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백화점 입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80억원대 뒷돈을 받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된 신영자(75)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는 1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신 이사장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추징금 14억4700여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신 이사장은 백화점 입점 관련 부정한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했다"며 "사내이사로서 공정하게 업체를 선정할 책임을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또 "해당 매장들을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에게 받아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하는 등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며 "백화점 등이 오너 일가 소유이며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네이처리퍼블릭으로부터 아들 명의 회사 계좌에 입금된 돈이 신 이사장이나 아들에게 지급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부당하게 받은 돈도 전부 반환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신 이사장은 2012년 이후 롯데면세점과 롯데백화점 입점 및 매장위치 변경 등 명목으로 뒷돈 35억원을 챙기고 회삿돈 47억3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또 요식업체 G사로부터 롯데백화점 입점 대가로 2007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매월 롯데백화점 입점 매장 4곳의 수익금을 받는 등 14억7000만원 상당을 챙긴 혐의도 받았다.
이밖에 딸 3명을 아들 명의 회사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거나 직원인 것처럼 꾸며 급여 명목으로 각 11억~12억원 지급하는 등 총 35억6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