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정몽구-정의선 총수일가의 ‘봉’ 역할"
"현대모비스, 정몽구-정의선 총수일가의 ‘봉’ 역할"
  • 박미연 기자
  • 승인 2018.05.0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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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억 자사주 소각' 놓고 해석 엇갈려…"친주주정책으로 29일 임시주총서 우호지분 확보"

현대모비스가 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계획을 발표했다. 이달 29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그룹 총수일가의 ‘봉’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를 지배회사로 하는 순환출자 구조를 끊고 ‘정의선 부회장→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기타 계열사들’ 형태로 지배구조를 개편하기로 한 탓이다.

현대모비스는 그룹의 지배회사로서 위상을 확보했지만 외형의 대폭적인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또 정몽구 회장의 사위인 정태영 부회장의 의지로 출범한 것으로 알려진 현대라이프생명의 자본잠식으로, 현대모비스가 지분 확보에 출자한 2500억 원이 휴지 조각이 된 상태다.

29일 현대 모비스 임시주주총회가 분수령.우호세력 확보, 분할·합병 안건 순탄 처리하기 위한 듯

현대모비스는 2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6000억 규모의 자사주 소각 ▲분기배당 실시 ▲투명경영지원팀 신설 등 주주친화정책 3종 세트를 결정, 공시했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내년부터 3년간 1875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매입·소각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회사가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취득해 보유하고 있는 4000억원 규모의 보통주 전량을 내년 중 소각한다.

모비스가 보유 중인 보통주 161만주(분할 전 204만주)에 추가로 매입해 소각할 물량 76만주를 합산하면 237만주에 달하는 주식이 소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분할 후 발행주식 총수의 3.1%로, 주당순이익(EPS)과 주당배당금(DPS)이 각각 3.1% 정도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현대모비스는 1년에 한 차례 진행하던 배당도 2회로 늘린다. 연간 배당금액 3분의 1 정도를 미리 집행, 주주들의 현금 흐름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현대모비스는 투명경영에 대한 주주들의 강화 요구에 효과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오는 7월1일부로 '투명경영지원팀'도 신설한다.

현대모비스가 이같은 주주친화정책을 내놓은 이유는 29일 진행되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우호세력을 다수 확보, 분할·합병 안건을 순탄하게 처리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임시주총을 열어 분할합병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날 주총에서 참석자의 과반 이상이 분할합병에 동의해야 안건이 통과되고,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 2003년 이후 매해 배당하면서 정의선 부회장 '자금줄'..1500억 넘는 배당금 받아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를 투자·핵심부품 사업부문(존속법인)과 모듈·AS부품 사업부문(분할법인)으로 나눠 분할법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부자가 각각 6.71%, 23.29%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 부자는 현대글로비스 지분 30%를 팔아 확보한 자금으로 기아자동차 등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하기로 했다.

현대모비스의 최대주주는 16.88%을 보유한 기아자동차다. 그 외 정몽구 회장(6.96%), 현대제철(5.66%), 현대글로비스(0.67%)가 지분을 갖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은 없었다.

현대글로비스는 2003년 이후 매해 배당을 실시하면서 정의선 부회장의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매해 1125억 원을 배당하는 등 15년간 6000억 원이 넘는 배당을 실시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지금까지 현대글로비스로부터 1500억 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았다.

현대글로비스의 주가가 높고 현대모비스의 주가가 낮을수록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 증권가에선 모듈·AS부품 사업 외형 확장이 현대글로비스 주가에는 호재, 현대모비스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참여연대는 합병 비율이 총수일가에게 유리하게 결정될수록 현대모비스 일반주주들이 손해를 본다고 지적한다. 거래 관계인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비율을 동일한 외부평가기관인 삼일회계법인이 평가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참여연대, "합병비율이 총수일가에게 유리하게 결정될 수록 현대모비스 일반주주들이 손해 본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우리 단체가 어떠한 수치를 사용해도 현대모비스 분할법인의 가치가 삼일회계법인의 추정치를 일관되게 상회한다”며 “합병 비율의 바람직한 산정을 위해 현대모비스가 회사의 이익을 대리하는 외부평가기관을 다시 선정해 분할·합병비율을 재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일각에서 행동주의펀드 엘리엇의 요구를 들어준 것 아니냐고 하는데 자사주 소각은 이미 그룹이 가지고 있던 주주친화 로드맵의 일환"이라며 "친주주정책을 펼치며 우호지분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주총을 원활히하고자 하는 취지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시장에서 가장 궁금해하고 있는 것은 분할 후 현대모비스가 어떤 모습일지, 존속 모비스의 발전방향이 무엇인지 등"이라며 "이같은 시장의 관심과 우려해 대해 답을 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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