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지배구조, 네티즌들의 '차가운 반응'
현대차 지배구조, 네티즌들의 '차가운 반응'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8.04.3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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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엘리엇 이겨라"는 반응까지..애국심 마케팅보다는 '족벌경영' 해체해야
                        현대자동차 그룹 정몽구(왼쪽)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한 현대차 경영진들이 돈 가지고 땅 사고 주식 사서 소각하고..그러는 사이 경쟁사들은 기술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단다!..×하려 작정을 하지 않았으면 이런 짓은 못하지~~!“

“삼성×× ×씨네가 이런 도둑× 선구자지. 기업은 니들 사유물이 아니다. 얼씬거리지 말고 물러가서 배당이나 챙겨라. 경제가 안 풀린다.”

현대자동차가 자사주 1조원어치 소각조치를 발표한 다음 주 첫날인 30일 인터넷 해당 기사에 올린 네티즌들의 댓글 반응들이다. 현대차 그룹은 현대모비스 매출 44조원으로 확대, 현대글로비스 카셰어링 등 신사업 진출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과 중장기 사업 전략을 잇달아 쏟아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이 일부 긍정 평가 속에서도 대체로 시큰둥한 댓글들이 많이 달려 있다.

현대차그룹, 주주가치 제고 방안 등 잇달아 발표..시장의 반응은 일부 긍정 속 대체로 시큰둥한 댓글들 달려

현대차가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은 2004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중장기 발전 계획을 발표하면서 매출액과 신사업 부문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도 이례적이다. 업계에서 이를 지배구조 개편의 후속 조치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앞두고 주주 설득 차원에서 나왔다는 얘기다.

분수령은 오는 5월29일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임시주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현대모비스를 둘로 쪼개 모듈·AS사업부는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고, 존속 부문(미래차부품·투자사업)은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지분을 늘려 그룹의 지배회사로 만드는 방안을 발표했다. 현대모비스는 29일 주총에서 이같은 합병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문제는 최근 시장에서 이상 기류가 감지된다는 점이다. 일부 주주와 시민단체 사이에 이 방안을 놓고 이견이 나오고 있는 탓이다. 엘리엇 계열 펀드의 투자 자문사인 엘리엇 어드바이저는 최근 ‘현대 가속화 제안서(Accelerate Hyundai Proposals)’를 보내 현대모비스를 지배회사로 두는 개편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해 지주사로 전환하고, 현재 및 미래의 모든 자사주를 소각하라고 요구했다.

참여연대도 가치평가 문제를 꼬집었다. 참여연대는 자체적으로 합병비율의 적정성을 검토한 결과를 공개하면서 “모비스 분할법인의 영업이익이 존속법인보다 월등히 높은데 낮게 평가됐고, 글로비스에 넘겨주는 모비스 분할법인은 합병 이후 매출 총이익과 5년 뒤 영구 성장률을 너무 낮게 추정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참여연대, "현대차 오너에 이익되는 쪽으로 합병비율 산정"..엘리엇 요구 외면 못하는 것은 '취약한 지배구조'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각각 6.7%, 23.3% 갖고 있다. 한마디로 오너 일가에 이익이 되는 쪽으로 합병 비율 산정이 이뤄진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현대차그룹이 엘리엇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는 이유는 취약한 지배구조와도 연관이 있다. 현대모비스 인적 분할 및 합병안이 주총을 통과하려면 ‘의결권 있는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와 발행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 참석, 동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런데 현대모비스 지분 중 오너 측 우호 지분은 개인 지분에 기아차(16.9%), 현대글로비스(0.7%), 현대제철(5.7%) 지분을 더해 30% 정도다. 외국인 지분율은 48%에 이른다.

엘리엇이 반대하고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그리고 소액주주가 동조하면 합병이 난항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재편의 취지와 당위성을 알리기 위해 엘리엇을 포함한 모든 주주의 제안을 귀담아듣겠다”고 겸허한 입장을 밝혔다.

결국 세력 결집에 나서는 엘리엇에 현대차그룹이 주주환원정책과 미래 사업 다각화라는 대응책으로 맞서는 셈이다. 이같은 정책들이 주주들의 마음을 얼마나 얻을 지는 내달 열리는 모비스 주총에서 확인될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차로서는 말로만 겸허한 입장을 밝히지 말고 실제 행동으로 진실한 주주환원정책을 펼쳐야 한다.

정몽구 회장, 2014년 이사회 결의도 안거치고 독단적으로 10조원짜리 한전 투자 단행, '무모한 결정' 비판 받아

하지만 인터넷 상에서는 여전히 현대차가 보수언론을 동원한 ‘애국심 마케팅’에 열중한다면서 '꼼수' 지배구조 개편을 여기서 멈추라는 요구가 넘쳐난다. 한 네티즌은 심지어 투기자본인 엘리엇을 응원하는 댓글을 남겼다.“엘리엇 이겨라 주주 배당은 이제 좀 제대로 하고, 족벌 경영 해체하자..언제까지 일 개미로 살아야 하냐?~ 법대로 원칙대로 규정대로 살자..” 등등.

엘리엇이 요구하는 ‘자본최적화’의 경우 경영적 판단에 대해 주주로서 냉정히 따져보겠다는 얘기다. 예컨대, 지난 2014년 서울 한전부지 10조5500 원대 인수 등 무리한 경영적 판단에 대해 따지겠다는 것이다. 정몽구 회장은 당시 이사회 결의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10조원짜리 투자를 단행, 무모한 결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지금은 글로벌경제의 시대다. 현대차가 막연한 ‘애국심’호소에 의지하는 마케팅방식은 너무도 고루하다. 현대차는 ‘꼼수’식 개편안으로 연막을 치지 말고 투기자본인 엘리엇의 공격을 합리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 책임은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현대차 오너들에게 있다. 지금이야말로 오너들이 전면에 나서서 족벌경영을 해체하고, 정도경영에 입각한 지배구조 개편을 해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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