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소비자 중심 금융으로 탈바꿈해야
새해엔 소비자 중심 금융으로 탈바꿈해야
  • 송인석
  • 승인 2018.01.1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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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바라는 것은 기본에 충실한 경영..개혁일정 중단하거나 미루면 '적폐' 영원히 청산 못해

[송인석칼럼] 해마다 한 해를 시작하는 이맘 때가 되면 숙명처럼 주어지는 숙제가 있다. 올해 달성해야 될 목표 수립 과 리스트, 일정표, 추진방안, 체크리스트 작성이다. 필자는 올해 최우선 목표를 45년간 피워온 담배를 끊는 금연 성공에 두고 있다.

작심삼일이 될까 두려워 단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금연을 목표로 삼은 것은 금융회사들이 매년 반복적으로 금융소비자를 수익창출의 대상이 아닌 Right Partner(진정한 성장 동반자)로 인식하고 고객(소비자) 중심의 영업·경영 문화를 갖추겠다고 해놓고는 연말에는 용두사미가 되고 마는 것과 겨뤄보기 위함이다. 여태까지 보여준 금융회사들의 행태에 따르면 금년 말에 필자가 목표를 달성했는지, 금융회사들이 목표를 달성했는지 결과를 논할 때 필자가 무조건 이기거나 최소한 비길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2017년 말 각 매스미디어 마다 국내 10대 뉴스를 선정 발표했으나 금융회사 또는 금융소비자와 관련된 뉴스는 1건도 포함되지 않았다. 국민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대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대형 이슈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 올해 금융사들의 목표는 ‘서민과 금융소비자 배려’, '혁신성장'

금융회사들은 새로 시작하는 2018년 무술(戊戌)년에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금융소비자들에게 다가올지 궁금하다. 지난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2018년 ‘범금융권 신년인사회’가 개최되었다. 이 행사는 은행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여신금융협회·저축은행중앙회 등 6개 금융업권별 협회가 공동으로 마련했으며, 금융회사 대표를 비롯해 정부관계자 및 국회의원 등 1천 여명이 참석했다. 이 날 행사에 참석한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요인사들이 앞으로 나아갈 금융정책 방향에 대해 "서민과 금융소비자 배려에 총력", '혁신성장'을 꼽았다. 이는 올해 금융회사들의 목표 수립 가이드라인이 될 것 같다.

√ 금융회사들 '소비자중심' 영업·경영문화 갖춰야

이 날 금융당국은 서민 과 소비자 배려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한 방편으로 금융회사의 영업방식을 금융소비자 중심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영업목표와 보수체계를 정비할 것을 당부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금융회사의 영업방식을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소비자 관점에서 바람직한 거래'를 영업목표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소비자는 금융시스템의 거대한 축 이라며 금융회사들이 소비자를 단순히 고객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금융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동반자로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융권의 공정한 보수체계 개편 및 전체 금융권의 채용·인사와 관련한 개선방안 마련에 적극 힘을 실어달라"고 했다. 금융권은 그동안 은행권의 경영성과평가(KPI) 등 성과보수체계에 대한 개편 문제를 논의해왔다. 성과평가가 상대평가이다보니 금융상품 판매실적에 매몰돼 불완전판매를 양산하는 시스템이 돼버렸다는 지적 등으로 일부 금융회사들은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도 지난 2015년부터 고객 수익률 중심의 평가체계로 바꾸는 등 절대평가 방식을 일부 도입하고 있다.

