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와 금감원 감사 임명제청권
최종구와 금감원 감사 임명제청권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8.03.09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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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장인지 청와대 '인사 들러리'인지 제대로 분간해야
                    최종구 금융위원장

 최근 관가에서는 금융공기업 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금융감독원 감사 인사를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김우찬(58) 변호사를 신임 금감원 감사에 임명 제청했다. 그런데 법조계 안팎서 즉각 “대체 인사검증을 어떻게 하는 거냐”, “누가 추천을 한 거냐”는 힐난이 쏟아져 나온다. 금융권에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금감원의 새 감사를 둘러싼 자질 논란이다.

금감원 감사는 금감원 의전서열에서 원장 다음의 자리로, 수석부원장보다 높다. 연봉도 약 2억8400만원으로 3억5000만원대인 원장 다음으로 많다. 이 자리는 금융위 의결과 금융위원장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밟지만 사실상 요식행위일 뿐이다. 애초 낙점은 청와대에서 하고 금융위원장은 명에 움직여온 것이 관행이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 감사 자리에는 ‘관피아(관료+마피아)’와 ‘정피아(정치인+마피아)’ 등 낙하산 인사가 끊이지 않았다. 인사를 앞두고 있는 농협은행·기업은행·산업은행·전북은행·대구은행 등의 현재 혹은 직전 감사는 모두 금융감독원이나 기획재정부 출신이다.

역대 금감원 감사는 대체로 금융위나 기획재정부 출신들이 차지했다. 업무의 연속선상 사실상 ‘한솥밥 식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서일 것이다. 김우찬 내정자는 1988년 제30회 사법고시에 합격, 청주지검, 부산지검, 서울 서부지검 검사를 거쳐 대구지법, 서울고법, 서울지법 판사 등을 역임했다. 2016년 4월부터 법무법인 동헌 대표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금감원 감사에 법조계 출신이 온 것은 이례적이다. 더우기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학과 후배다. 자칫 청와대 낙하산이라고 오해를 받을 만한 낙하산 인선이 아닐 수 없다. 옛말에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오얏나무 밑에 갓끈을 매지 말라)’고 했다. 그는 작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캠프에 30여 법률지원부단장 중 한 명으로 참여했다. 박근혜정부에선 대통령 직속 행정기관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문제는 낙하산 감사가 내부 비리와 기관장 감시라는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최근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에서 채용 등 각종 비리가 끊이지 않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관피아나 정피아 출신의 감사가 있는 공공기관은 그렇지 않은 기관보다 감사원 감사의지적 비중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공공기관 상임감사를 할 수 있도록 자격 요건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공공기관 관련 법률의 상임감사의 자격 기준은 매우 추상적이어서 관련 전문성이 없는 사람도 할 수 있는 구조라는 지적이 많다. 한 금융권 인사는 “현 정부는 지금 코드인사조차 제대로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작년 5월 출범 이후 이해할 수 없는 인사가 되풀이되면서 도대체 누가 추천을 하는지 검증은 어떻게 하는지 갈수록 의구심만 커진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의 설립목적은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감독업무 등의 수행을 통하여 건전한 신용질서와 공정한 금융거래관행을 확립하고 예금자 및 투자자 등 금융수요자를 보호함으로써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금감원 홈페이지).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렇듯 중요한 금감원 감사 임명제청권자로서 제대로 역할과 구실을 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 자신이 금융위원장인지 그저 청와대 '인사 들러리'인지 제대로 분간이나 하면서 자리를 지켜야 한다.

최 위원장이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으면서 청와대 하명이라면 맹목적으로 따르기만 하는 ‘예스맨(Yes Man)'으로 전락한다면 금감원의 설립목적에 위배되는 것은 물론 국민들을 위해서도 안타까운 일이다. 금융위원장으로서 할 일이 많겠지만 그가 세간의 이런 의구심에 대해서 속시원하게 해명하면서 금융행정을 이끌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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