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부실채권비율이 2008년 이래 최저수준을 기록할 정도로 더욱 튼튼해지고 있는 가운데 부산은행만 유독 부실채권비율이 상승해 눈길을 끈다.
행장부재로 경영공백이 길어진데다 구조용강관제조업체 동아스틸의 회생절차신청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동아스틸의 주채권은행은 부산은행이다.
금융감독원은 23일 6월 말 현재 은행권 부실채권비율은 1.25%로 전분기(1.38%) 대비 0.13%포인트 떨어졌다고 밝혔다. 1년 전인 작년 2분기 말과 비교해서는 0.54%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지난 2008년이래 9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여신의 부실채권비율은 0.26%, 기업여신은 1.81%다. 조선(11.97%)과 해운(4.79%) 등 취약업종은 부실채권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저금리 기조로 가계와 중소기업의 상환능력이 높아지고 부실 대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일단락된데 따라 은행이 이같이 건전해졌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양호한 수익성을 기반으로 부실채권 적극 정리 및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 등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부산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1.24%로 전체평균수준이지만 전분기 대비 0.24%포인트 상승했다. 부산은행과 제주은행이 유독 부실채권비율이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스틸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것이 주요원인으로 보인다. 부산은행은 동아스틸에 1000억원 정도를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는데 동아스틸의 법정관리로 상당규모의 충당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상' 여신을 '고정' 단계로 하향 조정할 경우 최소 20%에서 최대 50%까지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그동안 부산은행이 동아스틸 여신 관련 충당금을 반영하지 않았고, 규모가 1000억원 수준이라고 한다면 최대 500억원까지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
설상가상 경영공백이 길어져 부실채권증가가 가속화된 측면도 없지 않다. 성세환 BNK금융회장이 주가조작혐의로 구속되면서 부실채권관리도 소홀해졌다. 부산은행은 현재 은행장 경영 공백으로 일반 업무 외에 중요한 결정이 필요한 사업은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BNK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최종 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에 있으나 두 차례나 ‘좌초’하면서 리더십 공백은 지속되고 있다. 회장 선임을 빨라야 다음 달 말, 늦어지면 언제까지 계속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우선 실무 리더십인 부산은행장을 먼저 선출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