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금융정책 심포지엄] 최종구 위원장 "은행들 ‘타인의 돈’으로 ‘딴 짓’ 몰두"
[文정부 금융정책 심포지엄] 최종구 위원장 "은행들 ‘타인의 돈’으로 ‘딴 짓’ 몰두"
  • 최영희 기자
  • 승인 2017.10.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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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학회·한국금융연구원 공동 주최.."금융이 최적 자본 배분의 역할에 실패했다” 지적

“금융회사들이 ‘타인의 돈’으로 이른바 ‘딴 짓’에 몰두하면서 금융이 최적 자본 배분의 역할에 실패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5일 한국금융연구원 심포지엄에서 “가계부채로 자금이 과도하게 쏠리는 문제가 우리 경제 전반의 부담이 되지 않도록 철저히 대응해 나가겠다”면서 은행들의 '탐욕'을 질타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런던 정경대 존 케이 석좌교수의 저서 ‘금융의 딴짓(Other People’s Money)’에 나온 표현을 들어 “금융회사들이 ‘타인의 돈’으로 이른바 ‘딴 짓’에 몰두하면서 금융이 최적 자본 배분의 역할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가계부채로 인한 자금쏠림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전당포식 영업행위'를 하고 있는 국내은행들의 영업관행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어 “혁신·중소기업과 같은 생산적 분야보다는 손쉬운 가계대출이나 담보·보증 위주의 여신 취급에 안주해왔다”며 “과거 부채로 인한 자산가격 상승으로 단기 호황을 유도하는 금융구조는 더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전날 발표한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을 통해 자영업자 대출이나 2금융권 대출, 집단 대출을 억제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8% 이내에서 관리하기로 했다. 대신 부실가구 및 생계형 자영업자 등 취약차주는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다음은 최 위원장의 축사 전문이다.

Ⅰ. 인사말씀

안녕하십니까?

금융위원회 위원장 최종구입니다.

 

한국금융학회와 한국금융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오늘 정책심포지엄의 주제는

「문재인 정부의 금융정책 기조와 과제」입니다.

 

지금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융정책의 방향을 짚어보고

여러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으는 자리에

함께 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 주신

한국금융학회 박영석 학회장님과

한국금융연구원 신성환 원장님, 그리고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귀중한 시간을 내어 참석해 주신

여러 전문가 여러분께도

환영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Ⅱ. 글로벌 금융정책, Back to the Basics

 

참석자 여러분,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는

금융안정위원회(FSB) 총회가 열린 바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FSB 총회에서는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를 교훈으로 삼아

금융위기의 재발을 방지하고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주로 금융규제를 강화하거나 개선하는 데

초점을 두어 왔습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번 총회에서는

그간의 추세에서 벗어나,

 

이제는 금융의 본연의 역할인

자금 중개기능이 제대로 수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점검해야 한다는 회원국 다수의 요구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향후 FSB의 새로운 평가과제 중 하나로

‘금융개혁이 금융 중개(Financial Intermediation)에 미치는 영향’이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원칙과 기본에 충실(Back to the Basics)한 정책이야말로

전 세계 금융당국의

화두임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Ⅲ. 새로운 정부의 금융정책 방향

 

지금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융정책은

이러한 금융정책의 글로벌 트렌드와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생산적 금융

 

예컨대, 그간 우리나라의 금융이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지를 반성하고,

금융의 본질적인 자금중개 기능을 강화하자는 것이

바로 ‘생산적 금융‘입니다.

 

런던 정경대학 석좌교수이자 영국 Financial Times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존 케이(John Kay)는

‘Other People’s Money‘(금융의 딴 짓(2016))에서

 

금융 본연의 역할을

①금융 중개, ②재산 관리, ③위험 관리 그리고

④지급․결제시스템 등 4가지로 설명합니다.

