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한진그룹의 생존법과 조현아·현민 자매 처리
[특집] 한진그룹의 생존법과 조현아·현민 자매 처리
  • 정우람 기자
  • 승인 2018.04.3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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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갑질사태로 그룹 '흔들'…탈세-밀수 드러나면 조양호 회장-조원태 사장도 물러나야
▲김진숙 민중당 서울시장 후보  등이 지난 13일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의 물컵 투척 및 갑질 폭행과 관련 고발장 접수를 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김진숙 민중당 서울시장 후보 등이 지난 13일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의 물컵 투척 및 갑질 폭행과 관련 고발장 접수를 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이 한진 총수 일가의 밀수·탈세 의혹으로 번지면서 한진그룹이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 경찰, 검찰에 이어 국토교통부, 관세청, 공정거래위원회까지 전방위 압박에 나서면서 그야말로 사면초가(四面楚歌) 신세다.

‘갑질명가’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막가는 족벌경영을 제도적으로 막는 길은 없을까. 경제개혁연대(이하 경개연)는 이사회가 중요경영사항 결정에 나서야 하고 자질이 부족한 총수일가 임원이 회사를 망치는 것을 막기 위해 최고경영자 경영승계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개연은 최근 논평을 통해 점입가경인 총수일가의 갑질 사태로 오너리스크가 확대되면서 한진그룹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양회 회장의 딸인 조현아, 조현민 자매가 경영에서 물러났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당장의 비난을 모면하려는 ‘꼼수’에 지나지 않으며 국민 누구도  자매가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났다고 생각하지 않을 뿐더러 반성하고 있다고 여기지도 않는다고 경개연은 지적했다.

​한진그릅은 언제라도 두 자매가 경영에 복귀하는 한 다시  경영위기에 휘말릴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두 자매의 동반퇴진이 이사회 또는 주주들의 동의에 의한 해임이 아니고 조양호 회장의 결단만으로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는 언제든 총수가 원하면 경영복귀도 가능하다는 예기다.

한진그룹은 비난여론이 들끓자 ‘꼬리 자르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으면서 아직도 총수일가가 여전히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더 큰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뿌리는 그대로 놓고 ‘미봉’을 한 셈이다. 재벌 3세, 4세로의 경영권 승계 본격화에 따른 위험을 줄이는 노력이 중요하다. 현재 조현아, 조현민 자매는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정당성을 상실한 상태다. 현재 재벌의 경영권 세습은 당연한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한진 사태에서 보듯이 자질이 부족한 총수일가 자녀로의 경영권 승계는 회사와 그룹을 위기 상황에 내몰 수 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한진 계열사 이사회는 최고경영자 승계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사전에 후보군을 발굴하여 일정 기간 검증을 마친 후 최고경영자로 임명하는 절차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대한항공은 정부로부터 사실상 '협공'을 당하고 있다.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진에어에서 판매하는 기내 면세품 판매 수익이 한진그룹 총수 일가에 음성적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관세청도 대한항공 사무실과 한진그룹 3남매 자택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들이 해외에서 구입한 명품을 국내에 세금을 내지 않은 채 반입했다는 혐의로 조사 중이다.

이와 함께 국토교통부도 진에어 봐주기 의혹에 대한 내부 감사를 진행 중이다. 미국 국적인 조현민 전 전무가 진에어 등기임원이 되는 것이 불법이라는 것을 알고도 담당자가 이를 묵인했는지 여부다.

이번 사태는 한진그룹 내부 감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너 감시·견제 역할을 해야 할 사외이사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한진칼과 대한항공 사외이사들은 주로 변호사, 교수, 전직 장관 등 항공 산업과 무관한 이들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한진칼과 대한항공 이사회 의안 240여건에 대해 사외이사가 반대 의견을 낸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한진 총수 일가가 아예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한다소액주주들로부터 위임을 받아 주주와 회사 이익에 부합하는 경영진을 직접 선출하고, 총수 일가가 경영에서 물러나도록 해야 한다탈세, 밀수 등 각종 혐의가 드러나면 경영 일선에서 퇴진한 조현아·현민 자매에 이어 조양호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도 더 이상 자리를 지킬 수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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