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주총 데이’와 국민연금
3월 '주총 데이’와 국민연금
  • 정진교 기자
  • 승인 2016.03.2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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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이사선임 무사 통과..오너가 책임경영과 주주권익 강화

 
기업가치의 개선인가 아니면 훼손인가.

지난 18일 SK와 한진, 효성, 현대 등 300여개 회사들이 일제히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번 주총의 관건은 그룹 총수들의 등기이사 선임과 재선임이었다. 이들 안건은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무사히 통과됐다.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이 해당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며 진통이 예상됐지만, 이들 총수들의 등기이사 복귀는 무사통과로 결론이 났다.

2014년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되며 모든 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던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SK주식회사 등기이사로 복귀를 확정지었다. 이번 복귀 결정은 지난해 사면 이후 등기이사 복귀에 법적인 문제가 없어진 만큼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이뤄졌다는게 SK측의 설명이다. 한진그룹 역시 조양호 회장 대한항공 (국민연금 4% 보유) 등기이사 재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기업가치 훼손 및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국민연금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같은 이유로 반대한 효성(국민연금 10% 보유) 조석래 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 안건도 통과됐다.

CJ그룹의 지주사인 CJ와 식품계열사인 CJ제일제당 정기주주총회도 일사천리로 끝났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1994년 CJ제일제당 등기이사로 경영 일선에 데뷔한 지 22년 만에 그룹 내 모든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상선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이번 추총의 특징은 국민연금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이 이들 오너의 등기이사 선임을 반대했지만 안건 통과를 막지는 못했다. 책임경영을 앞세운 대기업들의 표결논리에 밀려 좌절된 셈이다. 그래도 오랜만에 ‘이유있는 항변’을 한 것은 평가할 만 하다.
 
현재 국민연금은 SK 지분 8.57%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다. 최대주주인 최 회장은 지분 23.4%를 보유한다. 여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의 지분 7.46%와 임직원의 지분을 더하면 총 30.89%를 확보했다. 따라서 만일 국민연금이 반대에도 등기이사 선임이 확정됐다. 실제로 지난해 6월 SK와 SK C&C 합병안건은 국민연금이 반대의결권을 행사했어도 주총에서 통과됐다. 국민연금의 효성 지분은 8.25%다. 조 회장과 장남 조 사장, 삼남 조현상 부사장 등 일가가 보유한 35.06%에 미치지 못한다. SK건과 마찬가지로 등기이사 재선임엔 변동이 없었다.
 
지난 2014년 정기주총에서 국민연금이 조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에 반대했지만 안건은 의결됐다. 최태원 회장의 경우 그룹 경영을 위한 전략들을 다 세워놓고 이제 막 펼치려는 상황이다. 수익에 신경 써야 하는 국민연금이 진정 기업가치 개선을 원한다면 반대표를 던져선 안되는 게 아니냐는 재벌측 평가도 있다.사실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져도 주총 대세에는 별로 영향이 없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반대표행사는 기업가치 변화와 상관없는 정치적 행태라는 날선 비판도 없지 않다.
 
최근 재계 이슈는 단연 주주총회였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따른 수익 악화 지속 가능성이 우려되는 가운데 오너가의 책임경영과 주주권익을 강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국민연금이 주주가치 훼손 우려 등의 이유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비록 안건 통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모처럼 자기 목소리를 냈다는 것은 다행한 일로 보인다. 소수자들의 권익보호는 물론 재벌그룹을 견제하고 또 다른 가치인 경제민주화에 한발짝 다가가는 작은 성과를 냈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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