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원 전 두산산업차량 사장이 2년2개월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2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박 전 사장은 지난 2015년 2월 퇴임 후 지난달 28일 그룹 투자 계열사 네오플럭스 부회장에 임명됐다.
박 부회장은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박 부회장은 지난 1994년 두산음료에 입사한 뒤 ㈜두산 전략기획본부, 두산인프라코어 기획조정실 등을 거쳤다.
대기업 자본으로 설립된 네오플럭스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로 분류된다. 국내에서는 삼성그룹(삼성벤처투자)과 포스코그룹(포스코기술투자)이 CVC 구조로 벤처캐피탈을 세운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말 기준 네오플럭스의 최대주주는 과거 두산그룹이 일반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보유금지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분할해 신설한 법인 네오홀딩스(지분 66.71%)다. 나머지 지분(33.29%)은 두산 오너 일가가 나눠 들고 있다.
박 부회장은 연세대 경영학과와 미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거쳐 지난 1994년 두산음료에 입사했다. 이후 지난 1998년 ㈜두산전략기획본부에서 2005년까지 그룹 내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 등 핵심업무를 수행했고 2013년에서 2015년까지 2년 간 두산산업차량 사장을 지내면서 영업이익을 3배로 성장시켜 경영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하지만 박 부회장은 지난 2015년 경제·사회면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른 바 ‘재벌가 성관계 동영상 협박 사건’의 주인공으로 거론되면서 모든 경영일선에서 손을 떼고 잠적했다. 사건의 내용은 이렇다.
지난 2014년 4월 미스코리아 지역대회 출신 김모씨는 그의 친구 A씨가 박 부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성관계를 가진다는 사실을 알고, A씨가 거주하는 오피스텔 천장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후 남자친구 오모씨와 함께 박 부회장에게 30억원을 요구했다.
최초 요구 시 오모씨 계좌로 4000만원을 입금했던 박 부회장은 이들이 다시 성관계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후 박 부회장 가족들에게 보내겠다고 협박하자 마음을 바꿔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들이 박 부회장을 협박하는데 이용한 성관계 동영상에는 실제 성관계 장면은 없고 나체 사진으로 A씨 오피스텔을 돌아다니는 박 부회장 영상만 있는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됐다.
이 사건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두산 오너가의 이미지는 크게 실추됐다. 당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박 전 사장에게 직접 사임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이후 2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박 전 사장에 대한 이미지는 좋지 않은 것이 여론이다. 일각에서는 너무 이른 복귀가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이와 관련 두산 관계자는 “당시 박 전 사장은 피해자였다. 사건 발생 후 모든 직함을 내려놓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