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하청사 노조결성도 방해…여전한 노조 무력화 시도
삼성, 하청사 노조결성도 방해…여전한 노조 무력화 시도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8.04.0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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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비스지회, 원청의 노조 방해 녹취록 공개… 삼성4개 노조 '무노조경영' 폐기 공동투쟁
▲삼성관련노조들이 이재용부회장의 면담을 요구하면 사옥진입을 시도하다가 경비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금속노조 제공)
▲삼성관련노조들이 이재용부회장의 면담을 요구하면 사옥진입을 시도하다가 경비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금속노조 제공)

 무노조경영을 표방하고 있는 삼성은 그룹계열사는 말할 것도 없고 삼성전자서비스 하청사인 삼성서비스센터들의 신규 노조설립도 끊임없이 방해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를 포함한 삼성그룹 4개 노조는 최근 검찰수사에서 삼성의 수천 건에 이르는 방대한 노조와해전략 문건이 드러난 것을 계기로 삼성이 더 이상은 하청사 노조설립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하고 나아가 삼성의 악질적인 무노조경영을 포기토록 하기 위한 공동투쟁을 선언했다.

4일 노동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삼성에 ‘불법파견 면죄부’를 준 고용노동부에게 ‘적폐 청산’과 전면 재조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원청사인 삼성전자서비스가 서비스센터의 노조분회를 새로 설립하는 것을 조직적으로 방해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노조는 이는 고용부가 삼성전자서비스의 부당노동행위와 불법파견에 면죄부를 준 것이 잘못된 판단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밝혔다.

이 녹취록에 따르면 아직도 불법파견 논란에 휘말려 있는 삼성전자서비는 서비스센터 지회가 설립될 때는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신규 분회가 생겨날 때 노조설립을 조직적으로, 집요하게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2월 부천내근센터에서 새로 노조 분회가 설립되자 원청사인 삼성전자서비스는 조합원들의 노조탈퇴를 끊임없이 압박한 것으로 밝혀졌다.

금속법률원 박다혜 변호사는 당시 원청 관리자가 센터조합원들에게 “’금속노조가 세를 확장하기 위해서 찝쩍대는 것이다’,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어라’, ‘괜히 분위기만 나빠진다’며 노조가입을 방해했다. 또한 이름을 한 명 한 명 언급하면서 노조에 가입했는지, 가입하려 하는지 색출해 내려고도 했다.”며 노조탈퇴를 회유하고 압박했다고 폭로했다.

박 변호사는 “이는 원청의 지배개입이라는 부당노동행위일 뿐만 아니라 5년 전 고용노동부가 아니라고 했던 불법파견의 중요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라두식 대표지회장은 당시 회견에서 “2월 부천에서 노조 가입을 방해한 관리자가 5년 전에도 같은 짓을 했다. 5년 동안 쭉 이어져 온 것이다. 삼성이 고용노동부를 우습게 알고 지금까지도 직접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가 불법파견에 면죄부를 줬기 때문에 삼성전자서비스가 아직껏 하청사의 신규노조 설립 방해공작을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가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위장도급도 불법파견도 아니다”라고 수시근로감독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노조는 문재인 정권이 노동적폐청산의 일환으로 고용노동부의 삼성전자서비스 불법파견 면제부 사건을 전면 재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검찰이 삼성의 노조파괴공작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삼성그룹 관련 4개 노조가 삼성의 노조 탄압에 공동으로 대응키로 했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삼성지회(에버랜드), 삼성웰스토리지회, 서비스연맹 삼성에스원노동조합 등 4개 노조는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용 부회장의 면담을 요구하면서 결자해지라는 점에서 이 부회장은 무노조경영 폐기를 약속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은 노조를 인정하고 단체협약 체결과 하청노동자 직접고용 등의 책임을 지라”고 요구했다.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대표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삼성의 무노조 경영 방침은 이제 폐기돼야 한다”며 “4개 노조는 노조 파괴 문건과 관련해 삼성에 엄정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원우 삼성지회 지회장은 “2013년 삼성의 노조 와해 전략이 담긴 ‘에스(S)그룹 노사전략’ 문건이 드러난 데 이어 이번에 검찰이 추가로 6천건에 이르는 문건을 찾았다는 건 삼성의 노조 파괴가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뒤 4개 노조 대표 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요청서를 전달하기 위해 삼성전자 사옥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 관계자들과 가로막는 경비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4개 노조는 이날 전달하지 못한 면담요청서를 조만간 내용증명 형식으로 삼성 쪽에 발송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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