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돈줄 조인다…빚 내 버티는데 '문 닫으라는 예기냐' 한숨
자영업자 돈줄 조인다…빚 내 버티는데 '문 닫으라는 예기냐' 한숨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8.02.2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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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내달 자영업자 대출 가이드라인 도입…업계, 폐업속출 따른 자영업 붕괴대책도 강구해야

 많은 자영업자들이 경영난 심화로 빚 얻어 겨우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문턱은 더욱 높아지면서 앞으로 문을 닫아야 할 위기상황으로 몰리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자영업계는 금융감독원이 부동산 임대업을 중심으로 크게 늘고 있는 자영업자 대출을 관리하기 위해 '자영업자 대출 가이드라인'을 도입, 돈줄을 죄기로 한 것은 부채관리 측면에서 불가피한 조치로 이해가 가나 빚을 내 연명하고 있는 자영업자들로서는 사실상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면서 정부가 이에 대한 대책도 함께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자영업계는 대출규제 강화로 자영업자의 폐업이 줄을 이을 경우 대량실업발생은 말할 것도 없고 금융기관도 부실화되는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면서 보다 정교한 대출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감원은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개인사업자 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3월 중 제정·시행해 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금융회사의 리스크 관리를 체계화하겠다“고 밝혔다. 자영업자 대출 가이드라인은 정부가 지난해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도입을 공언한 정책이다. 현재 은행권의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최근 3년간 40% 증가해 300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부동산 임대업 대출에 대한 이자상환비율(RTI) 도입이다. 연간 임대소득을 연간 이자비용으로 나눈 게 RTI인데 주택 임대업은 1.25배, 상가·오피스텔 등 비주택은 1.5배다.

금감원은 이자비용은 해당 대출의 이자뿐 아니라 대출을 일으키려는 건물의 기존 대출이자까지 포함하고 임대소득은 임대차 계약서, 공신력 있는 시세 자료, 주변 시세 등을 근거로 산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보증금은 평균예금금리를 적용해 임대소득으로 합산한다.

금감원은 이자상환비율(RTI) 도입과 함께 유효담보가액 초과분 분할상환 제도 도입, 업종별 편중 위험 관리 강화 등으로 자영업자 대출을 조일 방침이다. 금감원은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에 대해선 "미시 데이터베이스(DB) 등을 통해 리스크 요인을 밀착 점검하고, 신(新) DTI와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등 신규도입 규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자영업대출은 경기나 금리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해 쉽게 부실화될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규제강화의 필요성은 있다. 자영업자들이 개인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만큼 개인사업자대출 건전성에 문제가 생기면 가계대출로 위험이 번질 가능성이 높고, 금리 상승의 충격에도 취약할 있다.

하지만 최근 금리상승기에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데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자영업자들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문턱까지 높아지면 좀비기업을 중심으로 자영업자들이 무더기로 무너질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금융당국의 이번 대출규제는 경영난에 허덕이는 자영업자 입장에선 생사가 달린 심각한 문제이다. 자영업자들이 돈을 구하려고 은행을 찾지만 자영업자에 대한 여신심사를 한층 깐깐하게 하면 연명을 위한 자금을 구하지 못하게 되면 폐업을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문을 닫을 수 없다는 자영업자들은 생존을 위해 살인적인 고금리 사채를 빌려  버티고 이마저 바닥나고 장사가 안될 때는 폐업하겠다고 결심하지 않는한 빚을 내 연명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자영업자 중 75%에 달하는 영세자영업자는 소득과 자산이 동시에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가구 중 금융부채가 있는 경우 가구당 평균 자산이 지난해 4억2900만원으로 전년보다 7000만원 줄었고, 가처분소득도 4100만원으로 200만원 감소했다.

부채관리차원에서 자영업자에 대한 돈줄을 조이면서도 조금만 자금지원을 해주면 살아남을 수 있는 자영업자들에 대해 숨통을 트여주는 ‘묘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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