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최후 진술 울먹임 “참회의 눈물 또는 악어의 눈물?"
이재용 최후 진술 울먹임 “참회의 눈물 또는 악어의 눈물?"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7.08.0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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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부, 李부회장에 징역 12년 중형 구형..25일 선고 앞두고 '뉴삼성' 글로벌 경영 최대 위기

“참회의 눈물인가, 악어의 눈물인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7일 "이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라면서도 “결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며 울먹였다. 

박영수 특별검사가 이날 이 부회장에 대해 징역12년을 구형하는 것을 끝으로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1심 변론절차가 마무리됐다.

이 부회장은 이날 최후진술에서 "한 가지 꼭 말씀 드려야겠다"고 운을 떼며 "제 사익이나 개인을 위해서 대통령에게 무엇을 부탁하거나 기대한 적이 결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과 관련한 오해 부분도 말해야겠다"며 "제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도 우리 국민들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고 제 욕심을 부리겠습니까. 정말 억울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회장님 뒤를 이어받아 삼성이 잘못되면 안 된다는 중압감에 저도 노심초사하면서 회사 일에 매진해 왔다"면서도 "(특검팀의 주장대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 결코 아니다"라면서 "정말, 너무 억울하다"라고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최지성 실장은 "제 짧은 생각과 '내가 알아서 하면 된다'는 독선, 법에 대한 무지로 제 잘못"이라며 "삼성의 책임을 물으려면 늙고 판단력이 흐려진 저에게 물어달라"고 말했다. 

문제는 삼성의 자금이 최씨 측과 재단 등으로 흘러들어간 건 사실이다. 관건은 뇌물죄의 근거가 되는 대가관계를 재판부가 인정하느냐다.

특검팀과 이 부회장 측은 지난 주 공방절차를 통해 핵심 혐의인 정씨에 대한 승마지원과 관련해 '이 부회장 측이 박 전 대통령의 승마지원 요청을 정유라에 대한 지원으로 인식했는지'를 두고 치열하게 대립했다.

특검팀은 "박 전 대통령은 일개 체육단체, 그중에서도 비인기스포츠인 승마협회 인수를 (이 부회장 독대 때) 요청했다"면서 "구체적인 지시까지 했다. 이런 지시를 듣고서 단순한 협회 인수지시로 받아들였다고 보기는 상식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 측은 "박 전 대통령이 '정유라 지원'이라는 말을 했는가. 공소장에도 (그런 말은) 없다"면서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돕는 대가로 정씨 지원을 요청했다면) 이렇게 빙빙 돌려서 말 할 이유가 없다"고 특검팀의 주장을 반박했다.

재판부는 그간의 변론 내용과 양 측이 제출한 각종 증거자료를 검토하며 유무죄 등에 대한 최종 판단을 위한 비공개 심리를 진행한다. 한편 이 부회장이 1심 재판에서 예상보다 무거운 구형을 받자 삼성 측은 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28일 이 부회장이 구속기소된 뒤 160일 만이다. 이로써 박 특검이 '세기의 재판'이라고 명명한 이 부회장의 뇌물 재판은 선고만을 남겨두게 됐다. 선고는 이 부회장의 구속만기(오는 27일) 전인 오는 25일 오후 2시30분이다.

이에 앞서 박 특검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1심 결심공판에 출석해 미리 준비한 논고문을 통해 "(삼성 뇌물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주권의 원칙과 경제민주화라고 하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면서 이 같이 구형했다.

박 특검은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는 징역 10년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에게는 징역 7년을 각각 구형했다. 결심공판은 최종 선고에 앞서 검찰 측(특검팀)의 구형의견과 피고인 측의 최후변론 및 최후진술을 재판부가 청취하는 절차다.

박 특검은 "이들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처벌만이 국격을 높이고 경제성장과 국민화합의 든든한 발판이 될 수 있다"면서 "법정에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재판부에 촉구했다.

박 특검은 또 "피고인들은 허위 진술과 진술 번복을 통해 수사기관과 법원을 기망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참작할 만한 (유리한) 정상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박 특검은 아울러 "우리나라 GDP의 18%를 차지하고 있는 1등기업 삼성그룹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기보다는 그룹 총수만을 위한 기업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오고간 돈의 대가관계와 관련, 박 특검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지배력 확보라는) 현안해결의 시급성은 집권 후반기에 들어서는 시점에서 최순실이 요청한 재단 설립이나 정유라의 승마훈련, 영재센터 운영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자금지원 필요와 접합돼 정경유착의 고리가 다른 재벌보다 앞서서 강하게 형성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최후변론에서 "이 부회장이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주장은 모호하기 그지없다"면서 "공소장에도 대통령이 그렇게(청탁을 받은 것으로) 생각했다고만 기재하고 어떤 방식으로 청탁이 오갔는지 특정을 못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또한 이 부회장이 경영승계 및 지배력 강화를 위해 정권의 도움을 받으려 했다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해 "그 어떤 (삼성의) 관계자도 이 합병을 위해 청와대와 정부기관에 로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이어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은 물론이고 (관련인들 사이) 수년간의 카카오톡 메시지에도 합병이라는 언급 자체가 없었다"면서 "특검팀의 주장은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모두 이 부회장의 사익을 위한 노고로 왜곡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의 '정유라 특혜지원'과 관련해 변호인단은 "대통령은 (독대 때) 정유라라는 이름조차 언급하지 않았음에도 대통령이 지원을 요청한 것이고 이 부회장은 요구를 수락해 대가관계에 합의했다는 것(이 특검팀의 주장)"이라면서 이 주장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큼 입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이날 이례적으로 '눈물의 최후진술'을 한데 대해 "예상을 뛰어넘는 중형 구형에 당혹감을 표시하며 삼성그룹 후계자로서 만감이 교차했을 수 있다"면서 "다만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하기 위한 준비된 제스처라면 곤란하며 먼저 철저한 반성이 앞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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