아울러 서민과 금융소비자를 배려하는 금융정책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해 발표된 가계부채 종합대책과 여신심사 선진화방안이 성공적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연체이자를 포함한 대출금리 산정체계 검토, 공공기관이 보유한 부실채권의 정리체계 마련, 소멸시효완성채권의 추심·매각금지의 법제화를 추진해 오랫동안 추심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배려하겠다고 김 부위원장은 밝혔다

√ 혁신성장 지원은 금융의 사회적·시대적 소명

또한 이날 금융당국은 올해 가장 역점을 두는 분야로 '혁신성장'을 꼽았다. 김 부위원장은 "창업에서 성장, 회수, 그리고 재기에 이르기까지 기업성장 사이클에 맞춰 필요한 지원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금융과 실물경제의 연결고리를 만들겠다"며 "시장의 실질적 IB기능을 활성화해 창업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역동적 성장 생태계 구축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최흥식 금감원장도 "성장잠재력이 있는 혁신 분야에 자금을 공급하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신규 수익 창출의 기회를 탐색해야 한다"며 "혁신분야는 성장과 고용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들 분야에 대한 지원은 사회적·시대적 사명"이라고 강조하면서 금융산업의 혁신을 돕도록 감독과 검사 방식을 '처벌' 위주보다 '시정과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무술년(戊戌年) 범금융권 신년인사회에서 금융당국 수뇌부는 성장 잠재력이 있는 혁신 분야에 과감하게 자금을 공급해달라고 금융권에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금융회사들이 금융소비자를 단순 고객이 아닌 지속성장의 동반자로 보고 '금융소비자중심' 영업·경영문화를 갖추는 것 과 혁신성장 지원을 하는 것이 금융소비자가 바라는 소비자중심 금융개혁 일까?

지난 2017년의 금융소비자와 시장은 새 정부에 금융개혁과 소비자보호를 기대했으나 진전이 없었다. 과거의 금융과 무엇이 다를까하는 일부 회의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는 정부차원의 금융개혁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여 새로운 정부가 추구하는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산업의 발전 아젠다를 보여주어야 한다. 금융소비자를 수익창출의 대상이 아닌 지속성장의 Right Partner로 인식하고 고객(소비자) 중심의 영업·경영 문화를 갖추기 위해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대책을 수립하여 추진하여야 한다.

◇ 금융소비자가 바라는 소비자중심 금융개혁 추진 과제

금융권의 갑질, 부당대출 등 금융적폐를 없애고 다양한 금융사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진입규제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완전 금융판매 등 소비자 피해를 막고, 서민· 중소상인을 위한 금융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한다.

그동안의 금융개혁 노력은 금융회사에 집중돼 금융소비자들을 위한 제도개선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따라서 앞으로는 소비자를 가장 우선순위에 놓고 금융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필자가 각 금융기관에 근무하는 후배 직원들 및 금융소비자(고객)들을 면담하며 파악한 올해 금융소비자가 원하는 소비자중심 개혁 추진과제 들을 정리해 본 결과 금융회사가 아닌 고객입장에서 기본에 충실하면 개혁방안이 도출될 수 있는 것들 이었다.

근본적으로는 365일 쉽고 빠른 거래 편의성, 투자처를 잃은 여유자금을 예치할 특화상품, 예금은 이자를 많이 받고, 대출은 이자를 적게 내고, 자금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자금대여(대출), 거래에 수수료 없는 것, 누구나 거래 가능하고 차별화 없는 것,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금융거래 가능한 것 등 금융 거래에 필수적이고 금융회사의 기본에 충실한 것에서 파생된 것이었다.

지난 해는 금융업계 전체로 보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초저금리 시대의 종언 및 비대면 확대와 핀테크 도입 활성화에 따른 새로운 금융환경 조성이 눈에 띈 한해였다. 올해는 금융사업자가 아닌, 금융소비자 중심의 금융체제를 구축하자는 것으로 금융당국이 목표를 제시하였으니 제도적으로는 금융사업자의 이득을 보장하려는 기득권체제를 타파할 소비자중심의 금융법규나 금융행정체계를 정립해야 하고, 소비자 중심 금융개혁이 엑셀러레이터(Accelerator)를 밟고 질주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금융당국은 다양한 소비자들의 의견을 토대로 마련한 ▲ 금융서비스의 공정성 과 투명성 제고, ▲ 숨어있는 자산 찾아주기 ▲ 어려울 때 더 큰 힘이 되는 금융 ▲ 생활속 금융이용 불편 해소 등 소비자 중심 금융개혁 우선 추진 과제를 도출하여 일정 내에 추진 완료하여야 한다.

