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의종의 경제프리즘] 청년일자리대책, 정부에만 맡겨둘 수 없다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청년일자리대책, 정부에만 맡겨둘 수 없다
  • 권의종
  • 승인 2018.03.19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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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의 최대 난제 청년실업, 이제 '탁상행정' 넘어 국민적 공동 과제로 극복해야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또 한 차례의 청년일자리대책이다. 특단의 대책으로 평하기는 민망하나 내용은 파격이다.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의 소득을 1,000만원 이상 높여 대기업의 초임연봉 수준인 3,800원까지 근접시키겠다는 정부의 의도다. 34세 이하 청년이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5년간 근로소득세를 연 150만원 한도에서 전액 면제시켜 줄 계획이다.

전월세 보증금을 최대 3,500만원 내에서 연 1.2%의 싼 이자로 4년간 대출도 해준다. 시중은행 대비 연간 최대 70만원의 이자부담을 더는 혜택이다. 교통편이 열악한 지방 산업단지에 재직하는 청년에게는 매월 10만원의 교통비까지 지급한다. 소요예산은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2021년까지 18만~21만명의 고용을 창출함으로써 청년실업률을 8% 이하로 떨어뜨리려는 야심찬 시도다.

중소기업에게는 반색할 만한 뉴스다. 가뭄의 단비 같은 희소식임에 틀림없다. 신입사원 연봉을 대기업 수준으로 맞춰줄 수 있다는 사실이 중소기업 경영자로서도 꿈같은 일이다. 적어도 3년 동안은 인건비 걱정을 덜 수 있다는 게 최고의 매력 포인트다. 구인난과 인건비 부담을 동시에 해결해주는 일석이조의 지원이다. 3년간 한시성 지원이라는 게 마음에 걸리긴 하나, 2021년 이후의 일까지 지레 걱정할 여유도 이유도 없다.

세간의 반응은 의외로 싸늘하다. 호평보다는 비난의 소리가 더 크다. 언론과 일부 정치권은 마치 정부 발표를 기다렸다는 듯 연일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다. 전문가들도 저마다 흠을 책잡아 무더기로 문제점을 발췌 중이다. 흠집 내기를 누가누가 잘하나 서로서로 경쟁하는 모양새다.

“현실성 부족한 반쪽자리 대책” 혹평 .. 정치권-언론-전문가들 '흠집내기 경쟁' 방불

3년 앞을 못 내다본 ‘반쪽자리’ 대책이라는 혹평이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일시적으로 고용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고질적 인력난 해소에는 근본 처방이 못 된다는 평가절하다. 장기근속을 유인할만한 조건이 담겨있지 않다는 비난도 가세한다. 임금보전이 끝나는 3년 후에는 숙련도가 높아진 이들을 붙잡아둘만한 유인책이 없는 점도 결함으로 꼽는다. 

신규 취업자와 기존 직원간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한다. 신규 취업자의 실제소득이 이미 재직 중인 직원보다 많아지는 임금역전 현상을 우려한다. 기업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뿐더러 자칫 대량 퇴직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염려다. 지방 기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불만도 쏟아낸다. 돈을 많이 주어도 사람 구하기 자체가 힘든 지역기업에게는 이번 일자리 대책이 ‘그림의 떡’에 불과할 것이라는 하소연이다.

포퓰리즘의 전형이라는 항변도 거세다. 정부가 현실을 몰라도 너무도 모른다는 탄식이다. 교통비 몇 푼 받자고 지방 산업단지 기업에 지원할 청년이 있겠느냐는 반문이다. 산단 기업 대부분에 기숙사가 있고 통근버스가 운행되어 출퇴근에는 애로가 별무한 사정을 정부가 파악이나 했겠냐는 볼멘소리다. 세금감면 조치 또한 탁상공론의 결과물이라는 인식이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연봉이 높지 않아 납부하는 소득세가 거의 없는 실제상황을 상상조차 못 했을 거라는 비아냥거림이다.

취업준비생의 반응 또한 비(非)우호적이다. 돈 천만 원 더 준다고 중소기업에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길 리 없다는 표정이다. 설사 중소기업에 가더라도 대기업 이직을 위한 준비기간으로 삼을 거라는 이기심마저 내비친다.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게 비단 임금격차 때문 만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경력관리나 복리후생 등 다른 이유들도 많고, 특히 결혼하기 힘든 여건이 결정적 장애라는 얘기다. 설사 대기업 수준으로 대우해줘도 중소기업에는 갈 생각이 아예 없다는 소리로 들린다. 안정성 떨어지고 발전가능성 희박한 일터에 청춘을 맡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문제 지적은 대안 제시와 함께’.. 노사정-국민이 손잡으면 양질 일자리 많이 만들 수 있어

그렇다고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청년실업률과 중소기업의 극심한 인력난을 수수방관할 수는 없다.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그간에도 여러 차례 대책이 나왔지만 백약이 무효인 현실에서 정부라고 고민이 크지 않을 리 없다. 재정투입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커내 들지 않고서는 난국 타개가 어렵다고 판단한 정부의 결단을 십분 이해하고 협조해야 하는 게 마땅하다.

한국경제의 긴급 현안으로 대두된 청년실업 문제는 정부에게만 맡길 일도 아니다. 국민적 공동 과제가 되어야 한다. 이에 대한 해결 없이는 청년의 장래도 국가의 미래도 보장받기 어렵다. 사태가 엄중한 만큼 모두가 지혜를 모으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 비판과 훈수는 여태까지로 충분하다. 공리공론보다는 실사구시가 긴요한 때다. 문제를 지적하려면 대안도 함께 제시하는 게 올바른 순서다.

정책에는 완벽이 없다. 기대효과를 극대화하고 역기능을 최소화시키는 노력이 우수 정책을 만들어낼 수 있다. 설사 정부가 마련한 대책이 부족하더라도 경제주체 다수가 협력하면 양질의 정책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손 놓고 있는 정부보다 뭔가 해보려는 정부가 더 예쁘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사정과 국민이 손잡으면 못할 게 없다. 추경까지는 시간이 남아있다. 발표된 정책을 보완·개선하고 더 좋은 대안을 궁리할 기회는 아직도 충분하다.

산적한 경제위기를 헤쳐 나가야 할 대한민국호(號)에는 선원과 승객이 따로 일 수 없다. 모두가 선원이고 전원이 승객이어야 한다. 손자병법을 쓴 손무(孫武)는 그냥 자기 이론만 외치고 다닌 학자가 아니라, 실제로 전쟁에서 스스로 그것을 입증해 보임으로써 명성을 얻었다. 지금 대한민국은 21세기형 손무들의 맹활약을 학수고대 중이다.

필자 소개
권의종
(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겸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장
- 호원대학교 무역경영학부 교수,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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