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자동차종주국 미국시장서 '악전고투'
현대차, 자동차종주국 미국시장서 '악전고투'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8.05.0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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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판매량 전년동기 대비 11.1% 감소..‘품질경영’ 이미지 퇴색

 미국·중국·서유럽은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이다. 이 가운데 미국시장은 대단히 중요하다. 신차가 나오면 미국시장에서 인정을 받아야 국제적인 명차 반열에 오른다. 일단 미국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야 일종의 '가격선도(price leadership)' 효과를 갖고서 아시아,아프리카,남미 시장에서도 선전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난달 전 세계 판매 실적이 10% 상승하며 실적 회복 조짐을 보였으나 최고의 자동차 시장인 미국 내 판매 부진이 지속돼 우려된다. 미국을 뺀 다른 지역에서의 선전은 사실상 ‘속빈 강정' 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가 1급 시장에서 물러나는 대신 2,3급 시장에서 ’품질(quality) 대신 ‘양(quantity,댓수)’으로 승부한다는 인상을 세계시장에 줄 수 있는 탓이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국내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총 63만1225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 대비 10.4% 성장한 수치다. 현대차그룹이 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2014년 12월(18% 상승) 이후 3년여 만이다.

현대차, 4월 미국시장서 제네시스 포함 5만6063대 판매..작년동기(6만3050대)보다 11.1% 감소

현대차그룹은 국내와 외국시장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 신차 출시 효과가 빛을 발하며 외국시장에서 성장 폭이 두드러졌다. 현대차는 4월 한 달 동안 외국에서 32만7409대를 팔아 전년 동월 대비 12.2% 성장률을 기록했다. 기아차도 SUV 스포티지의 중국형 모델 즈파오가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국외 실적을 이끌었다. 기아차는 외국에서 19만25대를 팔며 7.9% 성장세를 보였다.

그룹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부진했지만 큰 시장인 중국·유럽과 브라질·러시아·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호실적을 보이며 전체 판매량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미국 내 판매 부진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지난 1일(현지시간) 현대차·기아차 미국 판매법인에 따르면 현대차는 4월 한 달간 제네시스 브랜드를 포함해 5만6063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달(6만3050대)보다 판매량이 11.1% 감소했다. 제네시스, 그랜저, 쏘나타 등 주력 세단 판매가 모두 두 자릿수 이상 큰 폭으로 줄어든 탓이다. 기아차는 미국에서 전년 대비 5.2% 감소한 5만585대를 판매했다.

이 같은 부진으로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7%를 나타냈다. 미국 시장 점유율 7%는 2009년(7%) 이후 최저치다. 다만 코나 등 SUV 모델 판매는 호조를 보이며 미국 실적 회복에 대한 희망을 남겼다.

"현대차, 전기차 등 미래의 ‘먹거리’ 창출 실패..정의선, 변두리 아닌 미국시장서 '정면승부'해야"

한편 한국 자동차가 전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5년 연속 하락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차가 좀처럼 맥을 못 추는 사이 일본차는 최근 5년간 꾸준히 성장해 올해 서유럽에서 미국차를 처음으로 제쳤다.

선진시장에 대한 한국차 수출이 부진한 것은 금융위기 이후 고속 성장하는 사이 연구개발(R&D) 투자, 생산 효율성 제고 등의 과제를 소홀히 해 경쟁력이 저하됐기 때문으로 지적된다. 이 같은 경쟁력을 회복하기까지 수년이 소요되는 데다 최근 들어 경쟁 심화로 인한 수익성 하락, 통상압력 강화 등의 부정적 환경이 조성된 만큼 수출부진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및 일본차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한 미국에서 한국차는 성장동력을 상실한 모습이다. 미국 시장의 한국차 비중은 2011년 8.9%까지 상승했다가 2014년 7.9%로 하락했다. 2016년 8.1%까지 오르긴 했으나 아직도 뚜렷한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위인 일본차(38.7%)와의 격차는 30%포인트 이상 벌어진 상태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현대차는 그동안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을 앞세우며 세계 5위의 자동차생산업체로 자리를 잡았으나 전기차 개발 등 미래의 ‘먹거리’ 창출에 실패하고 있다“면서 ”후계자인 정의선 부회장이 수출대상을 신흥국으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첨단기술의 각축장인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정면승부'로 확고한 자리를 잡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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