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이 본격적인 기업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이 재건축 수주를 위해 조합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9일 대우건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탈세 및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부영그룹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지수대)는 이날 오전부터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위반 혐의 등으로 서울 종로구 대우건설 본사 및 강남지사 등 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재건축 사업장에서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법 11조에 따르면, 누구든지 시공사 선정을 목적으로 금품·향응 등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받으면, 5000만원 이하 벌금 또는 5년 이하 징역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는다.
이에 앞서 경찰은 지난해 10월 같은 혐의로 롯데건설 주택사업본부를 전격 압수수색한 바 있다. 롯데건설은 약 1조원에 이르는 서울 잠원동 한신4지구 재건축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용역업체 홍보직원을 통해 조합원에게 금품을 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지수대 관계자는 "재건축 단지 10여곳이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며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같은 건설사에 대한 대대적인 경찰 수사에 대해, 현 정부의 '강남 부동산값 잡기'에 보조를 맞추려는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도 이날 탈세 및 횡령 등 혐의로 고발된 부영그룹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검찰은 주택사업과 관련된 내부 문서와 회계 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해 분석한 뒤 이 회장을 비롯한 회사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효성과의 건설자재 유통 과정에서 유령 회사를 이용해 100억원대의 '통행세'를 챙긴 혐의의 홍모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자를 열었다.
홍씨는 2010년부터 5년동안 효성과 아파트 홈네트워크 설비를 납품하는 업체 사이의 유통과정에 '유령회사'를 끼워 넣어 100억원 상당의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수십 명의 직원을 거느린 것처럼 꾸며 급여 명목으로 돈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