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錢)의 전쟁'이 시작됐다.은행과 증권사가 각자 고유의 영역에서 제한적 경쟁을 벌이다가 앞으로는 30조~40조원에 이르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시장을 두고 무한경쟁을 펼친다.
예·적금, 펀드, 파생상품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모아 투자하면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ISA가 마침내 14일 공식 출시된다. 일임형 ISA를 중심으로 은행과 증권사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비스 개선 효과, 결과적으로는 수익률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초기의 불완전 판매 또는 변칙적 영업이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3개 증권사·은행은 14일부터 ISA 상품을 일제히 출시한다. 지난 해 8월 세법 개정을 통해 ISA 도입이 예고된 후 7개월 만이다. 은행권은 고객이 투자상품을 알아서 고르는 '신탁형'만 이번에 내놓고 다음달 중 포트폴리오 구성권을 위임하는 일임형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ISA는 예적금, 주식·채권펀드, 파생결합증권 등 금융상품을 연간 2,000만원까지 골라 담을 수 있는 통합 계좌로 연간 200만~25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국내 ISA 시장 규모가 초기에는 10조원을 약간 넘겠지만 5년 뒤 최소 31조원 규모로 급팽창할 것으로 분석된다. 3~5년인 의무가입기간과 가입자 제약 등이 풀리면 시장 규모가 47조원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ISA는 국민 재산증식 지원을 위해 정부가 마련한 금융상품이다. 소비자가 자신의 재무상황에 맞게 투자할 경우 다양한 혜택을 볼 수 있다. ISA는 1인1계좌까지만 가입이 가능하다. 가입자는 직접 투자 상품과 규모를 결정하는 '신탁형'과 금융사가 자산을 운용해주는 '일임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가입대상은 근로소득자와 사업소득자(자영업자), 농어민 등이다. 직전년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금융소득 2000만원 초과)는 제외된다. 계좌에서 나는 손해와 이익을 더해 세금을 매겨 수익의 200만원(연봉 5000만원 이하는 250만원)까지 비과세된다.
또 200만원을 넘는 부분에도 9.9% 분리과세 혜택을 준다.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의무가입 기간인 5년(연봉 5000만원 이하는 3년)을 채워야 한다. 연간 2000만원씩 총 1억원까지 투자가 가능하다. 계좌에 담을 수 있는 상품은 크게 예금성 상품과 투자성 상품으로 나뉜다. 예금성 상품에는 은행·저축은행·체신관서 등 예·적금, 상호금융기관(농·수·신협) 예탁금,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이 있다.
투자성 상품은 국내외 주식형·혼합형·채권형 등 다양한 공모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리츠(REITS), 파생결합증권(ELS·ETN·ELB 등) 등이다. ISA 출시를 준비 중인 총 37개 금융사 중 14일부터 판매에 나서는 곳은 33개사다. 증권사가 19개, 은행이 13개, 생명보험사가 1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