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계부채 대책 '약발' 떨어졌나? 신용대출 무려 3.5조 폭증
정부 가계부채 대책 '약발' 떨어졌나? 신용대출 무려 3.5조 폭증
  • 최영희 기자
  • 승인 2017.11.08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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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융시장 동향..10월 금융권 가계대출 10조 증가..5개월 만에 증가폭 최대

정부의 강력한 억제대책 발표로 한풀 꺾이나 했던 가계부채가 다시 늘어났다. 10월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올해 최대폭으로 늘었다. 특히 은행권 신용대출은 사상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기존에 승인된 집단대출 수요가 이어진 데다, 사상 최장인 열흘간의 추석 연휴로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자금 수요가 늘어난 탓이다.

8일 한국은행의 '금융시장 동향'과 금융위원회의 '가계대출 동향' 자료에 따르면 10월 전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10조원 늘어 올해 최대폭으로 증가한 지난 5월(10조 증가)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같은달(13조9000억원 증가)에 비해서는 3조9000억원 줄어든 수준이지만 전월(6조2000억원)보다는 3조8000억원 더 늘어난 것이다.

최장 10일간의 황금 연휴로 소비 수요가 확대된 가운데 K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 신용대출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정부 8·2 부동산 대책 이후 주택 거래량은 많이 줄었지만 기존에 분양된 주택의 중도금 집단대출 수요로 주택담보대출도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 가운데 은행권 가계대출(모기지론 양도 포함)은 756조원으로 전월보다 6조8000억원 증가, 올들어 최대폭으로 늘었다. 최근 2년간(2015~2016년) 10월 평균 증가액 8조2000억원보다는 낮지만 그 이전(2010~2014년) 4년간의 10월 평균치인 3조9000억원에 비해서는 두배 가까이 높다.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 8월 6조6000억원 늘어난 이후 지난 9월 4조9000억원 증가에 그치면서 증가세가 '한 풀' 꺾이는 모습이었으나 지난달 6조8000억원 늘어 증가세가 도로 확대됐다.

이는 신용대출이 급격히 불어난 영향이 크다. 지난달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대출 등 기타대출 증가액은 3조5000억원으로 지난 2008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대의 증가폭을 보였다. 지난 9월 증가액(1조7000억원)보다도 두배 이상 늘었다.

추석 연휴기간 동안 늘어난 소비에 따른 카드값 결제 등을 위해 마이너스 통장을 중심으로 신용대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대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난 원인도 있다. 지난달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대출 증가액은 전체 신용대출 증가액 중 8000억원 정도로 추정됐다.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나영인 과장은 "통상 추석 전에는 상여금 지급 등으로 신용대출 규모가 줄지만, 연휴 동안 소비성 수요가 늘면서 기타대출이 다시 늘어난다"며 "지난달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이 지속적으로 나간 점도 기타대출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의 주택대출 규제로 수요가 신용대출로 넘어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은 564조3000억원으로 전월과 같은 3조3000억원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서울시의 아파트매매거래량은 4000호로 전월(8000호)보다 급감했으나, 기존에 승인된 중도금 대출이 꾸준히 발생하면서 증가세가 유지된 것이다.

실제로 집단대출이 아닌 은행권의 개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지난달 1조3000억원으로 전월(1조9000억원)보다 줄었다. 10월 가계부채 대책 이후에도 기존에 승인된 집단대출의 수요로 당분간 주택대출 증가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전월(1조2000억원)보다 3조1000억원 늘어 증가세가 확대됐다. 다만 지난해 같은달(6조4000억원)에 비해서는 증가세가 3조3000억원 둔화됐다.

은행의 기업대출은 784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6000억원 늘어 전월(5조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대기업 대출은 기업들이 분기말 갚았던 자금을 다시 취급한 영향 등으로 전월보다 1조9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전월보다 3조7000억원 늘었으나 전월(5조9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연휴를 앞두고 미리 자금을 빌린 영향이다. 개인사업자 대출도 2조3000억원 증가로 전월(3조4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김인구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장은 “10월 초 최장기 연휴에 따른 소비성 자금 수요와 인터넷은행 신용대출 지속 등으로 기타대출이 큰 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은행 신용대출은 9월 1조원에 이어 10월에도 8000억원 늘었다.

김 팀장은 이례적으로 급증한 신용대출 수요가 8·2 부동산 대책에 따른 ‘풍선효과’가 아니냐는 지적에는 “잔금 등 부족한 주택 자금을 메우는 수요가 많았다면 건당 대출액이 많이 늘어야 되는데 그런 현상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며 “연말까지 추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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