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의 꿈과 현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의 꿈과 현실
  • 박미연 기자
  • 승인 2017.12.0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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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차가운 반응..숫자 말고 실질적 목표에 집중해야

[박미연 칼럼]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으면 골프를, 3만 달러를 넘으면 승마를, 4만 달러를 넘으면 요트를 탄다.”

일반적으로 선진국에서 ‘소득 3만 달러’는 소비 패턴과 생활 방식이 달라지는 경계선이라고 한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는 나라는 27개국 뿐이다.

한국은 6·25 한국전쟁의 참화와 잿더미를 딛고 일어선 나라다. 오로지 ‘하면 된다’는 정신으로 달려온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GNI) 3만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휴전협정을 체결했던 1953년(67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447배로 성장한 규모다. 원-달러 환율 하락, 수출 호조에 따른 성장률 반등으로 올해는 2만9000달러를 넘고 내년에는 3만 달러 진입이 유력하다.

앞선 선진국들이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진입하는 데는 평균 8.2년이 걸렸다. 일본, 독일, 호주는 5년, 미국은 9년이 소요됐다. 한국은 2006년 2만795달러를 거둔 뒤 11년이 지난 올해도 3만 달러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이 ‘중진국의 함정’에 빠졌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고도성장 신화를 일궈온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침체기에 들어섰다. 1997년 1만2059달러에서 이듬해 7989달러로 무려 33.8%나 급감했다. 외환시장 혼란에 따른 환율 급등이 주원인이었다. 외환위기가 발생한 지 6년 만인 2003년에 이르러서야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1인당 소득 1만4151달러를 달성할 수 있었다.

문제는 1인당 GNI가 3만 달러 진입을 눈앞에 뒀지만 '다른 나라 얘기 같다'는 국민들의 차가운 반응이다. 한은이 1인당 GNI 3만 달러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온 것으로 발표했으나 서민들은 여전히 이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고개를 가로젓는다. 수치로 나타나는 경제와 달리 살림살이는 여전히 팍팍한 탓이다.

정부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기자들과 만나 "성장률이 중요하지만 성장의 온기·과실을 국민이 체감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거시 지표가 호전된 것이 국민의 경제나 생활에 아직 미치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주요 기간산업에서 신흥국과의 격차가 계속 좁혀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분야 신성장동력 발굴 역시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 결국 수출, 반도체 등 일부에 편중된 성장세가 가계소득으로 잘 이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고용의 경우 다른 연령층은 개선되지만 청년층 실업률은 계속 높아지는 등 청년층이 경기회복에서 소외되는 모습이다. 또 고용, 소득 모두 개선되고 있지만 다른 지표 개선세보다 속도가 느리다.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정책이 언제 성과가 나타날지에 대해서 상당수 사람들은 회의적이다.

결국 앞으로가 문제다. 이제까지는 선진국을 따라잡는 이른바 ‘캐치 업(catch up) 전략’으로 3만 달러의 턱 밑까지 왔다. 지금 한국의 잠재 경제성장률이 3% 밑으로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 정도로 한국경제의 체질이 약해졌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정부나 국민이나 소득 3만 달러라는 숫자에 집착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상징적인 수치보다는 일자리 창출, 양극화 개선 같은 ‘삶의 질’에 보다 초점을 맞춰야 할 듯 싶다. 국민소득은 특히 환율상황에 따라 변하는 성격이 강하다. 숫자 3만 달러 달성에 집착하지 말고, 향후 경기상황과 일자리창출 정책 같은 목표에 집중해서 정책을 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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