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회사 '탐욕적 행태' 질타.."소비자에 리스크 전가"
최종구, 금융회사 '탐욕적 행태' 질타.."소비자에 리스크 전가"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7.07.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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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기자간담회 "'손쉬운 영업' 통해 모든 은행 '국민은행화'..현 금융시스템 방치하면 부채만 양산"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손쉬운 영업'을 통해 금융소비자에게 리스크를 전가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금융회사의 탐욕적 행태를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과 부동산금융 등의 영업에만 치중하면서 과거 소매금융에 주력하던 국민은행처럼 돼 가고 있다고 직격했다.생산적, 혁신적 분야에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경제 전체의 성장잠재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해야 할 금융회사가 소비적 분야에만 집중하면서 돈벌이에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최 위원장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적으로 금융이 본연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반성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 19일 취임식에서 부채 확대로 단기적인 호황을 유도하는 소비적 금융은 더는 바람직 않으며 성장잠재력과 일자리 확대에 기여하는 생산적 금융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과 맥을 같이 하는 발언이다.

최 위원장은 또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으로 시중은행의 '전당포 식' 영업 관행을 정조준했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좇기 위해 상대적으로 수월한 가계대출 영업에만 치중해 온 은행들이 가계부채 증가의 '주범'이라는 비판이다.최 위원장의 강도 높은 발언에 따라 은행권은 내달 정부가 발표할 가계부채 종합대책에서 대출 규제가 상당히 크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금융은 위험과 보상에 대한 선별기능을 통해 한정된 자금을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게 원칙"이라고 강조하고, "자금이 생산적 분야보다는 부동산 투자와 금융회사 간 레버리지 거래 등에 과도하게 집중되면 거시경제의 취약성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혁신 중소기업 등 생산적 분야보다 가계대출과 부동산금융 등으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더욱 심화한 측면이 있다면서 익숙한 분야에 대한 손쉬운 영업에 안주하는 경향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오랜 금융관료로서의 경험을 거론하면서 은행들의 영업 행태에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에는 국민은행만 가계대출 위주로 영업해 왔지만, 현재는 은행 간 구분이 없다"면서 "모든 은행이 국민은행화 됐다. 이러한 현상이 바람직한가. 이대로 두고 보는 게 감독 당국의 역할인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자본형성에 쓰이는 일부를 제외하고 부동산과 같은 자산의 레버리지를 확대하는 신용은 결국 금융불안을 고조시킨다"는 아데어 터너 전 영국 금융감독청장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시중은행들의 영업 행태를 다시 한 번 지적했다.

그는 "주택에서 냉방과 난방을 하는 것은 개인적 효용이지만 전체적으로는 대기 오염 같은 심각한 일도 있다. 부채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경제 오염이란 말도 나왔다"면서 "가계부채 문제를 볼 때마다 지나치게 주택담보대출에 의존하고 전당포식 영업을 하는 은행이 과연 은행이냐는 지적이 있는데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은행들의 영업 행태에 변화를 주기 위해 국제결제은행(BIS) 위험가중자본 가중치를 상향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그는 "위험가중자본 가중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는 국가마다 다르지만 (올리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면서 "이러한 것을 새로운 관치라고 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그는 "시장주의자만 가득 차면 안된다"면서 "현재 금융시스템을 그대로 두면 과도하게 부채를 양산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의 상반기 실적이 좋다고 분위기가 흉흉한데 그대로 두면 은행 영업 환경은 더 안 좋아진다"고도 했다.최 위원장은 특히 금융회사는 리스크를 부담하는 대가로 보상을 받아야 함에도 가계와 기업, 정책금융기관 등으로 리스크를 전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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