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이 다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금통위는 한국GM의 철수 우려 등 최근 성장세를 위협하는 요인들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올려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통위는 27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삼성본관에 위치한 본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현재의 연 1.50%의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로써 금리는 3개월 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지난해 6년 5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바 있는 한은 추가인상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손대지 않기로 한 것은 무엇보다 경기를 위협하는 요인들이 속출해 금리인상으로 경기상승세가 꺾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국GM의 철수문제가 불거지면서 정부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이것이 현실화 될 경우 실업증가나 부품산업에 대한 피해로 경기상승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게다가 미국의 통상압박,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화 등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가로막는 요인들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은 자칫 경기에 ‘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가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대비 1.0%로 17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물가 상승 압력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금리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게 대다수 금통위원들의 생각이다.
금융당국의 관래대책에도 가계부채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도 부담이 됐다. 가계부채가 지난해 1450조원을 넘긴데 이어 올해도 증가폭은 둔화됐지만 여전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작년 11월 금리를 인상한 바 있는 한은으로서는 다시 기준금리를 인상한데 따른 가계의 이자부담 가중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한은은 하반기에는 미국의 잇따른 기준금리인상에 따라 한 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한은이 금리를 묶어둔 상태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다음달 금리를 올릴 경우 한미간에 금리역전현상이 나타나게된다. 미국이 금리를 연 1.50~1.75%로 올리면 우리나라 기준금리(연 1.50%)보다 상단이 높아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 자본시장에서 외국인자금이 빠져나가고 장기화될 경우 금융시장에 불안은 심화될 수 있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미국이 상반기 2차례 금리를 인상하면 금리 역전 폭이 확대돼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빠르면 한은이 오는 5월에 금리인상카드를 만지작거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상반기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하지만 금리역전폭이 더욱 커질 경우 하반기 중에는 한 차례정도 금리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