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신한은행이 느닷없이 가산금리를 대폭 인상한데 대해 소비자부담이나 국민경제를 생각하지 않는 이익에만 지나치게 치우친 은행경영이라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최 원장은 신한금융이 뚜렷한 이유가 없는 데도 가산금리를 대폭 올려 서민가계부담을 가중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다는 점에서 못 마땅해 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신한금융이 금융그룹의 지배구조개선 문제를 야기한 은행으로 ‘신한사태’, 위인설관식 상임고문제도 등을 청산할 생각도 않고 있는데 대한 경고의 메시지도 담긴 것 같다는 풀이도 나오고 있다.금감원은 이에 따라 내년 초에는 신한금융에 대해 ‘신한사태’를 비롯한 지배구조관련 제반사항에 대한 대대적인 검사를 실시한 후 적폐를 청산하고 지배구조개선 등을 강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원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출입기자 대상 금융포럼 송년 만찬에서 최근 신한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인상한 데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전날 금감원은 신한은행 관계자를 만나 주택대출 가산금리 인상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데 이어 최 원장이 이날 다시 한 번 부적절성을 강조,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제임을 시사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2일부터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과 금융채 5년물을 기준으로 한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각각 0.05%포인트 올렸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에 은행이 정한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진다.
최 원장은 "시장금리가 올라 기본금리가 오르면 모르지만 수신금리를 올렸다고 가산금리를 올리는 것은 이상하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금감원이 은행에) 이야기해주는 것이지 은행이 자발적으로 결정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최 원장이 유독 신한금융의 방만한 금리운용을 지적한 것은 ‘신한사태’ 마무리 등 개혁의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가운데 라응찬 전 회장 세력들이 '신한사태'의 연장선상에서 회장자리 등 경영권독점에만 눈이 멀어있고 대출금리 결정 등에서 정교하게 치밀하지 못한 데 대한 경고의 메시지로 볼 수 있다고 금융계의 한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한동우 상임고문이 회장을 6년이나 하고도 자신의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하기위해 올해 초 주총에서 누구도 수긍하지 않는 상임고문자리를 신설해 조용병 회장 막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은 잘못된 회장선임절차에서 비롯된 전형적인 폐단이라는 지적이어서 금감원이 내년 초에 이 문제를 어떻게 손질할는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