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35시간 근무제'는 '빛 좋은 개살구'…높아진 노동강도에 불만 폭발
정용진의 '35시간 근무제'는 '빛 좋은 개살구'…높아진 노동강도에 불만 폭발
  • 임성수 기자
  • 승인 2018.01.26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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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부회장이 작년말 고양시 스타필드고양 오픈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이 작년말 고양시 스타필드고양 오픈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파격실험’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주35시간 근무제’에 대해 많은 근로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음을 반영, 이 제도를 철회하라는 국민청원이 청와대 게시판에 올랐다.

정 부회장이 종업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도입한 이 제도가 당초 취지와는 달리 직원들의 노동강도만 높여 근무환경은 더욱 열악해지는 결과가 초래되자 많은 근로자들은 회사측이 보완대책을 마련치 않고 이대로 시행할 것 같으면 차라리 폐지하는 것이 낫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26일까지 올라있는 글들을 보면 대부분이 “이마트 주 35시간 근무제로 인해 삶이 더 피곤하고 지쳐가고 있다”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도입이전 보다 훨씬 강해진 노동강도로 삶의 질이 향상되고 있다는 점을 실감할 수 없다고 쓰고 있다.

한 청원자는 ‘저희 엄마는 이마트 캐셔입니다’라는 제목과 함께 “주35시간 근무를 환영했지만 막상 닥쳐보니 전혀 다른 상황이다. 엄마와 캐셔 이모님들의 휴게시간을 보장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캐서로 일하는 자신의 어머니가 근무시간을 단축해서 좋아했는데 알고보니 단축 근무를 하되 휴게시간이 2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그는 원래 무급휴게시간이 1시간이 있는데 그걸 제외한 유급휴게시간은 없어졌다며 그야말로 교묘한 임금줄이기가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 청원자는 이어 “어떤 이모는 10분 쉬고 투입되고 근무했대요. 예를 들어 2시간근무 - 20분휴식 - 2시간근무 이게 반복이 된다는데 50대 이상된 이모들은 정말 힘들어해요. 그런데도 캐셔 이모들은 담당들의 눈치를 보며 자신의 생각을 얘기를 못하고 있습니다. 짤릴까봐 두려워서요. 저희 엄마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저희 엄마와 이모들의 휴게시간을 보장 해주셨으합니다“라고 호소했다.

‘이마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파트너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한 청원자는 “말이 정규직이지 여러 가지 불이익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최저임금이 올라 희망에 부풀었으나 인원 감소에 하루 하루 지쳐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시간감축으로 더 힘듭니다. 근로시간을 7시간으로 단축시켜준다는 건 꼼수입니다. 휴식시간이 전혀 없어 행복한 일터가 아니라 매일 지쳐가고 있습니다. 1시간 줄여놓고 휴식 시간까지 빼앗는 이 꼼수 말려주세요 제발요”라고 호소했다.

최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는 국회에서 ‘비정규직 저임금노동자 착취하는 신세계-이마트의 이중성 폭로 증언대회’를 열고 신세계가 주 35시간 근무제를 시행한 이후 마트 현장에서 발생한 일들을 공개했다.

전수찬 마트노조 이마트지부 위원장은 “현장 노동자들은 업무량은 줄지 않고 인원도 늘리지 않은 채 근무시간만 1시간 단축했다. 이로 인해 법적으로 보장 받아야 하는 휴게시간마저 줄고, 각종 업무 준비시간이 깎여 노동 강도가 세졌다”고 호소했다.

전수찬 위원장은 근거로 이마트 매장 계산원(캐셔)들의 ‘근무 스케줄 운영 가이드’를 공개했다. 운영가이드에는 작업 준비·마감시간과 휴게시간을 쪼개 계산대 업무로 돌린 정황이 나타난다. ‘대기시간’으로 불리는 유급 휴게시간은 30분씩 두 번 있던 것이 20분씩으로 줄었고, 계산대에 들어가기 전과 후에 배정된 준비·마감시간도 각각 15분에서 10분으로 줄었다. 근로시간이 1시간 줄었지만 결과적으로 계산대에 서서 일을 하는 시간은 6시간반에서 6시간으로 30분밖에 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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