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과 최종구의 '동상이몽' 이래도 되나?
김동연과 최종구의 '동상이몽' 이래도 되나?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7.11.20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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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분담금 통제 놓고 기재부-금융위 '밥그릇 싸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세종시에서 열린 기획재정부·공정거래위·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세 부처 공무원들에게 대통령으로서 특별히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핵심경제 부처인 세 부처는 경제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함께 떠안게 됐는데 정말 잘해주고 있다. 대한민국 전체에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다“고 평했다.

그런데 지난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 한 뒤 반년 밖에 안됐는데 기재부와 금융위가 ‘파열음’을 내고 있다. 기재부가 금융위 소관 기관인 금융감독원 통제권을 놓고 압박강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지난 달 19일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한 데 이어 기재부는 금감원 수입예산의 80%에 달하는 감독분담금까지 직접 통제하겠다고 나섰다. 최근 채용비리로 코너에 몰린 금감원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시어머니가 둘로 늘어나겠다”며 불만인 표정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내심 못마땅한 표정이다. 우선 감독분담금은 부담금과 성격이 다르다고 항변한다. 부담금관리기본법상 부담금은 ‘재화 또는 용역의 제공과 관계없이’ 부과되는 것인데, 감독분담금은 금감원이 금융회사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받는 수수료라는 것이다. 금감원에서는 기존 소관 부처인 금융위에 더해 기재부까지 나서 '시어머니' 노릇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새 정부의 경제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실명을 공개 석상에서 거론하며 이례적으로 극찬했다.

그는 “기재부는 김동연 부총리 지휘 아래 너무 잘해주고 있어 너무 고맙다, 공정위는 김상조 위원장이 사령탑을 맡으며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기관으로 우뚝 서고 막힌 곳을 뚫어주는 사이다 역할을 하고 있다, 금융위가 최종구 위원장 지휘 아래 서민의 친구가 돼주고 있는 금융 위를 보면서 고달픈 국민들은 큰 위로를 받고 있다”고 일일이 거명까지 하면서 칭찬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기재부나 금융위는 ‘한 뿌리’나 다름이 없다, 과거 재무부 시절 같은 실,국으로 있다가 재경원-재경부로 변천과정을 거치면서 김대중 정부 때부터 금융위의 전신인 금융감독위원회로 분리됐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들은 ‘모피아(옛 재무부와 모피아의 합성어)’와 ‘금피아(금융위와 모피아의 합성어)’로 각각 불리면서 현역 시절은 물론 퇴직 후에도 서로가 ‘끌어주고 밀어주는’ 파워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더욱이 김동연 부총리와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서로 같은 옛 재무부 출신이면서 행정고시도 선후배사이다. 금융권에서는 서로가 부러워하는 ‘형님좋고 매부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모피아출신들이다.

최 위원장 후보자는 행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옛 재무부에서 관료 생활을 시작해 관가에선 손꼽히는 국제금융 전문가다. 행시 26회인 김동연 부총리와는 1기수 선후배 사이로 서로가 각별해 업무호흡도 잘 맞을 것으로 기대돼 왔다.

문 대통령은 없는 사람은 돈이 필요한데 낮은 금리로 쉽게 돈을 조달하는 건 있는 사람이고, 없는 사람은 고금리로 시달리다 연체되는 악순환을 당연한 시장 원리로 생각하는 건 문제라며 인식의 전환이 있으면 고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무려 1400조에 이르는 가계부채 해결과 고금리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서민금융을 위한 정책마련을 지속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그런데 한마디로 물좋은 이들 파워부처의 수장들이 ‘밥그릇 쟁탈전’의 주역이 되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나아가 금감원 통제권을 놓고 벌이는 입장차이는 두 부처 간의 감정대립을 넘어서서 산적한 경제현안 처리에 바쁜 모피아출신 장관(급)들의 업무호흡마저 금가게 한다면 우리나라 금융소비자들을 위해서도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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