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의종의 경제프리즘] 자원개발, ‘기회의 땅’ 아프리카로 가자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자원개발, ‘기회의 땅’ 아프리카로 가자
  • 권의종
  • 승인 2017.10.0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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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천연자원-넘치는 인프라 수요, 거대 소비시장 떠올라..한국경제에 새 돌파구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에티오피아항공은 한국에 취항하는 유일한 아프리카 국적기다. 아프리카 여행객들 대다수가 이 회사 항공편을 이용한다. 인천에서 홍콩을 경유해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까지 가는 노선이다.

인천-홍콩 구간은 한가한 편이다. 좌석이 대부분 비어서 간다. 비즈니스 클래스 부럽지 않게 누워갈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다. 비행기가 홍콩 공항에 멈추면 그곳까지 가는 승객들이 내린다. 아프리카까지 가는 탑승객들은 기내에서 대기한다.

한 시간가량 지나면 홍공-에티오피아 노선 승객들이 탑승한다. 만석이다. 거의가 중국인들이다. 원래는 인천-아디스아바바 직항노선으로 취항했는데 한국 승객들이 많지 않자 폐쇄되었다. 홍콩을 경유하는 인천-홍공-아디스아바바 노선으로 바뀌었다. 아프리카에서 인천으로 돌아올 때도 아디스아바바-홍콩 구간은 만석이다. 하지만 홍콩-인천 구간은 역시 좌석이 텅텅 빈다. 아디스아바바에서 온 중국인 승객들이 홍콩에서 내리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는 중국인들로 붐빈다. 체류하는 중국인 수가 100만 명이 넘는다. 진출 기업도 3천개를 상회한다. 중국은 명실 공히 아프리카 제1의 교역국이다. 현지인이 동양인을 만나면 중국인이냐고 물어온다. 아니라고 대답하면 일본인이냐고 묻는다. 이번에도 아니라면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인지 궁금해 한다. 한국사람 인지는 아예 묻지도 않는다. 아프리카에서 한국인을 접할 기회가 그만큼 적다는 얘기다. 해외여행 1등 국민을 몰라보는 게 못내 아쉽지만 아프리카에서는 엄연한 일상이다.

아프리카는 ‘동물의 왕국’이 아니라 ‘자원의 제국’..중국의 투자-교역 압도적 

자원의 '블랙홀'로 불리는 중국의 자원 독식은 다른 나라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3조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에 힘입어 호주, 중남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를 오가며 자원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특히 2000년 이후 진출한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은 각별하다. 중국은 경제성장으로 수요가 커진 에너지, 광물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와 교역을 늘리고 있다.

중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와 무역 규모는 2000억 달러에 이른다. 경제, 무역, 정치 등에서 전략적 협력의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면서 자원개발, 투자, 상품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저가 입찰과 정부차관 등을 앞세워 토목, 건축 등 인프라 수주에서도 약진 중이다.

우리나라의 아프리카 진출 성과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지난 10년간 아프리카 공적개발원조(ODA) 규모가 7배 늘었고, 투자 규모도 6배 증가했지만 중국에 비해 절대적 열세다. 아프리카와의 투자와 무역 규모의 비중이 전체의 1.5% 수준에 불과하다.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다. 자원도 없는 나라에서 자원개발에 대한 고민마저 커 보이지 않는 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명박 정부시절에 발생한 자원개발 비리로 인해 박근혜 정부이후 자원의 ‘자’자(字)도 꺼내기 힘든 분위기다. 새 정부 들어서는 자원 비리에 관련된 인사들이 줄줄이 법정에 서고 있다. 적폐청산 목록에 올라있다. 이처럼 살벌한 상황에서 해외자원개발 주창자가 나오기 힘들다.

아프리카 자원개발로 국가 재정에 수백억 원대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전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이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는 뉴스다. 유무죄 여부를 떠나 리스크가 큰 자원개발 투자결정에 대해 사후 손실이라는 결과 만으로 개발 책임자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설거지 많이 하는 사람이 그릇도 자주 깨게 마련인데 그런 이치를 모른다.

자원개발 없이 경제발전 기대할 수 없어..지금이라도 아프리카  진출 서둘러야 

중국의 '자원 독식' 현상은 한국 경제로서는 부담이다. 원자재 조달의 어려움으로 작용될 소지가 크다. 우리나라가 필요로 하는 석유, 철광석, 유연탄 등의 광물자원이 중국이 확보하려는 자원과 겹치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하다. 자원 가격의 급등세가 재연될 기미를 보이는 것도 걱정이다. 자원 부국들이 외국 기업들의 자원개발을 제한하려는 보호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기업은 에너지와 자원 개발, 투자, 무역 확대는 물론 IT, 전력, 교육, 의료서비스 등의 지원으로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연결고리를 늘려야 한다. 자유무역협정(FTA)도 확대해야 한다. 국가정상의 아프리카 순방을 포함한 다양한 통상 외교와 더불어, 자금 지원, 인력 교류 등을 강화해야 한다. 지난 해 대통령의 동아프리카 4개국 방문 때처럼 태권도 시범공연이나 새마을운동 전파 등과 같은 전시성 사업은 절대 금물이다.

아프리카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아프리카하면 상당수 국민들이 ‘동물의 왕국’이나 ‘타잔’의 고함소리를 떠올린다. 가난하고 전쟁과 질병에 시달리는 곳으로 알고 있다. 매스컴들도 그런 그늘진 모습들만 골라 앞 다퉈 보도한다. 한국에 거주하는 아프리카인들이 이를 보고 경기(驚氣)를 일으킬만하다.

아프리카는 미개발 국가들이 모여 있는 곳이 아니다. 급속한 경제성장, 점진적인 정치안정, 풍부한 천연자원, 넘치는 인프라 수요, 거대한 소비시장으로 떠오르는 신대륙이다.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지구상에 이만한 ‘기회의 땅’이 없다.

아프리카 주요 도시로 가는 직항편이 즐비하고 기업인과 여행객들로 붐비는 날이 속히 와야 한다. 자원 비리로 사법기관에 불려가는 사람보다 자원개발 공로로 표창 받는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 자원개발 없이는 경제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늦었지만 서두르면 ‘빨리빨리’가 ‘만만디’를 따라잡을 수 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 소개

권의종(iamej5196@naver.com)
- 호원대학교 무역경영학부 교수
- 경영학박사/ 중소기업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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