 식구들은 제 아들이 태어나서 면접교섭 허가를 받기 전까지 단 한 번도 보질 못했다”고 충격적인 사실들을 ‘폭로’했다.
 
“아들과의 자유로운 만남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많은 것을 누리고 사는지 일반 보통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가 하는 경험을 하고 느끼게 해 주고 싶었습니다. (아들은) 면접교섭을 하고서야 태어나 처음으로 라면을 먹어보고 일반인들이 얼마나 라면을 좋아하는지 알았고 리조트 내 오락시설엔 누가 가고 아빠와 용평리조트에서의 오락이 얼마나 재미있는지도 느꼈으며 떡볶이, 오뎅, 순대가 누구나 먹는 맛있는 음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임 고문이 주장한 내용을 보면 일반 서민들로서는 놀라움 속에 삼성가의 생활이나 교육방식이 과연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는 특히 “저는 가정을 지키고 싶다”라며 “그런 의미로 이번 1차 이혼소송 판결에서 아들에 대한 관한 편파적 판결에 도저히 승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결혼 당시 이부진 사장이 단식 투쟁을 불사하며, 뚝심과 근성으로 부모님뿐 아니라 모든 친지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해 결혼까지 골인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두 사람의 부부관계는 좋았다고 한다. 기업 간 정략 결혼이 아닌 본인들이 선택한 결혼인 만큼 결혼 이후에도 부부 금실은 좋았다고 나와 있다.
 

아들 문제 '걸림돌'..임우재, ‘평범한 시민’ vs.  이부진,  '삼성가 스타일' 고집한 듯

 
결혼식장에서 이건희 회장 내외를 빼면 시종일관 두 사람은 싱글벙글했고, 신데렐라 스토리로 세간에 미화되기도 했다. 그들 사이에 언제부터 금이 갔는 지는 모른다. 소송 과정에서 이 사장 측이 임 고문의 잦은 음주와 술버릇 등으로 인해 고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임 고문 측은 일 때문에 필요한 최소한의 술자리에만 제한적으로 참석했을 뿐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임고문이 주장한 대로라면 아들 문제가 부부사이에 ‘걸림돌’로 작용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임고문은 아들을 ‘평범한 시민’으로 키우려고 한 반면 이 사장은 시댁과 격리,  '삼성가 스타일'로 독특한 왕자교육을 시키려고 했음직 하다.
 
중요한 것은 이들의 러브스토리가 파경으로 끝났다는 점이다. 2014년 뜬금없이 이혼소송에 들어가면서 빛이 바랬고, 결국 법적으로 남남이 될 처지다. 이혼사유는 소송 과정에서 드러난 임 고문의 음주와 술버릇으로 알려졌지만 부부 사이에 자녀의 양육 및 교육방식 문제 등을 놓고 적지 않은 의견대립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일은 삼성가는 물론 이른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벌 3,4세 '로열 패밀리'들의 특수한 생활환경과 교육방식의 차이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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