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갓뚜기' 함영준 회장, 기막힌 사익편취에 소액주주는 '제물'
[특집] '갓뚜기' 함영준 회장, 기막힌 사익편취에 소액주주는 '제물'
  • 윤석현 기자
  • 승인 2018.04.2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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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라면에 일감몰아주기로 거액 배당 챙겨…오뚜기 이익 줄면서 '주주이익침해' 논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기업인과의 호프 미팅에서 함영준(왼쪽 두번째) 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기업인과의 호프 미팅에서 함영준(왼쪽 두번째) 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뚜기와 오뚜기 라면은 동일한 기업으로 오해하기 십상이지만 사실은 별도법인이다. 오뚜기는 판매회사 격이고  오뚜기라면은 생산만 전담한다. 오뚜기라면이 일감의 95%이상을 오뚜기에서 가져오기 때문에 두 회사를 곧잘 같은 회사로 여긴다.

오뚜기가 왜 사실상 한 회사를 두 개로 쪼개어 경영하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는 것일까. 오뚜기가 라면을 직접 만들어 팔면 훨씬 이익이 커지게 된다. 원료구입이나 가격책정 등에서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주가 상승폭도 커진다. 전문가들은 오뚜기가 함영준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배불리기에 그 배경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뚜기가 함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지분이 많은 오뚜기라면에 일감을 몰아주면 오너일가가 높은 배당 등을 통해 사익편취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오너배불리기를 위한 수단이다.

소액주주입장에서 보면 오뚜기의 판매와 생산의 분리경영이 하등 이로울 게 없다. 오뚜기가 직접 생산판매하면 이익규모가 더 커지고 주가상승으로 소액주주들의 자산은 더욱 불어나게 되는데 함 회장의 사익편취를 위한 분리경영으로 이것이 어렵게 됐다. 여기에서 주주이익침해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박동흠 현대회계법인 회계사가 지적한 오뚜기재무재표상의 ‘수상한 거래’를 보면 함 회장의 배불리기 구조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지난 2016년의 경우 오뚜기라면의 매출액 5913억원 중 오뚜기에 대한 매출액은 5874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99%에 달했다. 만약 오뚜기가 오뚜기라면에 일감을 몰아주지 않고 직접 라면을 만들어 팔거나 오뚜기라면의 지배기업이라면 이익은 지금보다 더 늘어났을 것이라고 박 회계사는 분석했다.

원료구입이나 판매단가책정에서도 유리한 입장에 놓이기 때문이다. 오뚜기라면이 라면을 싸게 만들어서 오뚜기에 비싸게 판다면 오뚜기라면은 중간에서 큰 이익을 취할 수 있지만 상장기업인 오뚜기는 작은 이익에 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소액주주들은 연결재무제표를 통해 이런 회계처리를 확인할 수 없다. 연결재무제표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족회사들은 회계기준상 연결재무제표에 포함되지 않고 별개의 회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다시 말해 소액주주들은 오뚜기라면에 일감을 몰아준 때문에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된 사실을 알지 못하게 된다.

박 회계사는 이로 인해 ‘진짜장’이 히트를 쳤던 2015년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당시 오뚜기의 영업이익은 15% 증가에 그쳤지만, 오뚜기라면의 영업이익은 38%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투자자들이 새 제품의 빅 히트에 따른 큰 폭의 실적성장을 기대하고 투자를 했으나 그 결과는 보잘 것 없었다.

소액주주의 이익이 침해된 데 반해 함 회장은 거액을 챙겼다. 작년 말 기준 오뚜기라면 지분 35.14%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는 함 회장은 오뚜기라면에 대한 일감몰아주기로 배를 잔뜩 불렸다. 오뚜기라면은 오뚜기의 일감몰아주기에 의한 호실적을 바탕으로 그동안 오너일가에 거액의 배당을 실시했다.

오뚜기라면의 연도별 주당 배당금을 보면 2013년 1750원, 2014년 3750원, 2015년과 2016년 5천 원, 2017년 5천 원 등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배당률도 2013년 35%, 2014년 75%, 2015년 100%, 2016년 100%, 2017년 100%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총 배당금은 2013년 17억7천518만원, 2014년 38억395만원, 2015년 50억7천193만원, 지난해 50억7천193만원으로 불어났다. 배당금의 대부분이 최대주주인 함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몫으로 돌아갔다.

결국 오뚜기가 오뚜기라면을 제조회사로 분리해 일감을 몰아준 것은 2세 승계를 위한 계열사 밀어주기에서 비롯됐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하다. 함 회장은 그동안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개인적으로 거대 부를 쌓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오뚜기라면을 상속세마련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22일 고 함태호 명예회장은 함영준 회장에게 오뚜기 주식 46만5천543주를 상속했다. 함 회장은 고인의 조흥화학 주식까지 상속받아 1,500억원 가량의 상속세를 내야한다. 함 회장은 상속세를 5년간 분납할 예정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오뚜기라면의 매출이 내부거래로 증가하고 있다"며 "오뚜기라면이 성장하면 함영준 회장의 자산가치가 커지게 된다"고 했다. 그는 "함영준 회장은 오뚜기라면에서 배당금도 두둑하게 받고 있다"며 "오뚜기라면이 함 회장의 상속세를 마련하는 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함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갓뚜기’(모범한기업) 칭송과는 대조적으로 일감몰아주기에 의한 ‘불로소득’에 능수능란한 솜씨를 보여주고 있다. 함 회장은 일감몰아주기에 의한 사업기회유용과 사익편취를 통한 세금 없는 부의 편법승계에 누구보다도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데도  ‘갓뚜기’가 함 회장에 걸 맞는 것일까. 

오뚜기가 현재는 자산규모가 5조원에 미달해 아직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내부거래비율이 어느 대기업보다 높아 공정위가 규제범위를 중견기업으로 확대할 경우 오뚜기는 공정거래조사의 첫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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