우선적으로 △ 유병력자 가입가능한 실손의료보험 추진 △ 실손 의료보험 보험료 인하 유도 △ 모집 보험상품의 불완전판매요인 개선 △ 금융투자상품의 불완전판매에 대한 투자자 방어 강화 △ 연체금리 산정체계 개편 △ 금리혜택을 제공하는 온라인 햇살론 추진 △ OTP 재발급·배터리 관련 불편 개선 등 지난해 마련한 소비자 중심 금융개혁 10대 과제는 조속히 마무리 짓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과 금융소비자의 Needs에 맞춘 새로운 2차 개혁과제를 발굴하여 추진하여야 한다.

√ 시급한 금융개혁 추진과제를 미루면 새로운 적폐를 낳는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핀테크를 접목한 IT신기술이 개발되면서 시장은 너무 빠르게 진화되고 새로운 금융 개혁과제를 양산하고 있다.

△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 폭등에 따른 소비자피해 가능성 △ 보험업계에 몰아닥친 블록체인, 인공지능.. 인슈어테크 광풍 △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금융업계의 무방문 고객서비스가 창구직원들의 역할 및 비대면 거래방식을 통해 빚어질 수 있는 각종 문제점 야기 △ 2월8일 전면시행 예정인 법정 최고금리(24%) 인하시 불법 사금융의 20조원 이용자에 대한 우선순위 정책 등 금융당국 과 금융회사가 발 빠르게 대처하지 않으면 금융소비자는 사각지대에서 불완전 금융판매 등 소비자 피해를 경험하게 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금융의 발달과 활성화에 앞서 금융소비자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금융소비자 보호 장치를 철저히 하면서 자율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진행 중인 소비자중심 금융개혁과제와 시급하게 새로 생긴 개혁과제를 차일피일 미루면 그 과제들은 새로운 적폐가 된다.

삶과 역사의 중요한 가치척도가 된 돈을 다루는 분야가 금융이다. 보수주의 와 보신주의가 팽배한 채 금융사업자의 이득을 보장하려는 금융회사, 금융관료, 금융학자, 금융관련 언론인 사이의 기득권체제를 타파할 수단을 찾지 못하고 금융업계의 적폐가 쌓이고 있다. 개혁일정을 중단하거나 미루면 금융적폐는 영원히 청산할 수 없다.

지난 3일 ‘범금융권 신년인사회’에서 밝혔듯이 금융당국은 금융사업자가 아닌, 금융소비자 중심의 금융체제를 구축하자는 것으로 금융에 대한 인식에 변화를 도모하고, 금융회사들은 금융소비자를 수익창출의 대상이 아닌 지속성장의 동반자(Right Partner)로 인식하고 고객(소비자) 중심의 영업·경영 문화를 갖추어 나간다면 우리나라 금융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

이를 위해 추진하는 소비자중심 금융개혁 과제들이 하나씩 결실을 맺을 때마다 각종 뉴스가 센세이션(sensation)을 일으키고, 예를 들어 “금융소비자들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여 365일· 24시간 모든 은행간, 개인간 송금수수료 0원 실행” 등 올해는 금융업계 뉴스가 국민들의 많은 관심을 이끌었으면 한다.

아울러 2018년 무술(戊戌)년에는 금융회사들이 금융소비자를 Right Partner로 인정하고 동반성장하기 위해 제도개선· 문화혁신을 실행한 각종 뉴스가 센세이션(sensation)을 일으켜 매스미디어들이 연말에 선정하는 올해의 국내 10대 뉴스에 다수 포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금융소비자 권익이 침해되지 않게 감시와 비판의 목소리를 크게 낼 수 있도록 필자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필력을 곧추세울 계획이다.

필자소개

송인석 (issong958@naver.com)

(전) 오케이저축은행 전무이사

(전) 하나저축은행 전무이사

(전)SC제일은행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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