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마담 옐런-’
‘굿바이 마담 옐런-’
  • 박미연 기자
  • 승인 2018.02.0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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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가는 美 연준의장에 쏟아지는 헌사..예측불가능한 시대 대비해야

 미국이대통령이 세계의대통령이라면 미국의 중앙은행 총재 격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세계의 경제대통령에 해당한다. 이처럼 글로벌 경제를 주름잡던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31일(현지시간)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를 주재하고 사실상 물러났다.

세계의 수많은 금융분석가들은 지난 4년간 무수히 많은 시간을 그의 정책과 연설, 인터뷰기사를 분석하는데 무던히도 애를 써왔다. 그가 쓴 단어 하나하나를 곱씹어서 해석하고 분석하는 게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 만큼 그녀는 전 세계 금융시장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탓이다.

옐런은 지난 2014년 12월 기준금리를 올린 이후 점진적으로 금리인상을 해왔다. 작년에는 연준의 자산 축소를 시작했다.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벤 버냉키가 처방한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라는 극약처방을 끊고 정상으로 회복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이 경제학자와 경제전문가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60%가 A학점을 줬고 30%가 B학점을 줬다. 거의 모든 전문가들이 그녀의 4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셈이다.

그는 전임자인 마에스트로(거장) 그린스펀 같은 카리스마도 없었고, 헬리콥터 벤이라 불린 버냉키의 결단력과 민첩함도 갖지 않았다. 하지만 무리해서 서둘지 않았고 시장충격을 최대한 줄여가면서 일을 처리했다. 대다수 시장 참여자들이 연준의 통화정책을 예상할 수 있도록 했고, 그러면서도 중앙은행이 해야 할 일을 제 때에 하는 정확성과 강직함을 보여줬다.

예일대 경제학 박사 출신인 옐런은 지난 2013년 10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에 의해 연준 의장에 지명됐다. 2014년 2월 1일 취임하기 전까지는 연준 부의장이었다. 미 연준 사상 최초의 여성 의장 시대를 연 옐런에 대한 지난 4년간 성적표는 대체로 후한 편이다.

여기서 문득 영국의 소설가 제임스 힐턴(James Hilton)이 쓴 굿바이 미스터 칩스(Goodbye, Mr. Chips)가 생각난다. 영국 브룩필드 학교의 고전어 교사인 칩스 선생의 따뜻하고 유머스러한 일대기를 그린 소설이다. 온갖 불의와 압력 속에서도 자기 의지를 굽히지 않고 학생들에게 사랑을 나누어주는 노교사의 교육에 대한 열정이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진정한 인간미를 지닌 존경스러운 교사의 상을 제시해 준다.

앞으로 우리는 옐런의 후임자인 제롬 파월을 맞게 될 것이다. 그는 분명한 비둘기파이고 트럼프의 사람이다. 따라서 저금리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제롬 파월은 자넷 옐런보다 덜 친절할 것이란 관측이 많이 나온다. 그의 성품이 꼭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연준이 해결해야 할 미국 경제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4년 만에 미국 연준 의장 자리에서 떠나는 재닛 옐런과 칩스 교사가 중첩돼 연상되는 것은 따뜻하고 친절한 성정과 캐릭터 때문일 듯 싶다. 원래 경제는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가슴(알프레드 마샬)'을 요구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물러가는 옐런에게 보내는 헌사는 트럼프 시대의 예측불가능한 세계경제를 바라보는 마음과도 일치한다. 특히 위중한 한반도 외교안보 지형에서 미국의 통상압력까지 극복해야 할 한국으로서는 옐런이 그리울 지도 모른다. ‘굿 바이 마담 옐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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