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보수단체 우회지원 의혹 일파만파
현대제철, 보수단체 우회지원 의혹 일파만파
  • 강현정 기자
  • 승인 2017.04.2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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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회, 현대제철로부터 일감 받아 보훈성금 명목으로 고엽제전우회에 지급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대한민국재향경우회(경우회)에 2014년 2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수십억 원을 우회 지원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경우회는 어버이연합과 함께 청와대의 관제데모에 가담한 퇴직 경찰 모임이다.

24일 일요신문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제철 협력사에서 일감을 받은 경우회는 그간 보수단체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구재태 경우회장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로부터 경우회에 일감을 받았다.

경우회는 다시 보수단체인 고엽제전우회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시위(애국안보활동)에 필요한 ‘활동비’를 보조했다. 이 같은 계획이 실행되자 현대제철 내부에선 뒤늦게 특혜 시비가 불거졌고, 경우회에 대한 우회 지원 의혹이 그룹 상부에 보고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매체가 입수한 현대제철 ‘대외비 감사 문건’ 등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2014년 1월 유럽 현대기아차 공장에서 쓰고 남은 철스크랩(고철) 납품을 철강 유통업체인 A사에 맡겼다. A사는 같은 달 경우회가 지분 100%를 소유한 경안흥업과 화물 관리 및 해상 운송에 관한 하도급 계약을 맺는다.

계약서에 따르면 경안흥업은 2014년 2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유럽 현대기아차 공장에서 발생한 고철을 국내 현대제철 공장으로 운송하는 업무를 맡았다. 즉 현대제철이 A사에 일감을 주고, A사가 경안흥업에 재하청을 준 것.

그러나 경안흥업은 A사와 계약을 1주일 앞둔 1월 22일에야 등기부상 사업목적에 ‘운송사업’을 추가했다. 또 2014년 1월 28일 A사와 해상 운송 계약을 체결하고 20일이 지나서야 ‘해운중개업’을 사업목적에 포함했다. 관련 계약으로 현대제철이 A 사에 지급한 대금은 904억 원으로 나타났다.

경우회는 A사에서 받은 철스크랩 운송 수수료 일부를 ‘보훈성금’ 명목으로 고엽제전우회에 지급했다. A사는 경우회(경안흥업)와 계약에서 철스크랩 1t당 10달러의 수수료를 지불하기로 약정했다. 계약 기간 현대제철에 납품된 철스크랩 총량은 27만 7000t이다. 결국 경안흥업은 277만 달러, 한화로 약 30억 원을 번 셈이다.

그간 경우회는 보수단체를 앞세워 대기업에서 일감을 따내고, 이를 재위탁하는 방법으로 수입을 올렸다. 2006년 3월부터 2014년 5월까지 경안흥업이 고철 재처리 사업으로 번 이득은 246억여 원에 달한다.

한편, 현대제철은 2016년 1월 내부 감사를 통해 A사와 경우회에 대한 일감 제공이 ‘특혜’라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지원을 중단한 후 관련 임원을 문책했다. 2009년 설립된 A 사는 현재 현대제철 철스크랩 납품 규모 기준 2위 협력사다. A사가 현대제철과 철스크랩 납품 계약을 맺은 것도 경우회와 하도급 계약을 맺은 2014년이다.

보수단체 우회지원 의혹과 관련 현대제철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파악 중”이라며 확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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