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20개국(G20)을 중심으로 한 70여 개국이 다국적기업들의 조세회피를 막기 위한 다자협약에 서명했다. 다국적기업들의 조세회피 수법인 ‘국가 간 소득이전 및 세원잠식(BEPS, Base Erosion and Profit Shifting)’ 방지를 위한 다자협약을 마련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70여 개국이 이날 프랑스 파리에 있는 OECD 본부에서 다국적기업들의 조세회피 행위인 이른바 ‘조약 쇼핑(treaty shopping)’을 막기 위한 다자간 협약에 서명을 했다고 보도했다. ‘조약 쇼핑’이란 다국적기업들이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국가마다 다른 조세제도를 골라 이용하는 행위를 말한다. 바하마와 모리셔스, 쿡아일랜드 등 조세 피난처를 이용하는 방법이 대표적인 사례다.
OECD가 주도한 이번 다자간 협약은 다국적기업들의 BEPS를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번 다자간 협약에는 유럽연합(EU) 회원국 28개국과 중국, 인도, 호주 등이 서명을 했다. 미국은 이번 다자간 협약에 동참하지 않았다.
OECD 조세정책센터 국장인 파스칼 생타망은 “다자협약은 기업들의 조세회피 수법인 조약쇼핑을 유명무실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의 경우 이미 조세회피를 처벌하는 강력한 규정들을 두고 있기 때문에 다국적기업들이 조세회피를 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국적기업들의 조세회피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2012년 시작됐다. 다국적기업들이 3000여 개에 달하는 양자 간 조세 협약의 허점을 파고드는 ‘협약 쇼핑’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앞서 지난달 말 EU는 EU와 비 EU 국가 간 조세제도 차이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했다. EU의 이 규정은 오는 2020년 1월부터 효력을 가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