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반 새 0.4%p 올라…12월 美 금리인상 하면 더 오를 듯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트럼프발 인플레이션 우려로 시중금리가 급등하면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연말에는 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금리의 상승 폭도 확대될 전망이다. 1천3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우리·하나·신한·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저금리 시대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장하던 채권이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금리가 급등(가치 하락)하는 등 불확실성에 요동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재정확대 공약이 현실화될 경우 ‘채권의 시대’가 종말을 맞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채권 금리와 동반 상승하고 있는 원자재 값이 기업의 비용 부담을 불러와 실물경제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KB국민은행의 변동금리는 10월말 2.70~4.01%에서 지난 17일 2.86~4.17%로 뛰었다. 우리은행의 변동금리는 같은 기간 2.85~4.15%에서 2.91~4.21%로 상승했다. 신한은행도 변동금리가 2.90~4.20에서 3.16~4.46으로 올랐으며 KEB하나은행도 2.75~3.95%에서 2.85~4.05%로 상승했다.
고정금리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혼합형(5년) 고정금리는 3.20~4.4%에서 3.54~4.74%로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의 혼합형 고정금리도 3.06~4.36%에서 3.18~4.48%로 뛰었으며 우리은행도 2.94~4.24에서 3.29~4.59%로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3.04~4.34%에서 3.49~4.79%로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단기간에 뛰어오른 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트럼프발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시장금리가 오르면서다. 금융채 5년물은 10월 말 1.73%에서 지난 17일 2.09%로 0.36%포인트 상승했다.
금리 인상이 가팔라지자 올해 뜨거웠던 부동산시장마저 이제는 찬바람이 돌고 있다. 지난 달 16일 정부가 과열지역에 대한 규제 의지를 밝힌 이후 호가가 최고 4천만원까지 하락했던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지난 3일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1천만∼2천만원 정도 추가 하락했다.
대출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12월 기준금리까지 올리면 국내 은행들의 대출 금리 추가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천300조에 육박하는 국내 가계부채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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