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전쟁-매파와 비둘기파
금리 전쟁-매파와 비둘기파
  • 정종석 발행인
  • 승인 2016.08.2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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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의 생존경쟁..승리하는 지혜와 슬기 발휘해야

 
지난 1962년 가을 지구사에 운명적 찰나로 기록될 사건이 벌어졌다. 전 세계를 핵전쟁의 공포로 몰아넣은 쿠바 미사일 위기다. 취임 2년차인 존 F 케네디(45) 대통령은 지상군을 남진 배치했다. 함정들을 카리브해로 집결시켰다. 데프콘2를 발동해 폭격기 조종사들에게 출동 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쿠바에 대한 강력하고도 대대적인 봉쇄가 실시됐다.

정보 입수부터 며칠동안 ‘매파(the hawks)’와 ‘비둘기파(the doves)’ 간 치열한 설전이 이어졌다. 소련이 미국 코밑인 쿠바에 대미 공격용 핵미사일 기지를 건설하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는 정보가 케네디 대통령에게 전달된 것은 그해 10월 16일이다. 케네디는 즉각 국가안전보장회의 집행위원회, 이른바 엑스콤을 소집했다. 엿새 간의 비밀회의에서 미사일 기지 공습, 쿠바 침공, 해상 봉쇄 등 다양한 대응책이 나왔다.
 
회의 초기에는 항상 그렇듯 강경파 군 인사들의 목소리가 우세했다. 이들은 즉각적인 공습과 침공을 제안했다. 의회내 강경세력도 케네디를 압박했다. 하지만 케네디는 전쟁 발발 때의 치명적 결과를 우려한 온건파들과 뜻을 같이 했다. 최종 결심을 굳힌 케네디는 10월 22일 대국민 TV연설을 통해 쿠바로 향하는 미사일 관련 물자의 해상 검역을 골자로 한 대응책을 전 세계에 공개했다.
 

美 연준 비둘기파 다수라면 기준금리 내리거나 양적완화 더 할 가능성 높다는 뜻

 
경제에서는 성장을 우선하는 쪽을 '비둘기파'라고 한다. 그러니까 금리를 내리거나 양적완화로 돈을 더 푸는 것을 지지하는 쪽이다. 경기 확장을 지지하는 세력을 비둘기파라고 표현한다. 말하자면 재정을 더 풀자는 것은 비둘기파의 입장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비둘기파가 다수라고 하면 이것은 기준금리를 내리거나 양적완화를 더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우선 경기를 살리려고 하고, 이럴 경우 블룸버그 같은 신문은 “오늘 FOMC는 비둘기들의 둥지가 될 것 같다” 이렇게 헤드라인을 뽑는다.
 
반면 매파는 성장이나 경기 확장보다는 물가를 잡고 재정을 중시하는 세력을 말한다. 경기 부양보다 물가 안정이나 정부 곳간의 안정을 우선한다. 당연히 중앙은행에는 매파가 많다.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 신문에서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의 매파 발언으로 국고채 금리가 상승'했다고 보도하면 이 총재가 지금 경기가 "금리를 내릴 만큼 어렵지 않다"는 말을 한 것이다. 경기부양보다는 물가안정이다라고 말한다면 시장은 '금리를 당분가 내리지 않겠구나' 이런 식으로 매파적 발언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그러면 금리인하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국고채 금리가 오를 것이다. 다시 말해 채권값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채권금리가 높아지면 채권가격은 떨어진다. 이자율을 더 줘야 한다. 이 채권을 팔려는 사람이 늘어나는 까닭이다. 글로벌 경제가 생각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려던 미국 연준의 경우 비둘기파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예상보다 강한 美 금리인상 시그널에 한국은행 '깊은 고민' 빠져

 
그런 미국이 예상보다 강한 금리인상 시그널을 보내자 국내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한국은행도 깊은 고민에 빠졌다. 대내외 경제여건을 고려할 때 미국을 따라 곧바로 금리를 올리기도 어렵지만 일본이나 유럽처럼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펴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을 맞이했다.
 
지난 26일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재닛 옐런 미국 연준(FRB) 의장은 “최근 몇 달간 (연준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요건들이 강화됐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최근 고용지표의 견조한 증가세와 성장률, 인플레이션 등을 근거로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최근 연준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옐런 의장의 이날 발언은 시장에 ‘연내 금리인상’ 시그널을 확실히 던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더해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연내 2회(9월, 12월) 인상’ 가능성도 밝혀 시장에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은 우리 경제에 일종의 ‘악재’다. 우선 신흥국 투자자금 유출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미국 금리인상이 9월로 앞당겨질 경우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정착 문제는 우리나라도 이런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국내 주식·채권시장에서 지난 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9개월 연속 외국인 자금이 유출됐다. 이 기간 동안 이탈한 자금은 266억달러(약 30조원)에 이른다. 그리스 재정위기, 중국 경기둔화 등으로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산된 가운데 미국이 지난 해 12월 9년 만에 단행한 금리인상도 영향이 컸다.
 

9월 한은 금통위 금리 동결 가능성.. 매파와 비둘기파 동향 철저히 관찰해야

 
다만 과거와 달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3700억달러 안팎이다. 예전과 비교해 많고 경상수지 흑자규모도 연 1000억달러에 육박하는 등 대외건전성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른 신흥국과 달리 외국자본이 급격히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자금유출 위험이 줄었더라도 극복해야 할 문제는 또 있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여타 신흥국 경제불안이 가중될 경우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수출부진이 더 심화될 수 있다. 경제 불확실성으로 가계소비, 기업투자도 위축될 우려가 있는 탓이다.
 
대외정책에서는 강경파를 뜻하는 매파와 온건파를 뜻하는 비둘기파란 말을 주로 썼으나 현대 경제에선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금리 전망와 경제상황을 예측하는데 많이 쓰인다. 그만큼 글로벌 경제에서 각국이 자국우선주의를 바탕으로 치열한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호전적 사람을 매에, 평화애호가를 비둘기에 비유하는 것은 인류 역사에서 그 훨씬 전부터 존재했을 가능성이 크다.
 
당초 시장 안팎에선 9~10월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옐런 의장의 발언으로 내달 9일 예정된 9월 한국은행 금통위는 동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게 중론이다. 미국 9월 FOMC가 20~21일 예정돼 있다. 이보다 앞서 열리는 한은 금통위에서는 일단 금리를 동결한 뒤 상황을 관망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이래저래 세계경제에서 매파와 비둘기파의 동향을 철저히 관찰한 뒤 글로벌 경제전쟁에서 우리가 승리하는 지혜와 슬기를 발휘해야 할 듯 싶다.

<필자 소개>

 
   
 
   정 종 석
 (elton2023@hanmail.net ) 
 
언론인/자유기고가(언론학박사)
한국언론인연합회 부회장
(전)세종대/가천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전) 동아TV 대표이사 사장
(전) 서울신문 베이징특파원/경제과학부장/정치부장/편집부국장
 
* 저서 : 언론국제화의 마피아들(공저/나남,1995년)
* 논문 : 디지털 다채널 시대 - 채널브랜드 이미지가 광고효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박사학위, 세종대 대학원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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