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 압박에 안보 주권 양보하면 안 된다
중국의 사드 압박에 안보 주권 양보하면 안 된다
  • 류동길
  • 승인 2017.12.1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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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을 무기로 삼는 나라는 없어...대중(對中) 경제의존도 줄여 위기 극복해야

[류동길칼럼] 문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13~16일 중국을 방문한다. 정상회담에서 우리의 주권과 자존, 안보를 지키면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킬 길을 열 것인가. 기대와 함께 우려하는 마음을 떨칠 수 없는 건 그동안 중국이 보여 온 어처구니없는 행태 때문이다.

영화 ‘남한산성’은 청의 무리한 요구와 압박에 나아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이 그곳에 갇힌 답답한 조선 조정의 모습을 그렸다. 1636년 병자호란은 치욕의 역사였다. 그때의 조선과 청, 2017년 현재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얼마나 달라졌는가.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중국의 무례무도한 보복행태와 치졸한 압박을 보며 울분이 치민다. 그런데도 중국 정부는 “정부 차원의 경제 보복은 없었다”고 허튼소리를 한다.

그러던 중국은 선심 쓰듯 단체관광객의 한국 방문을 허용했다. 그러면서도 롯데에선 쇼핑도 숙박도 말란다. 오만과 치졸함의 도가 지나치다. 관광객이 온다고 박수치고 안 온다고 죽는 소리해서는 중국의 콧대만 높인다. 관광업계가 입은 피해와 아픔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국가안보가 허물어지는 것에 비교할 수는 없다.

정부는 사드합의로 사드문제를 '봉인'했다고 했다. 중국이 관광규제 일부를 푼 것은 중국과 맺은 사드합의 때문인가. 중국은 한국이 소위 '3불(不)' 약속(사드 추가배치와 미국의 미사일 방어(MD)체계에 편입, 한·미·일 3국 군사동맹 등을 안 한다는 것)을 했으니 이를 이행하라고 요구한다. 거기에다 ‘중국의 안전을 위한 사드 사용제한’까지 덧붙인다. ‘3불+α(알파)’를 요구하는 것이다. 정부는 ‘3불’ 약속을 한 게 아니라 '입장 표명'을 한 것이라고 했다. 무슨 말장난인가. 약속이든 입장표명이든 ‘3불’을 언급한 것 자체가 문제였다. 그건 우리의 안보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는 것 아닌가.

홍콩 사우스 모닝포스트는 “중국은 총 한 발 쏘지 않고 사드 문제에서 한국을 이겼다.”고 보도했다. 중국과의 관계개선이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한미동맹을 해치고 우리의 주권을 침해받으면서 할 일은 아니다. 오죽하면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한국이 주권을 포기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우려를 표명했겠는가. 중국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은 한미동맹에서 나온다. 우리는 자칫 잘못하면 중국과의 관계개선은커녕 미국을 잃게 될지 모른다. 정부 당국은 외교와 안보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까닭을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

최근 북한은 ICBM을 쐈다. 앞으로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핵을 포기할 가능성도 보이지 않고 우리는 북핵을 포기하게 할 방법도, 막을 방법도 없다. 사드보다 더 강력한 방어체계가 있다면 이의 도입을 마다할 까닭이 없지 않은가. 중국에 한 번 물어보라. “당신들이 우리와 같은 상황에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중국은 세계 각국으로부터 39번이나 WTO 제소를 당했다. 중국은 시장경제국 지위에 합당하지 않은데도 우리는 미국ˑ일본과는 달리 중국을 시장경제국 지위를 인정했다. 우리는 엄청난 보복과 피해를 당하면서도 중국에 항의하거나 사과를 요구한 적이 없고 WTO 제소도 하지 않았다. 어떤 행패를 부려도 한국은 결국 물러선다는 인식만 중국에 심어줬다.

중국은 사드 보복을 하면서도 한국의 중간재 수입은 막지 않았다. 자국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보더라도 우리는 중국이 따라올 수 없는 기술력을 갖기 위해 달려야한다. 관광을 무기로 삼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이 기회에 우리의 관광여건을 한 번 생각해보자. 싸구려 관광 이미지도 벗어야한다. 중국 관광객 이 안 오면 안 오는 것이지 언제까지 중국관광객에게 매달릴 수 없는 일이다. 대안이 왜 없겠는가. 관광여건만 잘 갖춰지면 세계인들을 불러올 수 있다.

중국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장이지만 지나친 의존에서 벗어나야한다. 중국의 횡포는 언제든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2012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문제로 중국의 경제 보복을 경험했지만 중국의 요구를 들어주기보다 대중(對中) 경제의존도를 줄여 위기를 극복하는 길을 택했다.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이다. 국가안보보다 중요한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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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류동길 ( yoodk99@hanmail.net )

숭실대 명예교수
남해포럼 공동대표
(전)숭실대 경상대학장, 중소기업대학원장
(전)한국경제학회부회장, 경제학교육위원회 위원장
(전)지경부, 지역경제활성화포럼 위원장

저 서

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밤에 성장한다, 숭실대학교출판부, 2012.02.01
경제는 마라톤이다, 한국경제신문사, 200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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