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경제정책방향’은 이미 나왔던 내용 재포장한 ‘재탕’정책
‘2017년 경제정책방향’은 이미 나왔던 내용 재포장한 ‘재탕’정책
  • 박미연 기자
  • 승인 2016.12.3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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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출신 유일호 경제팀, '한계' 인식하고 '위기관리' 철저히 해야
유일호 부총리

정부가 내놓은 ‘2017년 경제정책방향’이 이미 나왔던 정책을 재포장한 ‘재탕’정책이란 지적이 많다. 이미 발표한 경제정책을 수치만 늘린 대책이 적지 않은 탓이다. 특히 일부 정책은 구체적인 실행계획(action plan)이 없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이어진 대혼란으로 말미암아 급조한 정책의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알맹이 있는 '정책'도, 새로운 '방향'도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날 발표한 내용에서 강조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연말 발표한 ‘2016 경제정책방향’을 제시하면서도 언급된 내용이다. 이 때도 미국의 금리인상을 고려해 시장변동성에 대비하고 외환건전성 관리제도를 원점 재검토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범부처 금융시장 점검·지원반을 구성해 금융시장 모니터링을 강화, 필요시 시장안정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를 그대로 반복해서 되풀이하고 있다.
 

1,2년전 경제운용계획 '재탕-삼탕'식 발표..돈 쏟아붓지만 실제론 '예산 당겨쓰기'

 
산업구조조정도 똑 같다. 올해 경제정책방향에 조선, 해운, 철강 등 산업별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기업의 자발적 사업재편을 적극 유도하겠다고 밝힌 정책은 2015년 경제정책방향부터 매년 단골메뉴가 됐다.시한폭탄으로 불리는 1천조 규모의 가계부채 대책은 2년 전 최경환 부총리 시절부터 나온 '리스크 관리 3종 세트'를 재탕한 수준이다. 산업 구조조정 정책 역시 2015년도 경제정책 방향과 대동소이하다. 
 
민생안정 정책방향에서 언급한 일자리 창출과 소득기반 확충도 201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일자리 창출과 민생 안정을 옮겨 놓았다. 똑같은 내용을 3~4년 째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골목상권보호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기반도 뚜렷한 해결책보다는 기존 정책의 연속이다. 미래 대비로 내세운 4차 산업혁명은 구체성이 없다는 평가다. 노인 연령 기준 변경안이나 다자녀 혜택을 두자녀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제시하고도 내년 하반기에야 검토하겠다고 꼬리를 내렸다.
 
우리는 새해 경제정책방향에서 현 시한부 경제팀의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본다. 돈은 쏟아붓지만 실제로는 '예산 당겨쓰기'에 급급한 인상이다. 재정 가운데 올해 초과 세수 가운데 지방정부 몫(3조원)과 연간 예산 집행률 1%p(3조원) 제고분의 경우 어차피 줘야 할 돈이었다. 공공기관 투자(7조원)와 정책금융 확대(8조원)는 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미미하다. 간접적으로 집행되는 구조 탓이다.
 

'단명' 불가피한 유일호 경제팀, 해야 할 임무 막중하고 '위기 관리'가 초점

 
다른 정책들도 대체로 ‘땜질’처방 식이다. 돈이 향하는 정책은 '돌려막기'와 '폭탄 돌리기'에 급급했다. 단기미봉책으로 시장에 돈을 푼다는 의미 외에는 특별할 것이 없다. 현 경제팀도 난감한 처지일 것이다. 추경 편성이 미뤄지고, 미국 기준 금리 인상으로 통화정책도 발이 묶인 마당에 재정보강책 말고는 더 내놓을 카드가 사실상 없다. 게다가 국내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면 새로운 정책을 제시할 여력은 별로 없을 것이다.
 
현재의 정치적 상황에서는 행정부, 통화당국 간에 긴밀히 협조할 추진력이 없다. 이 때문에 뚜렷한 메시지 없이 여러 정책을 열거하는 수준에 그쳤고, 재정 보강 규모도 경제상황을 반등시킬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현 유일호 경제팀은 사실상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단명'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완수해야 할 임무는 중차대하다. 결국 '위기 관리'가 초점이다. 현재 한국 경제는 소비 주체들이 붕괴하며 내수가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른다. 서민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을 부양해 실질소득을 끌어올리는 지원책이 필요하다. 현재는 정책을 집중할 우선순위가 바뀌어 있다. 가계와 기업에 부실이 매우 심각하다.
 
내년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2.6%.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제시했던 3.0%에서 0.4%p나 끌어내린 것이다. 유일호 경제팀은 현실적으로 단기적인 위기관리 컨트롤타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렇다면 당분간 재무건전성 관리에 신경을 쓰면서 새롭게 큰 일을 벌이겠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당장 외부충격 대비부터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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