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신’의 확립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정신’의 확립이 필요하다
  • 장태평
  • 승인 2017.01.27 19:48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태평칼럼>등산을 하다보면 정상에 거의 다다를 무렵에 깔딱고개라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 힘이 최고로 드는 곳. 대개는 이곳에서 잠시 쉬면서 숨을 고른다. 지나온 길을 지긋이 바라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정상을 쳐다보면 어서 오르자는 의욕이 생기기도 한다.

우리는 해방 후 분단의 아픔과 6.25의 절망적인 잿더미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세계 13~4위의 경제대국. 2차 세계대전 이후 후진국에서 선진국의 문턱까지 이렇게 발전한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 우리는 선진국이라는 정상의 바로 아래 깔딱고개에 와 있는 것 같다.

지나온 길은 뿌듯하고, 정상도 눈앞에 보이는데, 몸은 숨이 차고 힘들기만 하다. 청년실업 문제. 이태백, 3포세대, 헬조선 등 희망의 상실. 가계부채 증가, 자영업 붕괴, 빈곤율 증가 등 생계의 위협. 성장률 저하, 빈부격차 확대, 인구절벽, 보호무역의 파고 등 성장의 장애물. 거기에 이념갈등, 지역갈등, 대통령 탄핵 등 정치불안과 리더십 부재. 우리 앞날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백가쟁명 식 대안과 선동들이 약해진 마음을 유혹하고 있다. 맹목적인 성장지상주의는 버려야 한다. 사람 중심, 복지 중심이 되어야 한다. 기본소득을 정부가 지급하자. 재벌을 개혁하자. 경제민주화를 추진하자. 모두 일리 있는 말이다. 그러나 코끼리 다리 만지기 식 해법이다. 과거 이스터 섬은 인구가 늘자 산림을 개간하기 시작했다. 잠시는 번창했지만, 섬은 결국 황폐화 되었다. 북한도 그렇게 되었다. 우선 먹기 좋은 곶감이 나중에 재앙을 몰고 오는 수가 있다. 포퓰리즘에 넘어진 나라들이 한 둘이 아니다.
 
예를 들어 재벌대기업은 공정경쟁을 해치고 경제 양극화를 촉진할 수도 있다. 또한 현실적으로 하도급 중소기업을 어렵게 하고, 빵집이나 커피집 등 골목상권에까지 무분별하게 개입하는 경우도 있다. 선거에 임하는 정치인들은 여러 곳에서 ‘재벌은 살이 찌는데, 서민경제는 죽어가고 있다.’는 하소연을 듣는다. 최근 연이은 법조비리사건과 최순실 사건에서는 정경유착을 통해 재벌기업들의 비리가 넘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분명 문제는 있다. 그러나 단칼에 재벌해체 식 개혁을 하겠다고 나선다면, 곤란하다.
 
지금 세계는 점점 거대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재벌개혁을 정치적으로 하면 절대 실패한다. 교각살우의 우를 범할 수 있다. 기업의 경쟁력을 최대화 할 수 있고, 국가경제에 시너지 효과가 높아지도록 시장적 관점에서 문제점별로 개선해야 한다. 정치인들은 오히려 문제가 많은 정치개혁이나 잘 하고, 재벌개혁은 정치화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이번 최순실 사건의 대응과정에서도 많은 문제점이 노정되었다. 정파별로 서로 남의 탓을 하고, 국회의원들은 유수한 대기업 총수들을 국회에 불러 꾸지람을 주고 호통을 쳤다. 사실 정치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사람들이 제 눈의 대들보는 보지 못하고 말이다. 세계 언론의 호기심도 끌었다. 지금 대선에 나선 사람들은 즉흥적인 아이디어로 국민들을 현혹하고 있다. 대선이 진행되면서 얼마나 혼란이 가중될지 걱정이다. 국가 백년대계를 이런 식으로 주물럭거리면 안 된다. 정상이 코앞인데, 더 기운내고 땀을 흘리자고, 강한 정신력을 갖자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없다.
 
이순신장군은 23전 23승을 하며 나라를 지켰다. 명량대첩에서는 13척의 배와 100여 명의 패잔병을 이끌고 133척이 넘는 일본 해군을 완패시켰다. 당시 병사들은 자신감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였고, 해류나 바람도 불리했다. 그런데 기적을 이루었다. 이 기적의 원동력은 나라를 구해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생즉사 정신력에서 나왔다.
 
한강의 기적도 정신력의 열매였다. 우리는 과거 완전히 무너진 폐허에서 이렇게 발전한 힘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 잘 살아 보자는 목표의식, 하면 된다는 믿음, 불굴의 도전정신과 기업가정신이 있었다. 근면, 절약, 성실 등 전통적 정신력이 최고의 무기였다. 이것이 세계가 주시하고 있는 한국적 정신이 아닐까. 우리는 이 난관을 어떻게든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현실이 어렵다고 절망하고, 안 되는 이유를 먼저 생각하는 패배의식은 안 된다. 나태하고 부정직하고 공짜를 얻겠다는 것도, 더 나아가 감성적인 세속적 인본주의나 세속적 평등주의도 한국적 정신이 될 수 없다.
 
지금 발생한 우리의 부끄러운 문제들은 우리가 솔직하게 반성하고 회개하라는 경고이다. 지금은 발전하는 긴 과정의 어두운 순간일 뿐이다. 정신을 가다듬자.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다. 법과 원칙이 서고, 사랑과 배려가 있는 사회, 그리고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올해 정치변화 과정에서, 느리더라도 피와 땀의 중요성을 간직한 대한민국정신을 세우는 일도 함께 하자.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장태평 ( taepyong@gmail.com )  
    (사)한글플래닛 이사장, (재)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 강남대학교 석좌교수
    (전) 한국마사회 회장
    (전) 제58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전) 기획재정부 정책홍보관리실장,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전) 농림부 농업정책국장, 농업구조정책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2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