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과세와 최종구 책임론
이건희 과세와 최종구 책임론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8.02.2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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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처와 다른 해석 계속 주장한 금융위 수장으로서 대국민 사과해야

 "금융위원회는 법제처와 다른 해석을 계속 주장했습니다. 잘못된 해석으로 금융실명제 도입 취지가 상당히 왜곡됐던 것입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차명계좌 27개가 과징금 부과 대상이라는 법제처의 법령해석과 반대 유권해석을 해 온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18년 제1차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그동안 금융위가 이 회장 과세문제를 질질 끌어온 사실을 차례로 거론하며 “금융위원장이 기관장으로서 공식적으로 사과할 문제가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법제처 해석 이전) 금융위 해석은 실명법 전체 정신이나 입법 취지, 대법원 판례 등을 기반으로 원칙에 충실히 해석한 것"이라며 "이 해석이 잘못된 것이냐는 부분에 대한 판단은 잘 모르겠다"고 말을 흐렸다. 그러면서 "법제처의 바뀐 해석을 당연히 존중하고 받아들인다"며 "금융위가 책임져야 할 일이 있으면 책임도 지겠다"고 덧붙였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한 '총력수사'를 다짐했다. 최 원장은 2주로 예정된 검사 기간이 부족할 경우 인력과 시간을 추가해서라도 차명계좌 관련 사실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심상정 의원은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 기록이 없다고 착수했는데 자본주의 국가에서 재산권 기록이 없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며 "2008년 삼성특검 당시 관련 기록이 금감원에 넘어왔을 것이고 그 자료가 여전히 금감원에 남아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최 원장은 "법적 보관 기간인 10년이 지나 계좌에 대한 내역 등을 금융회사가 보유하고 있다고 보장할 수 없다"며 "IT검사역 등 인력을 총 동원해서 4개 증권회사 뿐만 아니라 예탁결제원과 코스콤 등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 원장은 "조사기간이 2주이지만 2주 안에 발견하지 못할 경우 인력을 더 확충해서라도 이건희 회장 차명계좌 개설과 관련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금융당국 수장들의 이같이 답변은 뭔가 때가 늦은 느낌이다. 이건희 차명계좌 과세 논란은 지난 해 국정감사에서 처음 제기됐다. 1000개가 넘는 차명계좌에 있는 약 4조4000억원의 자금에 제대로 된 과세를 못했다는 지적이었다. 애초 삼성을 비호하는 듯 처벌에 소극적이던 금융당국과 과세당국은 뒤늦게 추가 과세 방침을 밝혔다.

이후 과징금 부과 주장까지 나오자 지난 1월 금융위는 이와 관련한 법령해석을 법제처에 요청했다. 애초 금융위는 "차명계좌라 하더라도 실명인 차명으로 전환된 계좌는 실명계좌라는 게 판례상 해석"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앞으로 금융회사의 금융실명법 위반에 대해 금융당국 조사 필요성도 나온다. 최근 경찰이 이건희 회장의 260여개 차명계좌를 새로 찾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임장이나 인감 증명 없이 신분증 사본으로만 계좌를 개설했다고 밝힌 탓이다. 박용진 의원은 “금융실명법 위반사항이고 이를 검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 측이 차명계좌를 이용해 삼성전자 주식을 매매해 수천억원의 이익을 얻었다고 한다. 이는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로 볼 소지가 다분하다.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를 자본시장조사단이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포착된다면 혐의에 대해 조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모피아 출신답게 국회에 불려가면 항상 “검토..검토”만을 남발하여 예봉을 피해 왔다.

그동안 줄곧 삼성을 비호하는 태도로 일관한 최 위원장은 국회에서 "책임져야 할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어물쩍 말할 것이 아니라, 정식 기자회견을열어 국민 앞에 머리를 숙이고 제대로 된 사과를 한번이라도 해야 한다. 당당하게 "저(최종구)는 절대로 삼성 비호세력이 아닙니다"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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