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수장 인사 대혼선..'줏대'없는 금융위원장 인선 이어 금감원장도 '오락가락' 끝에 내정
금융수장 인사 대혼선..'줏대'없는 금융위원장 인선 이어 금감원장도 '오락가락' 끝에 내정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7.09.06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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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김승유·김석동 등 경기고-고대 등 특정 인맥 부상..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장 실장이 '좌지우지' 구도

 금융위원회가 6일 차기 금융감독원장으로 최흥식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를 문재인 대통령에 임명, 제청하면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금융권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키맨으로 등장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경제라인에 '변양균 사단'이 약진한 데 이어 장 실장의 경기고ㆍ고려대 인맥이 금융권 인사에 깊숙이 투입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문 정부 첫 금감원장으로 내정된 최흥식 대표를 천거한 것도 장 실장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최흥식 대표는 장 실장과 같은 경기고 출신이다.장 실장은 앞서 금융위원장 인선에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실장은 당초 경기고 동문인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문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추천했다. 하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시민단체가 '관치금융'을 우려하면서 임명을 강력하게 반대하자, 고려대 출신인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을 다시 천거해 문 대통령으로부터 승낙을 받아냈다.

문 대통령은 최종구 위원장에 임명장을 주면서 "장 실장이 강력하게 추천했는데 콤비를 이뤄서 잘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산업은행 회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동걸 동국대 초빙교수도 장 실장과 같은 경기고 동문이다.

일각에서는 장 실장과 같은 경기고ㆍ고려대 출신인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새 정부의 금융권 인사에 관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김 전 회장은 장 실장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최흥식 내정자와 30년 넘는 교분을 쌓아 인간적으로도 매우 가까운 사이이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으로 직접 영입해 하나금융 사장까지 시켰다.

김 전 회장은 최근 BNK금융지주 회장 인선 과정에서도 이름이 거론됐다. BNK금융지주 회장 후보군 중 하나인 김지완 전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게 추천서를 써 준 것도 김 전 회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부회장 역시 김승유 전 회장이 하나대투증권 사장으로 직접 발탁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부산 상고 출신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 경제라인 인사를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장 실장이 독식하면서 좌지우지하는 형국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홍남기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 반장식 청와대 일자리수석 등이 모두 변 전 실장 인맥으로 분류된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특정 인맥이나 인연으로 얽힌 인사들이 경제라인 핵심 보직에 줄줄이 임명되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최흥식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가 새 정부 첫 금융감독원장에 내정되면서 금융권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으로 근무한 바 있는 최 내정자가 금융 현장을 잘 이해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반면, 감독 경력이 없는 금감원장이 탄생한 데 따라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위원회는 6일 의결을 거쳐 최 내정자를 금감원장에 임명 제청했다. 금융위는 최 내정자가 한국금융연구원 원장과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하나금융 부사장 등을 거치며 금융 분야에서 폭넓은 연구 실적과 실무 경험을 쌓았다고 제청 이유를 설명했다. 최 내정자는 첫 민간 출신 금감원장이다.

금융권에서는 최 내정자가 민간에서 오래 경력을 쌓은 만큼 금융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시장 친화적인 감독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가계대출에 치중해 온 은행권의 영업 관행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등 은행권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바 있어 은행권의 최 내정자 임명에 따른 기대가 높다.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사람이 금감원장에 임명되면 금융회사가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며 "특히 새 정부 들어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집중 타깃이 됐는데 최 내정자는 은행 산업을 경험해봤기 때문에 현장 상황을 감독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가계부채나 금리 등 거시적인 측면에서 금융당국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며 "금융회사 팔 비틀기 식 정책보다 사회적 금융을 실천하되 금융이 순기능을 할 수 있도록 업의 본질도 살펴주는 감독을 했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가계부채는 선제적 리스크 관리도 중요하지만 금융당국이 금리와 같은 가격변수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감독 경험이 없는 최 내정자가 금감원장에 임명되면 금융회사를 제대로 감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 내정자가 주로 연구소와 대학에서 경력을 쌓은 데 따라 금융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 내정자는 하나금융 사장 시절 전략과 재무를 담당했다"며 "금융회사를 직접 경영해본 적은 없어 현장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나금융 출신이지만 경영자라기보다는 학자에 가깝다"며 "감독 경험이나 실무 경험이 없는 학자가 금감원장에 내정된 데 따라 향후 감독 방향을 예측하기가 어려워졌다"고 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정 금융회사 출신이 금감원장에 임명된 데 따라 금감원의 업무 수행과 관련해 공정성 시비가 일어날 수 있다"며 "금감원은 특정 금융회사가 아니라 전체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감독하고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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