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최순실-하나銀 커넥션’ 제대로 걸린 김정태 회장-함영주 행장
[초점] ‘최순실-하나銀 커넥션’ 제대로 걸린 김정태 회장-함영주 행장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7.02.05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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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관련자 진술확보로 소환 임박.."절차상 문제없다"던 하나금융 '위증' 논란

 

김정태 회장-함영주 행장

이상화 KEB하나은행 본부장(55)의 고속 승진을 놓고 불거졌던 각종 의혹이 점차 사실로 드러나면서 그동안 관련 내용을 전면 부인해온 하나금융지주가 '최순실 암초'와 맞닥뜨렸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하 특검)은 청와대의 인사 외압과 관련해 조만간 김정태 하나지주 회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이른바 '비선실세 사태'가 결국 금융권으로까지 불똥이 튄 셈이다.

5일 금융권과 특검에 따르면 독일 현지에서 최순실씨의 재산 관리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 이 본부장은 최근 특검 조사 과정에서 "최씨가 (임원) 승진을 도와준 걸로 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본부장은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0%대 저금리로 외화 특혜 대출을 해준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이날 "이상화는 최순실의 도움으로 승진한 게 맞다"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KEB하나은행을 비롯한 하나금융그룹은 사실상 '초비상'이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당시 민간기업인 KEB하나은행에 이 본부장에 대한 '인사 외압'을 지시하면서 이를 시행한 김정태 회장이 조만간 특검에 소환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검은 하나금융 수뇌부에 대해서 당시 안 수석과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의 요구로 이 본부장을 부당하게 진급시킨 혐의(직권남용)를 살펴보고 있다. 
 

이상화 본부장, 작년 1월 독일서 귀국 후  없던 자리 만들어가며 '초고속 승진'

 
실제 이 본부장은 지난해 1월 독일에서 귀국해 삼성타운지점장으로 발령났고, 이어 불과 한 달 만에 글로벌2본부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기존 한 조직이었던 글로벌본부를 두 개로 쪼개 없던 자리를 만들어서까지 승진을 시킨 것이다.
 
청와대의 인사 압력에 은행이 거부하기는 쉽지 않다. 거듭된 청와대의 지시에 궁지에 몰린 KEB하나은행이 곧바로 본부장 승진을 시키지 못하고 지점장을 거쳐 두 차례 인사를 낸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연공서열이 강한 데다 보수적인 금융권 조직문화 특성상 뚜렷한 배경 없는 무리한 승진은 뒷말을 낳게 마련이다. 없던 자리를 마련해 무리한 승진을 단행한 탓에 끝내 '최순실 사태'에 발목 잡히는 결적적인 '위기'에 처하게 됐다.
 
KEB하나은행은 그간 이 본부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도 "뛰어난 실적을 바탕으로 승진한 것"이라고 해명해 왔다. 실제 이 본부장은 최근까지 보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정상 출근하며 근무해 왔다.
 

특검 조사-언론 취재에  별도 사무실 마련해 '피신'시키는 등 조직적 비호 의혹 

 
하지만 의혹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고, 지난달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국정조사특위에서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이 이 본부장에 대해 "은행 업무 볼 때 연락했고 부동산 물건 몇 건 추천받았다"며 "(최씨와) 직통으로 연락이 된 인물"이라고 진술하면서 의혹이 되레 확산됐다.
 
이후 특검 조사와 언론 취재가 좁혀오자 은행 측은 이 본부장에게 별도 사무실을 마련해 '피신'시키는 등 조직적 비호를 해 온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2012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하나지주는 통합 시너지에 힘입어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이번 '최순실 암초'를 맞으면서 금융신뢰도와 함께 대내외적으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KEB하나은행은 최순실 게이트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몇 차례 온 적이 있다. 적어도 미르재단에 출자한 기업들처럼 ‘피해자 행세’라도 할 수 있었다.
 

KEB하나銀, 뻔뻔한 ‘거짓말 해명’ 일관..금감원도 "법적 절차 문제없다" 편들어 

 
그러나 KEB하나은행은 뻔뻔하게도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11월 기자들로부터 ‘정유라 신용장 대출’과 관련한 해명을 수차례 요구 받았지만, 개인이 신용장을 통해 대출을 받는 비율까지 공개하며 특혜의혹을 부인했다.
 
금융감독원도 문제다. 그동안 법적인 절차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나은행을 거들고 나섰다. 금감원이 도대체 무엇을 따져봤는지 모르겠지만 특검은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특검에 따르면 최순실의 딸 정유라는 2015년 12월 KEB하나은행에서 강원도 평창땅을 담보로 ‘보증신용장’을 발급받은 뒤 이를 통해 KEB하나은행 독일법인에서 0.96%의 저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그러나 정유라의 경우 신용장 발급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 정유라는 신용장 발급을 위한 보증계약에서 독일 코레스포츠에 재직 중이라고 기재했으나, 같은 해 이화여대에 입학했다. KEB하나은행의 ‘대출심사시스템’이 아직도 ‘고무줄’인 셈이다.

 

김정태 회장-함영주 행장 모두 특검 수사대상..함 행장은 연임가도에도 '발목'

 
안종범 전 청와대수석의 입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KEB하나은행 임원인사 지시도 내렸다’는 말도 나왔다. 실제로 독일서 정유라의 ‘신용장 대출’을 담당했던 이상화 KEB하나은행 본부장은 임원자리를 꿰찼다.
 
KEB하나은행 입장에서는 임원승진 사유가 ‘VIP 청탁’이라면 함영주 행장이 몰랐을 리가 없다. 결과적으로 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행장이 모두 특검의 수사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달  24일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에서는 KEB하나은행 직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함 행장은 당시에는 조사대상에서 빗겨갔지만 특검이 안 전 수석의 증언을 확보함에 따라 함영주 행장에 대한 특검조사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연임가도에 발목을 잡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지난해 9월 이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발표한 금융감독원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당시 금감원은 “정씨의 대출 대출 금리가 독일 현지 은행에선 일반적인 수준이며, 보증신용장 발급도 외환거래규정에 따라 한국은행에 신고를 마치는 등 절차를 어긴 부분은 없다”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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