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뱅크, '고래' 금호타이어 삼키는데는 취약한 자본력이 문제
타이어뱅크, '고래' 금호타이어 삼키는데는 취약한 자본력이 문제
  • 박홍준 기자
  • 승인 2018.03.2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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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참여 공식발표로 금호타이어 매각 새 국면…산은, 인수능력에 비추어 새 주인 가능성 일축
▲김정규 타이어뱅크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김정규 타이어뱅크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대전에 본사를 둔 타이어 유통업체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한다고 공식 밝혀 중국 더블스타에 팔리기 직전상황에 놓여있는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27일 오전 10시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통째로 매각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국내 기업으로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수 없어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그는 다만 국민 여론과 노동조합, 채권단 의견을 들어본 뒤 최종 인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내놨다.

김 회장은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심정을 느낀다”면서 “타이어뱅크가 인수하게 된다면 그동안의 잘못된 경영을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이어 “타이어뱅크의 인수를 도와준다면 일자리와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기술 유출을 막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타이어뱅크는 전국에 판매망을 갖추고 있어 판매 증가와 고용을 보장하면서 금호타이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와 채권단은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능력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래 삼키려는 새우"라고 이를 정도로 자본력 등 인수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다. 산은과 더블스타가 합의한 금호타이어 인수 금액은 6463억 원에 달하는데, 타이어뱅크의 매출은 2016년 기준 3700억 원 수준이고 직원 수는 70명에 불과하다.

금호타이어의 중국법인 정상화를 위해서도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나 과연 타이어뱅크가 이를 감당할 능력이 있는 지도 의문이다. 여기에는 인수자금외에 7500억 원대의 별도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타이어뱅크가 이 거대자금의 조달능력이 있는지는 검증되지 않고 있다.

타이어뱅크는 지난 2003년 설립됐고, 비상장회사다. 지난해 매출액은 3729억원, 당기순이익은 272억원이다. 김정규 회장이 지분의 93%를 갖고 있으며, 전국에 약 40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매출이 2조 9472억원, 당기순손실은 378억원이다. 타이어뱅크의 지난해 순이익은 금호타이어의 순손실을 메우기에도 부족한 규모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중국더블스타와의 인수협상이 상당히 깊숙이 진행된 것도 타이어뱅크의 인수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다.

산은이 금호타이어 노조가  “더블스타에 매각 구두합의했다”와 “아니다”를 놓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6일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이 중국 더블스타의 자본 유치를 수용하기로 구두합의해 놓고 후속 작업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금호타이어 전 직원을 대상으로 더블스타 자본 유치에 대한 찬반 투표를 제안한다”고 밝혀 더블스타와의 협상이 막바지에 와있음을 비쳤다.

산업은행은 타이어뱅크가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현실적으로 인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타이어뱅크의 인수전 참여에 대해 차입금 만기 등 물리적 상황을 고려하면 인수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동걸 산은 회장은 "현 시점에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얘기되는 것에 발목을 잡힐 수는 없다"며 더블스타 외 인수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금호타이어의 자율협약 종료를 불과 사흘 앞두고 중국 더블스타 외에 금호타이어가 새 후보로 나서면서 앞으로 산업은행의 셈법은 복잡해질 전망이다. 노조의 극렬한 반대투쟁으로 더블스타에 대한 매각이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이 행장이 찬반투표를 벌이겠다는 입장이지만 타이어뱅크의 인수전 가세로 찬반투표가 성사될 가능성이 낮다. 그렇다고 자본력이 매우 취약한 타이어뱅크와 협상에 나설지도 의문이다.

최악의 경우 산은은 금호타이어노조의 해외매각반대투쟁으로 중국기업에 대한 매각이 무산되고 인수능력이 의문시되는 타이어뱅크와  협상테이블에 앉는 것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을 수도 있어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로 가는 운명을 맞을 수도 있다.

금호타이어 자율협약이 30일 중단되면, 상장폐지를 거쳐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 회생가치가 4600억원으로 청산가치(1조원)의 절반도 채 안 되는 점을 고려할 때, 금호타이어는 회생보단 청산에 돌입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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