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임기 다가온 이광구 우리은행장, 민영화 성공할까
[특집] 임기 다가온 이광구 우리은행장, 민영화 성공할까
  • 정우람 기자
  • 승인 2016.06.2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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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억 이상 자본확충 못하면 신용등급 하락..투자환경-상황변화도 변수

 

  이광구 우리은행장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우리은행 민영화에 대한 의지를 갖고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올 연말로 임기가 다가온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민영화에 성공할 지 관심을 모은다. 현재 우리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올해 1분기 말 현재 13.5%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현 신용등급인 ‘AAA’를 유지하려면 7000억원 이상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선·해운을 중심으로 취약 업종에 들어간 일부 대출이 부실화해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진 영향 탓이다.
 
지난 3월 말 현재 은행의 실질 자본건전성을 판단하는 잣대가 되는 기본자본비율(BIS 비율에서 보완자본을 제외하고 산출한 지표)은 10.4%, 보통주자본비율은 8.6% 수준이다. 은행이 ‘AAA’ 등급을 유지하려면 BIS 비율 12.5∼14%, 기본자본비율 10%, 보통주 자본비율 9∼9.5% 수준 이상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무디스, 우리은행 신용등급 'A1'서 'A2'로 한 단계 낮추고 등급전망 ‘부정적’ 제시

 
BIS 비율은 은행의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이다. 자기자본은 크게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으로 이루어지는데 기본자본은 자본금과 이익잉여금 등으로 구성된다. 보통주 자본비율은 보통주만을 자기자본으로 인정해 자기자본을 총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가장 보수적(엄격한)인 지표로 통한다.
 
신용평가사들은 우리은행의 기본자본비율이 10% 아래를 밑돌거나 보통주자본비율이 9%대 이하로 떨어지면 신용등급 강등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4월 우리은행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2'로 한 단계 낮추고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우리은행이 ‘AAA’ 등급에 맞는 자본 적정성을 유지하려면 7천억원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우리은행은 그러나 최대주주가 예금보험공사(지분 51.04%)여서 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예보가 2017년까지 매각(민영화)을 통해 공적자금을 회수하기로 한 상황에서 우리은행에 추가 출자에 나설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우리은행이 차입금 성격인 코코본드를 발행하거나 위험가중자산을 줄여 자본적정성 비율을 맞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미 올 상반기까지 국내외에서 1조2284억원의 코코본드를 발행했다. 코코본드는 만기에 갚아야 하는 부채의 성격을 띠고 있어 발행을 늘리면 자본의 질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매각 주역 이광구 행장, "공고나면 매수할 세력 충분히 있다" 장담

 
주목되는 것은 매각담당자인 이광구 행장의 의지와 각오다. 이 행장은 23일 기자들과 만나 "매각 공고가 나면 정부 지분 30%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면서 "공고가 나면 매수할 세력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예보가 30%는 팔고 21%는 보유하는 투트랙으로 매각이 진행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인수 희망자에 대해 말할수는 없지만, 국내외에 인수자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영지표, 주가 등을 고려할때 지금이 매각의 호기"라며 "내년은 진척이 잘 안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는 내년도 대선이 진행되는 만큼 대통령의 임기말 대형 은행의 매각 작업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 행장은 "그동안 해외 IR등을 통해 인수자 리스트를 업데이트 해왔다"며 "최종적으로 금융위가 인수자 점검을 통해 매각을 추진할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이날 우리은행의 매각 공고 시점에 대해 "아직 매각 시점을 밝힌 단계는 아니다"라며 "다만 매각을 위한 여건이 나아지고 있어 의지를 가지고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유상증자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코코본드 발행에 의존하고 있다”며 “코코본드는 일반 채권보다 금리가 높아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4수(修)' 처지 된 우리은행 민영화, "이광구 행장 연말 임기내 끝날 지 미지수"

 
이광구 행장의 임기문제도 매각의 변수다. 이 행장의 임기는 올해 말 12월30일로 종료된다. 우리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는 당시 이광구 부행장을 최종 후보를 선정했다. 경쟁력 제고와 숙원과제인 민영화를 기대했던 만큼 영업통인 이광구 부행장이 제격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 행장은 임기와 우리은행 민영화 성공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임기와 민영화를 연결시키지 말아달라"고 손사래를 친다. 은행장으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을 뿐 임기와는 상관없다는 나름대로의 의지의 표현이다. 

그는 선출 당시 우리은행장 임기가 3년인데 반해 2년으로 정하며 임기 1년을 줄였다. 이 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우리은행은 민영화라는 역사적 과제를 앞두고 있다"며 우리은행 민영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러나 벌써 반환점을 돌아  6개월이 남짓한 임기만료가 다가오면서 민영화 성과는 뚜렷하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4수(修)' 처지가 된 우리은행 민영화가 이 행장의 임기 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리라는 보장도 현재로선 없는 상황'이라며 " 연말로 다가온 이 행장의 임기라는 요인 말고도 앞으로 투자환경과 상황변화에 따라 민영화 성공을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처지"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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