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추적] 역대 정권 바뀌어도 '금피아' 파워는 여전
[이슈 추적] 역대 정권 바뀌어도 '금피아' 파워는 여전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7.09.06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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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관 재취업 금감원·금융위 출신 10년간 72명"..금융공기업 ‘넘버2’ 상임감사 대거 '낙하산' 예고

세상이 바뀌었어도 금피아(금융위, 금감원+마피아) 세력들의 파워와 권력독점이 여전하다.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 출신 중 금융 관련 기관에 재취업한 이들이 최근 10년 사이에 7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금융감독원이 고위직 퇴직자들에 대한 사전 보직 세탁 등을 통해 금융기관 감사직을 싹쓸이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6일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실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확보·분석한 재취업자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금감원(옛 금융감독위 포함) 출신 가운데 전국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금융연구원 등 14개 기관에 재취업한 이들은 최근 10년간 72명이었다.

이른바 '낙하산'으로 불리는 금융위·금감원 출신자를 가장 많이 채용한 기관은 한국금융투자협회로 12명에 달했다. 은행연합회와 금융연구원이 각각 7명으로 뒤를 이었다.

낙하산 재취업자 수는 여신금융협회·금융보안원 각 6명, 보험연구원·손해보험협회·저축은행중앙회·자본시장연구원 각 5명, 생명보험협회·금융연수원·보험연수원 각 4명, 한국증권금융·금융결제원 각 1명으로 집계됐다.

재취업자를 출신 기관으로 구분하면 금융위 출신이 32명, 금감원 출신이 40명이었다. 이 가운데는 퇴직 후 여러 기관에 재취업한 인물도 포함됐다.예를 들어 금융위 부위원장을 지낸 A 씨는 금융투자협회, 예금보험공사, 자본시장연구원에 시차를 두고 재취업했고 현재 모 증권사의 사외이사로도 재직 중이다.

재취업자는 2007년 8월∼올해 7월 기준이며 동일인이 여러 기관에 재취업한 경우에는 해당 기관 수만큼 인원수에 반영됐다.

금융노조는 낙하산 재취업으로 인해 "관치금융이 가장 손쉽고 강력하게 작동할 수 있는 폐해"를 낳으며 "권력과의 유착"이 생길 수 있다고 비판하고서 낙하산 인사를 청산해야 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한편 금융권 공공기관의 ‘넘버 2’ 격인 상임감사 자리가 대거 물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기를 이미 마쳤거나 임기만료가 임박한 인사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김일태 감사(사진)가 임기 만료로 퇴임하면서 감사 자리가 또 공석이 됐다. 이달말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나올 예정인 가운데, 새 감사에 누가 선임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들 대부분은 금융권 경력 없는 감사원 출신이거나 박근혜 정부 대선 캠프 출신의 정치권 인사들로서 선임 당시 ‘낙하산’ 논란이 거셌다는 점에서 문재인정부에선 과연 어떤 인사들로 대폭 교체를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상임감사는 사실상 특별한 전문성 요건이 없지만 보수는 역대 연봉이라 관피아(관료+마피아), 정피아(정치인+파이아) 등 낙하산이 내심 선호하는 자리다.

수출입은행은 공명재 상임감사가 오는 28일 3년 임기를 마칠 예정이다. 기업은행도 오는 10월 30일 이수룡 상임감사의 퇴임을 앞두고 있다. 앞서 산업은행의 신형철 상임감사과 예금보험공사의 윤창근 상임감사는 지난 4월 10일자, 지난 5월6일자로 각각 임기를 마쳤지만 ‘탄핵정국’ 속에서 후임 인선 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임기 만료후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산은 감사는 금융위원회가 선임하며 예보 감사는 기획재정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상임감사들의 대거 물갈이가 예고되면서 관심은 낙하산 인사의 지속 여부다. 금융위나 기재부가 관할하는 8개 금융공공기관 상임감사 중 감사원 출신이거나 ‘친박 낙하산’꼬리표가 붙는 정치권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실제 김일태 전 금감원 감사와 현창부 캠코 감사는 모두 감사원 출신이다. 김 전 감사는 육사와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 출신, 현 감사는 감사원 제2사무차장을 거쳤다. 특히 김 전 감사의 경우피감기관에 감사원 퇴임 간부가 재취업 한 경우라 2014년 선임 당시 청와대의 관피아 척결 의지에 반하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공명재 수출입은행 감사는 전형적인 ‘친박 낙하산’이다.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계명대 경영학과 교수 시절인 2012년 새누리당 대선캠프 ‘국민행복추진위원회 힘찬경제추진위원’을 역임한 폴리페서였다. 친박 낙하산 이덕훈 당시 수출입은행장의 선임과 맞물려 행장과 감사가 모두 친박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김기석 신용보증기금 감사는 2004년 17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 국민통합위원회 기획본부장을 지낸 전형적인 정치인이다. 이수룡 기업은행 감사도 (사)한국B.B.S중앙연맹부총재를 거치며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다.

상임감사 자리에 감사원 출신이나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건 전문성에 대한 요건이 철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령 예금보험공사 감사 공개모집 자격요건을 보면 예금보험업무에 대한 지식 및 경험, 감사 직무에 대한 올바른 이해 및 수행능력, 감사조직 관리능력 등 개략적인 요건만 있을 뿐이다. 선임절차 역시 임원추천위원회,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기재부 장관 등을 거치지만 결국 대통령(예보, 주금공, 캠코, 신보)이 임명하거나 정권의 자장에서 자유롭지 못 한 금융위(산은, 기은), 기재부장관(수은)이 직접 결정한다 결국 ‘정권 의지’에 맡겨진 셈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낙하산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겠지만 외부 출신이라도 해당 분야의 경력이나 어느정도 자격이 있는 인사들이 와야 한다”며 “금융회사의 임원이 되려면 금융회사에서 최소 일정기간 근무 경력이 있는 인사만 가능하도록 ‘금융기관임원이력제’ 등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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