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이후의 과제와 대응
탄핵정국 이후의 과제와 대응
  • 김강정
  • 승인 2016.12.1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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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정칼럼>대한민국이 ‘대통령 탄핵폭풍’에 휘말려 있다. 대통령이 파면될지, 살아남을지 오직 헌법재판소 결정에 달려 있다. 안타깝게도 이번 사태는 전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자초(自招)한 불행이다. 드러난 사실만 보아도 정부 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소통도 외면한 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국정을 운영한 결과다.

  정치권의 구태의연(舊態依然)한 행태도 걱정스럽다. 국가안보나 민생보다 대권과 정파적 이익에 더 혈안이다. 국회의 최순실사건 청문회는 핵심을 파고들지 못하면서도 증인들에 대한 호통과 모욕적인 발언은 여전했다.

  대통령 탄핵과 퇴진을 외치는 ‘촛불민심’과 탄핵은 안 된다는 ‘태극기민심’의 첨예한 대립도 여전히 불안 요소다. 언론에 대한 불만과 불신도 매우 크다.

 
# 정치권은 법치(法治) 확립과 국가안보, 민생(民生) 챙기기에 앞장서야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과 헌법재판소 이관은 헌재 결정을 기다리고 존중한다는 여야 간 무언(無言)의 약속이다. 그럼에도 일부 정치인은 헌재를 압박하면서 대통령 즉각 퇴진 등 초헌법적인 요구도 거리낌 없이 한다. 앞뒤가 안 맞는 짓이다.
  진정 애국심을 지닌 지도자라면 시위군중 속으로 뛰어들어 ‘민주주의는 법치다. 특검 수사와 헌재의 심판에 맡기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자’고 설득하고, 정치권을 향해서는 ‘국가안보와 민생 챙기기에 진력(盡力)하자’고 외칠 수 있는 담대한 용기와 도전정신을 가져야 한다. 좋은 의미에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흉내를 내려면 이런 정도는 돼야 한다. 시위군중의 등에 올라타 눈앞의 이익만 챙기려는 비열하고 잔머리 셈법에 빠진 기회주의자가 대통령이 된다면 국가적, 국민적 재앙이다.
  마침 정치권에서 여‧야‧정협의체 구성이 논의되고 있다. 여‧야‧정이 국정공백을 줄이고 국가안보와 민생 안정에 건설적인 협치(協治)를 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사드배치 재검토 등 이미 결정된 국가안보 정책까지 발목잡기 식이라면 차라리 없는 게 낫다. 정치권은 바닥민심의 거대한 흐름을 직시하고 두려워해야 한다.

 
# 우리 모두 성숙(成熟)한 시민의식(市民意識)을 정착(定着)시키자
  8년 전 광우병파동 때도 엄청난 시민들이 시위에 참가했다. 쇠파이프, 각목과 함께 폭력사태도 있었다. 좌파세력은 당장 광우병이 휩쓸 것처럼 헛소문을 퍼뜨렸다. 일부 언론과 학자까지 가세했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린 사람은 아직 단 한 명도 없다. 그들은 대한민국을 세계적인 웃음거리로 만들고도 사죄 한마디 없었다. 그때도 현명한 바닥민심은 광우병 괴담을 믿지 않았다.
  이번에도 많은 헛소문이 나돌았지만 집회와 시위가 평화롭게 진행됐다. 폭력시위에 넌더리를 내온 사람들에게는 신선하기도 했다. 현장을 지켜본 사람들은 시위에 동참한 많은 시민들이 시위 목적에는 동의해도 폭력행위를 적극 저지하고 복면도 쓰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실제로 불법행동 감시를 위해 시위현장에 나갔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른바 ‘명예혁명’이라는 평가는 바로 이런 시민들의 몫이어야 한다.
  어떤 시민은 생생한 민주주의 교육을 위해 어린 자녀들까지 시위현장에 데리고 나왔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끝까지 준법정신을 보이는 것이 자녀들을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키우는 길이다. 어른이 헌법과 법 절차를 무시한다면 자녀들에게 법을 짓밟아도 된다고 가르치는 것과 같다.
  지금은 대통령 탄핵을 외치는 촛불민심도,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태극기민심도 모두 일상(日常)으로 돌아가 특검 수사와 헌재 결정을 기다릴 때다. 자칫 폭력사태로 번지면 명예혁명은커녕 비극적 유혈사태로 전락할 수 있다. 민주주의는 법치(法治)다. 비록 답답해도 법 절차를 따르고 지키는 것이 민주시민이다. 선진 민주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성숙한 시민의식을 뿌리내려야 한다.

