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장기보장성보험 판매에서 손해보험사들의 주요판매채널인 법인보험대리점(GA)을 외면하고 전속채널을 위주로 한 영업에 힘을 쏟은 탓에 이 상품의 시장점유율에서 경쟁사에 비해 크게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는 이에따라 최근 GA채널을 통한 장기보장성보험판매를 확대 시장점유율을 끌어 올린다는 방침아래 법인보험대리점을 상대로 한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17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GA는 장기보장성보험 판매액이 해마다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는 등 무시할 수 있는 판매채널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GA채널을 통해 손해보험사들이 판매한 보험계약의 월납초회보험료는 월평균 170억원, 연 2000억원 수준이다. 손보업계는 GA채널이 판매한 장기보험판매는 전체의 40%정도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손보업계 1위 보험사인 삼성화재는 지난해 사상최대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보장보험판매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GA채널 보험판매시장의 손보사별 점유율에서 삼성화재는 6~7%에 불과한 데 비해 경쟁사인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은 삼성화재의 두 배 정도인 약 13~15%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화재가 그간의 전속채널 위주 영업전략을 대폭 수정, GA에 대한 본격적인 공략에 나섰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말 GA사업부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 GA채널의 판매경쟁력강화 대책마련에 나섰다.
삼성화재는 GA채널 영업활성화 방안으로 이달부터 장기 보장성인(人)보험의 대대적인 상품을 대폭 수정했다. 그동안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던 삼성화재는 주요 질병 대한 진단비나 수술·치료비, 입원비 등 29종의 담보를 보험료가 오르지 않는 비갱신형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일정 시점마다 보험료가 오르는 갱신형 담보와 달리 비갱신형 담보는 보장기간(만기)이 끝날 때까지 보험료가 오르지 않는다. 즉 주계약이 100세 만기라면 만기까지 보험료 인상이 없는 특약이 많아진 것이다. 일종의 보험료 인하로도 볼 수 있다.
100세 만기, 80세 만기로만 가입할 수 있던 세만기형 상품에 90세 만기도 추가했다. 보험 상품은 보장기간(만기)이 길수록 비싼데 90세 만기가 추가되면 100세 대비 저렴한 보험료로도 설계가 가능해진다.
가입금액도 암·뇌출혈·급성심근경색 등 주요 진단비를 최대 1억원(비갱신형 5000만원 한도)까지 확대했다.손해보험업계가 자율적으로 정한 진단비 합산 가입금액 한도가 무색한 수준으로 가입금액을 끌어올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