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덕' 논란 한화손보, 이번엔 방화냐 실화냐 '법정 공방'
'악덕' 논란 한화손보, 이번엔 방화냐 실화냐 '법정 공방'
  • 최민성 기자
  • 승인 2018.05.0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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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인 "보험사와 방화범 짜고 보고서 조작" vs 한화손보 "구상권 회피를 위한 일방적 주장"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대표 <한화손보 홈페이지 갈무리>

 분쟁조정 중 보험사가 먼저 소송을 제기, 소비자를 압박하는 보험사로 손꼽히는 한화손해보험(대표 박윤식)이 이번에는 화재보험 구상권 청구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임차해 사용하던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한화손해보험으로부터 수억대의 구상권을 청구받은 회사가 화재 원인을 놓고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인천시 서구 오류동에 소재한 극세사 원단공장 ㈜한송텍스(대표이사 김대곤)는 “창고를 임대해준 소유주 S산업측이 화재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방화를 저지르고, 그 과정에서 한화손보와 한화손보측 손해사정사가 결탁해 보고서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한송텍스 측은 “창고 건물의 주인인 S산업 관계자가 회사가 어려워지자 오래되어 낙후된 건물과 창고에 쌓여있는 재고에 불을 질러 화재보험금을 타려고 했다. S산업 측의 진술에는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음에도 경찰도 보험사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아 무혐의로 처리됐다. 결국 방화임이 분명함에도 실화라며 책임을 우리 측에 떠넘겼다”고 말했다.

2013년 1월 한송텍스가 S산업측에 임차해 사용하던 창고서 원인 알 수 없는 화재 발생

갈등의 시발점이 된 화재사건은 2013년 1월에 발생했다. 한송텍스가 S산업측에 임차해 사용하고 있던 창고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 창고에 보관 중이던 원단과 완제품 등이 불에 타는 등 수억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다.

화재는 같은 달 15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발생했다. 1차 화재는 창고에 쌓여있던 원단 4개가 그을린 정도에서 마무리됐으나, 며칠 뒤 같은 위치에서 발생한 2차 화재는 수억 원 상당의 극세사 원자재 및 창고건물을 모두 불태웠다.

사건 당시 한송텍스 측은 S산업 관계자 L부장 등을 방화 혐의로 고소했으나, 경찰은 불기소의견서를 제출했고 담당 검사는 증거불충분으로 S산업 관계자를 불기소 처리했다. 손해사정보고서에는 방화가 아닌 원인미상의 발화로 기재됐고, 경찰과 검찰은 이와 더불어 여러 정황을 봤을 때 L부장의 진술이 거짓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한송텍스 측은 ▲S산업이 2년 전에도 화재 사건으로 보험금을 탄 점, ▲이틀 동안 같은 위치에서 화재가 연속으로 발생한 점 ▲1차 화재 당시 L부장이 진술한 내용에 신빙성이 없다는 점을 문제삼아 그가 방화를 저질렀다고 의심했다.

한송텍스는 “L부장은 경찰조사에서 1차 화재 당시 발화점이 보이는 창문에 올라가 분말 소화기를 뿌려 진화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소화기 분말은 자연적으로 사라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화재 현장 어디에서도 흔적이 남아있지 않았다. L부장은 1차 화재 시기부터 방화의 의도가 있었기 때문에 진화 작업을 했다는 거짓 증언을 한 것이고, 손해사정인은 이를 돕기 위해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한송텍스 측은 ‘3m’를 주요 쟁점으로 봤다. 목격자로 나선 공장 직원들은 1차 화재 당시 L부장이 진화 작업을 했다고 경찰에 입을 모아 진술했지만, L 부장이 진화 작업을 위해 올라갔다는 창문의 높이는 3m에 달한다. 사람이 3m 높이의 창문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밟고 올라갈 발판이 필요하다. L 부장은 창고에 쌓여있던 재고(담프라 플라스틱 시트)를 밟고 올라갔다고 증언하지만, 손해사정서를 보면 "해당 재고가 화재 때 손실된 것으로 처리됐다”라며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S산업 측은 지난 해 6월 인천지방법원 증인신문조서에서 "1차 화재 당시에는 분명 재고가 창문 아래 있었으나, 2차 화재 당시에는 지게차로 밖으로 옮겼다. 담프라 재고는 일부만 손실돼도 상품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보상을 받은 것이다"고 진술했다.

한화손보 "방화는 터무니없는 주장..혐의를 명백하게 밝힐 수 있는 증인도 목격자도 없다"

한편 한화손보 측은 “한송텍스 관계자가 바라는 것은 보험사가 본인에게 청구한 구상권을 철회하는 것 뿐, 방화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며 방화혐의를 명백하게 밝힐 수 있는 증인도 목격자도 없다"며 "이의가 있다면 구상 소송에서 방화임을 입증하면 되는 일이다. 더군다나 만약에 S산업이 방화를 계획했다면 자신의 공장에 방화를 하지, 남이 임차해 쓰고 있는 창고에 불을 지르는 행동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라며 반박했다.

본지 기자와 한화손보측 관계자의 구체적인 확인 통화 내용은 다음은 같다.

-2013년도 인천 오류동 화재사건을 알고 있나.

▲소송과 관련된 사항이 다 있기에 따로 말할게 없다.

-따로 답변 하실 게 없다는 말씀인가.
▲네.

-고의적으로 방화사건인데, 왜 재수사를 하지 않나.
▲내부규정에 따라 따로 말씀드릴 부분이 없다.

-따로 하실 말씀이 있나.
▲팩트를 말씀 드릴게 있다. 검찰, 경찰조사는 무혐의로 끝난 사안이고, 민원인이 지속적으로 언론에 제보를 하는 이유는 구상권 관련해서 자신이 돈을 안 줄려고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저희 쪽에는 구상을 해야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쪽에서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한화손보, 분쟁조정 중 소송 건수 201647건서 작년 63건 급증..금융소비자''횡포' 논란

한편 한화손해보험의 금융소비자들에 대한 '횡포'가 심한 것으로 조사돼 '악덕 보험사' 논란을 빚고 있다. 손해보험사가 소비자와 분쟁조정 중 보험사가 먼저 소송을 제기하는 건수가 2017193건으로 전년 동기대비 53건 감소했다. 반면 한화손해보험은 201647건에서 201763건으로 전년 대비 늘어났다.

금융소비자연맹(회장 조연행)은 손보사의 분쟁조정건수는 201617537건에서 20172557건으로 3020건 불었다 분쟁조정 중 소송제기 현황을 보면 2016246건에서 2017193건으로 53(21.5%) 줄었다.

분쟁조정 중 보험사가 소송을 제기한 비율이 가장 높은 보험사는 MG손보로 7.88%로 나타났다. 뒤이어 한화손해가 4.93%로 높았다. 반면 농협손보, AIG손보, ACE손보는 한 건도 없어 가장 낮은 비율을 보였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손보사의 분쟁 중 소송 제기 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앞으로도 소비자가 대기업인 보험사의 무리한 소송으로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전히 정당한 절차 없이 갑자기 소송을 제기해 소비자를 압박하는 보험사나 소송 건수가 급증하는 보험사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집중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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