 
# 언론에 대한 국민 불신(不信) 심각, 스스로 개혁해야
  탄핵 정국의 와중에서 언론 보도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시위 군중 규모와 화면에서 대통령의 행위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은 보도가 기자의 주관적 판단과 일방적 주장을 객관적인 사실인 것처럼 포장하거나 개인적 추측과 인터넷에 나도는 풍문 수준의 얘기까지도 여과 없이 전달한다는 지적이다.
  사실 확인과 공정성은 뉴스의 생명이다. 확인된 사실과 미확인 내용을 명확히 구분 못하는 언론은 사회악(社會惡)이다. 요즘 5공 때의 언론정화(言論淨化)에 대한 향수(鄕愁)마저 느낀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언론에 대한 불신이 심각하다. 신뢰 받지 못하는 언론은 죽는다. 개혁을 통해 정도(正道)를 걷는 것이 언론의 살길이다.

 
# 개헌(改憲)으로 정치개혁(政治改革) 불붙여야
  여야 정치권에서 개헌이 제기되고 있다. 1948년 건국 이래 9명의 대통령들이 망명, 암살, 감옥 생활에 이어 친․인척의 부정부패와 비리로 얼룩졌고 심지어 퇴임 후 자살 등 비극의 연속이었다. 원칙과 도덕성을 앞세웠던 첫 여성 대통령마저 지금 탄핵심판대에 섰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한계라는 지적이 많다.
  국민은 개헌을 통한 정치 시스템의 개혁을 갈망해왔다. 대통령 4년 중임제, 분권형 대통령제, 내각책임제, 각종 선거제도와 그 시기 등 개헌 방안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애국적 합의를 기대한다.

 
# 박근혜 대통령에게 바란다
  박근혜 대통령은 3차 대국민 담화에서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했다. 그러다 탄핵안이 가결되자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과 특검의 수사에 차분하고 담담한 마음가짐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속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미묘한 변화가 느껴진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사태의 자초지종을 깊이 성찰(省察)하면서 무엇이 자신은 물론 국가와 국민을 위한 최선의 선택일지 깊이 고뇌하고 실행하기 바란다.

 
# 헌법재판소는 오로지 법과 양심(良心)의 잣대만으로 심판해야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은 대통령 탄핵안 심판 과정에서 엄청난 중압감과 고뇌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치권이나 촛불민심, 태극기민심 등 겉으로 드러나는 것 말고도 눈에 보이지 않는 압력과 압박이 상상하기 힘들만큼 클 것이다.
  그러나 오직 법과 양심에 따라 심판해야 한다. 이른바 국민정서법(國民情緖法)이나 떼법이 얼씬도 못하게 중심을 잡아야 한다.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국민 앞에 당당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당장의 극렬한 반대나 찬사를 두려워해서도, 반겨서도 결코 안 된다. 역사에 길이 남을 헌법재판소의 명(名) 결정을 기대한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김강정 ( kkc7007@daum.net )

사단법인 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공동대표

학교법인 운산학원 이사

(전) 경원대(현 가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우석대 신문방송학과 초빙교수

(전) iMBC사장, 목포MBC사장

(전) MBC보도국장, 논설주간, 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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