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원 새 금투협회장의 각오와 기대
권용원 새 금투협회장의 각오와 기대
  • 주연 기자
  • 승인 2018.01.2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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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역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서 최다 득표율(68.1%)로 당선된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당선자는 서울대 전자공학과와 동대학원에서 반도체 석사를 받고 기술고시 21회에 합격, 1986년 공직 생활에 발을 들여놓은 뒤 산업자원부 과장까지 지낸 정통 관료 출신이다.

이후 다우기술 부사장, 이큐브테크 대표이사,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등 다우그룹 계열사를 거쳐 2009년부터 키움증권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그는 정통 증권맨이었던 황건호·박종수 전임 회장이나 은행·증권사 수장을 두루 역임한 황영기 현 회장과 달리 금융권 경험이 상대적으로 짧다. 순수 금융권 경력으로만 보면 2007년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직을 시작으로 10년을 갓 넘긴 셈이다.

이번 선거는 당일까지도 확실한 강자가 없는 예측 불허의 상태였다. 때문에 이번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획득하는 후보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점쳐졌다. 더군다나 권 신임 회장은 다른 두 후보들과는 다르게 자산운용사의 표심을 자극할 만한 어떠한 특별한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이 점이 약점으로 꼽히기도 했다. 정통 증권맨인 황성호, 손복조 후보와의 접전이 예상됐었다.

하지만 권 사장의 1차 선거 득표율은 68.1%, 절반을 훌쩍 넘는 압도적인 표 차이를 보였다. 최종 후보자로 같이 이름을 올렸던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의 득표율은 24.1%,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은 7.7%에 그쳤다. 예상과는 달리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된 것은 민간과 관료 경험을 두루 갖춘 그가 규제완화 등 변화를 원하는 업계의 기대를 충족시킬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은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역대 금투협회장은 모피아(옛 재무부와 모피아의 합성어)’ 출신이거나 모피아의 영향권 안에 있는 인사들이 주로 선출돼 왔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관료가 지배하는 사회라는 인식이 강하다. 고위 관료들은 퇴직 후 관련 공기업이나 유관기관, 산하단체 등에 재취업한다. ·관 그리고 전직과 현직이 유착하는 고리를 만들며 끼리끼리 문화를 오랫동안 향유해 왔다.

업계에서는 권 당선자가 IT분야 경험이 있고 온라인 전용 증권사 수장이었다는 점에서 4차 산업혁명을 비롯한 디지털 혁신 과제를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로 보는 듯 하다. 달리 보면 권 당선자는 모피아는 아니지만 관료사회를 잘 알고 업계사정에도 비교적 밝아 급투업계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다. 회원사들은 이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볼 수 있다.

금투업계는 현재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241개 회원사 가운데 운용사가 70% 이상인 169곳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급성장했다. 지난 3대 협회장 선거에서 86개사에 불과했던 자산운용사는 정부가 사모펀드 설립 문턱을 낮추면서 최근 3년 새 83개사나 늘어났다. 권 후보를 제외한 손 후보와 황 후보는 공통적으로 자산운용사 협회 분리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자산운용협회 분리에 관해선 특정업권에 쏠리지 않는 균형 있는 발전방안을 내놓겠다는 중립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번 금투협 회장 당락은 운용업계의 지지여부가 될 것이라는게 업계의 관측이었다. 실제 지난 20153대 금융투자협회장 후보시절의 황영기 회장도 운용업계의 숙원이었던 장기펀드의 세제 혜택이라는 공약을 내걸고 운용사들의 표심을 얻는데 성공했다는 말도 나온다. 권회장은 앞으로 안으로는 한때 자신에게 비판적이었던 대형 증권사의 지지를 확보하고 밖으로는 금융위와 등 관료사회와의 교량역을 하면서 협회를 이끌어나가야 한다.

이날 권용원 사장이 얻은 득표율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추대로 회장 자리에 오른 황건호 1대 회장을 제외하고 박종수 2대 회장은 1차 선거에서 43%, 2차 선거에서 59.2% 득표율을 얻었다. 황영기 회장은 50.7%로 간신히 과반수를 기록하며 협회장에 당선됐다. 앞으로 그가 자신의 각오처럼 규제와 세제 선진화 과제에 몰두하면서 다른 금융권과의 경쟁에 강하게 대처하되 특정 업권에 중심이 쏠리지 않도록 균형감을 잃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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