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이 총수인 이호진 전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에 일감몰아주기 등 부당내부거래를 했다며 노동·시민단체가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고발했다.
'태광그룹 바로잡기 공동투쟁본부'는 1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태광그룹 전 계열사가 이호진 총수 일가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주고, 상품 판매를 강요했다"며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히는 즉각 조사를 실시해 엄정한 규제와 처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공동투쟁본부와 태광그룹 등에 따르면 총수 일가의 와인업체인 메르뱅은 지난해 태광산업을 통해 협력업체에 전자우편을 보내 와인 구매를 강요했다. 한 협력업체 대표는 "박스로 50만원어치를 구매했는데 시중 판매 가격은 절반에도 못 미쳤다"며 명백한 강매라고 지적했다.
메르뱅은 이호진 회장의 아내인 신유나(51%)씨와 딸 이현나(49%)씨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을 23억원 올렸는데, 협력업체와의 거래말고도 계열사와 내부거래 비중이 65%(15억원)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뿐만 아니다. 골프장 경영과 음식업을 하는 총수 일가 업체 티시스는 태광그룹 계열사가 회삿돈으로 임직원 선물용 김치를 사들이게 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확보했다.
티시스는 강원도 춘천의 휘슬링락 골프장을 운영하는 동시에 단체급식과 김치생산 등도 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태광산업, 흥국생명 등 계열사 임직원에게 휘슬링락 골프장에서 담근 총각김치 10㎏을 19만5천원으로 책정해 사들이도록 했다.
앞서 금감원이 지난 1월 “2015년 4~6월 적정 유통가격의 검토 없이 고가의 김치를 수의계약으로 구매했다”며 ‘경영유의’ 조처를 했는데도 김치 떠넘기기를 계속하고 있는 셈.
이러한 총수 일가 일감몰아주기 논란과 관련 태광그룹 홍보팀 관계자는 협력업체에 와인 판매를 한 것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큰 매출로 이어진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와인 판매 금액은 300만원에 불과하다. 김치 역시 임직원 복지차원에서 선물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