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리콜' 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굴욕'
'강제리콜' 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굴욕'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7.05.12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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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까지 겹쳐 '사면초가’..냉철하게 품질 재평가해야

 자동차 품질경영에 관한 한 정몽구 회장은 현대기아차에서 '신격화'한 존재다. 오래 전에도 미국 현지 공장을 시찰했다가 공장장이 시운전 차량의 보니트를 열지 못하자 귀국 후 즉각 해임조치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보니트를 열지도 못하는 공장장이 어떻게 글로벌 경쟁에서 품질경영을 확보할 수 있겠느냐는 질책이라고 당시 업계에서는 분석을 내놨다.

이런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지난 1990년대 초반부터 강조해온 ‘품질경영’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국내뿐 아니라 자동차 왕국으로 불리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조차 현대차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잇따른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현대기아차를 이끌어오고 있는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 리더십’에 문제가 발생,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가 현대·기아자동차 차량 24만대를 강제리콜하기로 한 가운데 특히 국내 완성차 업체가 정부의 리콜 권고를 수용하지 않아 청문 절차를 거쳐 강제리콜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3∼4월 이들 차량에 대해 리콜을 권고했지만 현대·기아차가 이의를 제기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8일 열린 청문회에서 결함이 안전운행과 직결되지 않고, 무상수리로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5건 모두에 대해 이날 강제리콜 명령을 내렸다.

현대·기아차는 시정명령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5일 이내에 국토부에 리콜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리콜 계획에 대한 신문 공고와 해당 자동차 소유자에 대한 우편 통지도 30일 안에 실시해야 된다.아울러 국토부는 이날 오전 강제리콜 결정을 내린 5개 결함에 대해 현대·기아차의 은폐 여부를 밝혀 달라고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미국 컨설팅 업체인 포크(Polk)社가 발표한 ‘2012 자동차 충성도 어워드(Polk Automotive Loyalty Award)’의 제조사별 고객 충성도에서 단 한 개의 모델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고객 충성도 조사는 특정 제조사의 자동차를 보유한 소비자가 같은 업체의 차량을 추가 또는 재구매하는 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향후 판매에 영향을 미친다는 해석이다. 현대차는 지난 2011년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가 소형차 부문에서 수상한 바 있으며, 기아차는 지난 2010년 고객 충성도 상승율이 가장 높은 제조사로 이름을 올렸었던 것과 대비된다.

이 같은 현대기아차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냉담한 반응은 작년 말 터진 연비 과장 논란에 따른 후유증 때문이다. 현대차는 최근들어 국내 소비자들로부터도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현대차의 주력모델인 쏘나타와 아반떼 차종에서 주행중 ‘덜덜덜’거리는 ‘경운기 소리’가 발생하는데도 현대차는 ‘나 몰라라’ 하는 입장이다.

경운기 소리가 발생한 이후에도 계속 타고다니면, 심한 경우에는 엔진이 깨져 구멍이 발생해 차량 운전이 사실상 힘들어지기도 한다.풀액셀에도 엔진회전수가 2000rpm을 넘기지 못하는데다, 시속 역시 10km 이상 달리지 않는다는 게 아반떼를 몰고 있는 소비자들의 항변이다.

47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역사를 지닌 현대차가 초고속으로 성장해 글로벌 시장에서 ‘Top 5’에 든건 정몽구 회장이 강조해온 ‘품질경영’이 주효한 결과다. 그러나 최근들어 해외 소비자들로부터 충성도가 급격히 하락하는가 하면, 국내 소비자들로부터도 품질에 대한 불평이 급증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얘기다.

현대·기아차는 “국토부의 리콜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고객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국토부 입장을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당사는 그간 차량 개발, 생산, 판매, 사후관리까지 철저한 품질 확보에 최선을 다해 왔다”며 “앞으로도 고객 관점에서 모든 사안을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몽구 회장이 강조해온 ‘품질경영’이 앞으로 더욱 빛을 발하려면 현대기아차의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비평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정몽구 회장으로서는 정부의 이번 강제리콜조치가 굴욕적일 수 밖에 없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이번 강제 리콜로 현대차와 기아차는 대외적으로 브랜드 가치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정부의 리콜 권고를 수용하지 않아 청문 절차를 거쳐 강제리콜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으로서는 ‘사면초가’에 빠진 셈이다. 최근 현대차의 중국 및 내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리콜사태까지 겹친 때문이다.

정 회장은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해외 뿐 아니라 국내에서 생산 판매되는 차종에 대한 품질력을 재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상처는 곪아 터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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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도원 2017-05-13 11:48:58
품질경영은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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