 

그러나 현대사회 금융회사들이 ‘타인의 돈’으로

이른바 ‘딴 짓’에 몰두하면서 금융은

최적 자본배분의 역할에 실패했다고 지적합니다.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구현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기 보다는

 

금융회사간 레버리지 거래, 모기지 금융 등에

집중하면서 자금의 쏠림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금융시장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혁신․중소기업과 같은 생산적인 분야보다는

손쉬운 가계대출이나

담보․보증 위주의 여신 취급에

안주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과거, 부채로 인한 자산가격의 상승으로

단기적인 호황을 유도하는 금융 구조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단기적 성과가 아닌

생산의 가치에 투자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생산적 금융”의 철학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가계부채로 자금이 과도하게 쏠리는 문제가

우리 경제 전반의 부담이 되지 않도록

철저히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가계부채 연착륙 유도, 차주별 맞춤형 지원 등

어제(10.24.) 발표된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습니다.

 

아울러, 우리 경제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금융의 역할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일자리 중심의 경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창업이 활발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창업하고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도록

연대보증 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혁신성장을 위한 정책금융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금융시장에도

서로 경쟁하도록 하는 압력을 계속 높이고

혁신적인 금융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출시되도록 하여

금융업 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또한,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기업 성장자본을

확충하고, 자산운용시장의 패러다임을

‘투자자 중심’으로 전환하여

 

자본시장이 우리 경제 혁신의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포용적 금융

 

참석자 여러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쉴러(Robert Shiller) 교수는

 

금융은 보건․교육․환경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며,

 

이러한 금융 시스템의 혁신으로

더욱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지난 2010년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금융 소외계층의 시장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파트너쉽(GPFI)이 체결된 이후,

올해 열린 독일 G20에서는 포용적 금융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계획(FIAP)이 채택되기도 하였습니다.

 

지금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포용적 금융은

 

결코 단순한 ‘사회적 비용’이나

‘시혜(施惠)적 정책’이 아닙니다.

취약계층의 금융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우리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금융여건을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경제의 활력을 제고하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의 토대를 만들고자 합니다.

 

정책서민금융은 기존의 운용 방식을 재설계하여,

부실채권관리를 ‘회수’에서 ‘재기지원’ 중심으로

전환하겠습니다.

 

금리의 단층현상으로 소외된 계층을 위해

시장 친화적 중금리시장도 적극적으로

확대할 생각입니다.

 

아울러, 사회적 경제기업의 경우

성장 단계에 맞춘 지원체계를 구축하여

보다 큰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겠습니다.

신뢰의 금융

 

여러분,

 

선진 금융의 중심에는 신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원칙이 바로 선 ‘신뢰의 금융’은 기본 중 기본입니다.

 

금융당국부터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문성과 개혁성을 갖춘 민간인사로 구성된

‘금융행정혁신위원회’를 구성하여 가동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금융당국의 혁신적 변화에 대한

시장의 요구에 충실히 부응하고자 합니다.

 

또한, 기존의 금융회사 시각이 아닌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소비자 중심’의 금융개혁 과제를 추진하겠습니다.

 

한편, 금융이 신뢰를 얻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금융시장의 안정성이 담보되어야 합니다.

 

북한 리스크,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

금융시장 리스크 요인에 대해

관계기관과의 합동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고

필요한 경우

선제적으로 시장안정조치를 실시하겠습니다.

 

Ⅳ. 맺음말씀

 

친애하는 학계 전문가 여러분,

마지막으로 ‘코이의 성장’을 소개하면서

오늘의 연설을 맺을까 합니다.

 

코이(Koi)라는 비단잉어는 어항에 넣어두면

고작 5센티미터 남짓밖에 자라지 않지만,

 

수족관이나 연못에서는 30센티미터까지 자라며,

강물에 방류하여 바다로 보내면

120센티미터까지 성장한다고 합니다.

 

같은 물고기인데도 품어주는 환경에 따라서

피라미로 살기도 하고 대어가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우리 금융 산업이 잔잔한 호수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대양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차게 노를 저어가기를 바랍니다.

 

2017년 대한민국 금융이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금융으로 다시 자리매김하여

 

기업의 투자수요를 촉진하고

양질의 일자리 확대를 통해

가계의 지속가능한 소득이 증대되는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보다 활성화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모쪼록 오늘 심포지엄이

앞으로 한국 금융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찾기 위한

고민과 지혜를 모으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끝으로 오늘 행사 준비를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한국금융학회 및 금융연구원 가족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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