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불'보다 '잿밥'..우리은행 민선 행장 선거 과열, 영업도 '뒷전'
'염불'보다 '잿밥'..우리은행 민선 행장 선거 과열, 영업도 '뒷전'
  • 이보라 기자
  • 승인 2017.01.24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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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쟁탈전' 끝에 이광구·이동건·김승규 압축, 25일 면접 뒤 내정자 발표

 

  이광구-이동건-김승규

'민영화' 초대 행장 선임을 위한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우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차기 행장 후보를 이광구 현 행장과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부행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등 세 명으로 압축했다.

하지만 우리은행 내부에서는 영업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직 행장과 부행장을 포함해 전현직 임원들이 대거 경쟁에 뛰어들면서 ‘권력쟁탈’을 위해서 혼란스런 모습을 보인 탓이다. 아직까지 올해 영업전략 방향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성숙한 민영화 과정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우리은행은 23일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된 임추위에서 이 행장을 비롯한 6명의 후보자를 1차 면접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임추위는 25일 세 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최종 면접을 치른 뒤 한 명을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이사회에 추천할 예정이다. 차기 행장 내정자는 이사회의결 및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정식 취임한다.
 
이광구 행장은 1957년 충남 천안 태생으로 천안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 민영화를 성사시킨 데다 지난 해 경영 성과가 좋다는 점에서 점수를 얻고 있다. 본인의 거듭된 부인에도 과거 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인 ‘서금회’의 지원을 받은 것 아니냐는 얘기가 부담이다.
 
이 행장이 상업은행 출신인 데 비해 이동건 그룹장은 한일은행으로 입행했다. 그는 1958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고와 영남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2014년에도 이 행장과 행장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영남대를 졸업한 정통 TK(대구경북) 출신이라는 점이 어떻게 작용할지 미지수다.
 
또 다른 후보인 김승규 전 부사장도 TK 출신이다. 1956년 경북 안동에서 출생해 안동고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한일은행 출신으로 민영화 관련 업무를 오랫동안 맡았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추천되려면 임추위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임추위윈은 노성태 전 한화생명 연구원장과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 박상용 연세대 명예교수, 톈즈핑 중국 푸푸다오허(FUPU DAOHE) 투자관리유한공사 부총경리 등 사외이사 다섯 명으로 이 중 네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은행 본점
한편 우리은행은 지난 21일 일산 킨텍스에서 올해 경영전략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는 행장을 포함 임직원 2천여명이 참석해 한 해의 경영비전을 공유하고 다지는 가장 큰 연례행사다.
 
하지만 은행장 경쟁에 뛰어든 일부 현직 임원은 개인 일정을 이유로 일찍 자리를 떠났다. 일부 임원은 지난 11일 은행장 공모에 지원한 이후 임원회의에도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민영화의 취지를 살리고 낙하산 논란을 비켜가기 위해 내부 인사들로만 행장 공모를 실시했다. 지원 대상을 최근 5년간 우리은행 전현직 부행장, 부사장급 이상, 계열사 대표이사 등 전현직 임원들로만 제한했다.
 
첫 공모에는 무려 11명이 지원서를 냈다. 예상을 뛰어넘는 숫자였다. 내부에서는 과열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 공모에 지원한 인사들 간 학연과 지연은 물론, 옛 상업·한일은행 출신들 간 물밑 다툼으로 이어지면서 내부적으로 어수선한 상황이 더욱 확산했다.
 
우리은행 본점의 한 직원은 "행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현직 부행장을 비롯한 임원들도 대거 물갈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일은 뒷전이고 다들 자리 걱정을 하느라 눈치를 보며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라고 걱정했다.
 
영업점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평소 같으면 연초부터 목표를 정하고 영업에 집중해야 할 때이다. 그런데 차기 행장 경쟁 과열로 인한 불확실성과 혼란으로 갈피를 못잡고 있다.
 
한 지점장은 "수장이 바뀌면 올해 경영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할 텐데 지금 어느 하나도 확정된 게 없는 상태에서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할지 모르겠다"며 "다른 은행들은 가장 열심히 뛸 시기인데 우왕좌왕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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