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돈벌이'에 혈안인 은행들, 제 잇속만 챙기는 ‘등골브레이커’ 비난
[특집] '돈벌이'에 혈안인 은행들, 제 잇속만 챙기는 ‘등골브레이커’ 비난
  • 이보라 기자
  • 승인 2017.04.2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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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우대금리 폐지 또는 감축 통해 예대마진 챙겨..금융소비자보호는 아예 ‘뒷전’

우리나라 은행들의 금리장사가 도를 넘었다. 예금과 대출의 차이인 예대마진을 무차별 확보하기 위해서 우대금리 폐지하거나 줄이는 등 사실상 ‘횡포’에 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핵심 수익성 지표인 예대마진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너무 금리장사에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은행고객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줄어드는 만큼 금융수요자 편에서는 "해도 너무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은행들은 저금리 기조하에서도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로 이자수익을 늘려왔다. 그 사이 가계대출은 1400조원을 넘어섰다. 매달 벌어서 생계비를 빼고 원리금 갚기도 어려운 한계가구는 200만가구에 이른다.

최근 국내 은행들이 우대금리 축소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결국 수익성 때문이다. 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로 대출자산을 적극적으로 늘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최근 대출금리 체계 모범규준 개정으로 가산금리 확대에도 제동이 걸리자 우대금리라도 없애 수익을 보전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민경제는 아랑곳하지 않고 돈벌이에만 치중하는 우리나라 은행들을 두고 자신들이 어려울 땐 세금으로 연명하면서, 시민들이 어려울 때는 제 잇속만 챙기는 ‘등골브레이커’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NH농협은행, 샐러리맨특급통장 등 5개 입출식예금 우대금리 폐지할 예정

NH농협은행은 샐러리맨특급통장·콤보(COMBO)통장·브라보백년저축·Asset증권통장·채움증권통장 등 총 5개 입출식예금 통장의 우대금리를 폐지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NH농협은행은 오는 6월 25일 적용에 앞서 고객들에게 지난 3월부터 문자메시지와 이메일, 홈페이지 등을 통해 해당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이들 상품은 전 결산기간 평잔 금액이나 증권 거래 실적 등에 따라 최대 1.9%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해왔다. 5개 통장은 현재 판매가 중단돼 신규 가입은 불가능한 상품들이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과거 고금리 시대 기획된 상품으로 우대금리 조건이 현재 시장 상황과 맞지 않다”며 “현재 판매 중인 주력 상품으로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려 한다. 과거에 단종된 상품이라 현재 가입자도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준 5개 통장의 예금 잔액은 농협은행 전체 77종의 입출식통장 예금잔액(45조원)의 약 4%(2조원)를 차지한다.

은행들의 우대금리 축소 및 폐지 추세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왔다. 지난해 11월 KB국민은행은 KB골든라이프연금우대통장과 KB연금우대통장, 국민APT생활통, 인터넷저축예금, 명품여성종합통장의 우대금리를 최대 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우리은행도 주거래직장인대출 고객의 대출 우대금리 조항을 없애고 우리신세대플로서론 대출상품의 우대금리 혜택을 폐지했다. KEB하나은행도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상호부금에 대해 만기 이후 지급하는 금리를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반면 시장금리 상승세와 가계부채 조절을 명분으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7월 연 2.66%에서 지난 2월 연 3.19%까지 7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에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꺾였으나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 확보로 이자수익은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예대금리 차이가 1분기(1∼3월) 연 1.75%로 전분기(1.69%)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으며 우리은행은 1.66%에서 1.74%로 0.08%포인트 확대됐다.

대출 규모 감소로 자금 조달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덜해진 만큼 우대금리 등의 혜택이 더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손상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장 상황에 따라 금리가 조절된 부분도 있으나 정부 규제 하에 대출 규모가 줄다보니 필요한 자금 규모도 줄어 우대금리로 고객을 끌어오려는 유인도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시중은행들의 수신 중요도는 점차 감소하고 다른 분야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전략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대출금리 인상 더욱 노골화할 듯..금융소비자 보호에 전력 기울여야  

금융전문가들은 주요 시중은행이 올해 1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올린 것은 예대마진 등 순이자마진이 좋아진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순이자마진은 은행이 대출 등 자산을 운용해 벌어들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이다.

미 금리 인상 여파로 지난해 말부터 시중금리가 오르기 시작한 데다 가계대출을 억누르기 위한 금융당국의 규제조치가 되레 대출금리를 올리는 쪽으로 작용하면서 예대마진 차가 커졌다. 결국 이자놀이로 재미를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금리가 추가로 오르면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은 더욱 노골화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계가구를 시작으로 대출자들의 부담이 크게 늘면서 경제 전체를 압박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은행은 기업이기도 하지만 국가 경제 유지에 필수적인 공공재이다. 당연히 큰 틀에서 사회적 책임 의식을 갖고 경영이 이뤄져야 한다.

금융소비자연맹 조연행 상임대표는 “지금처럼 시민을 볼모로 한 고리대금업자 방식의 돈벌이는 안되며. 금융당국도 은행산업 발전만 강조할 게 아니라 금융소비자 보호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은행들의 불투명한 가산금리 결정 과정을 명확하게 가려내야 한다”면서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한 대출규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은행 배불리기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철저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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