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과도한 내부거래로 '위기'…정태영의 돌파능력은?
현대캐피탈, 과도한 내부거래로 '위기'…정태영의 돌파능력은?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8.05.0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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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1분기 ‘어닝쇼크’로 현대캐피탈 영업이익도 급감…금융당국, 부실우려에 감독강화방침

 

▲그동안 내부거래로 손쉬운 경영을 해온 정태영 부회장이 독자생존을 위해 경영솜씨를 발휘해야할 상황에 처했다.
▲내부거래로 손쉬운 경영을 해온 정태영 부회장이 독자생존을 위해 경영솜씨를 발휘해야할 상황에 처했다.

현대캐피탈(대표 정태영 부회장)이 자신의 ‘운명’을 현대차그룹에 맡기는 취약한 경영구조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그만큼 현대·기아차에 대한 과도한 내부거래 의존으로 이들의 지원이 끊기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모래성‘이 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뿐더러 금융당국이 현대캐피탈의 지나친 내부거래에 의한 경영구조는 필시 금융회사의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지는 데 따라 통합감독차원에서 현대차금융계열사에 대한 감독과 감시 강화에 나서자 비상이 걸린 상태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그동안 현대·기아차의 성장과 더불어 승승장구해왔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그룹이란 든든한 캡티브(계열사내부시장)에 힘입어 총자산, 할부금융 취급액 등에서 업계의 압도적 1위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말 기준 자동차금융(할부·리스·대출 합산) 자산은 17조67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영업자산(총여신) 24조3897억원의 72.4%에 달한다.

현대캐피탈의 자동차금융 자산 가운데 현대·기아차 물량은 80%를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차의 신차를 구매하는 고객의 대부붙이 현대캐피탈의 할부금융과 리스 프로그램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캐피탈의 자동차 할부금융 비중은 지난해 2분기 기준으로 91.7%로 지난 2010년 82.1%였고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현대라이프생명과 현대차투자증권은 확정급여 퇴직연금 적립액 중 각각 98.3%, 85%를 현대차그룹 계열사로부터 받고 있다. 회사 물량의 절대 다수를 현대차그룹 계열사로부터 받아 현대·기아차의 판매가 부진할 경우 현대캐피탈이 벌어들이는 수익의 규모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되는 구조다.

현대캐피탈이 현대차그룹이 잘 나갈 때는 손쉬운 경영을 할 수 있었지만 어닝쇼크 때는 영업실적 격감으로 안정적인 경영구도가 깨지는 위기를 맞게 된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3236억원으로 1년 전(3433억원)보다 5.8% 감소했다. 이는 캡티브마켓인 현대·기아차의 2017년 총 판매량이 725만1013대로 지난 2013년 이후 최저 실적을 기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총자산은 2년 전보다 13.5%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현대캐피탈의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어닝쇼크르 기록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경우 1분기에 영업이익 45.5%감소를 기록하고 기아차도 20.2%의 큰 폭의 감소를 보였다.  자연 현대캐피탈의 영업이익에 적신호가 올랐다.

문제는 현대캐피탈 성장의 토대가 됐던 현대·기아차와의 내부거래가 영업부진 때는 가장 큰 경영리스크로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열린 '금융그룹 통합감독 관련 업계 간담회'에서 내부거래 의존에 따른 부실위험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냈다. 특히 현대캐피탈의 경우 현대차그룹이 판매하는 차량 할부물량의 과반을 점유했으나 현대차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인한 매출 감소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현대캐피탈에 대한 감독과 감시를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특히 통합감독 차원에서 과다한 일감몰아주기의 사례인 현대라이프와 현대차투자증권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라이프의 경우 퇴직연금 계약 중 계열사 가입 비중은 거의 100%에 달한다는데 금융당국이 조심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현대라이프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조2559억원. 이 가운데 현대차그룹에서 밀어준 물량이 1조2253억원으로 97.6%에 이르고 현대차투자증권도 지난 3월 말 기준 퇴직연금의 83.7%가 현대차그룹 계열사로부터 나온 것을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현대투자증권이 퇴직연금 수위권이지만 계열사 물량 없이는 언제든 무너지는 ‘모래성’과도 다름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들 금융사가 계열사 물량 없이 자생적으로 성장할 만큼 영업 기반이 탄탄하지 못하다는 데 있어 감독강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룹 의존도가 큰 금융사일수록 계열 분리나 그룹 경영 위기 등이 발생했을 경우 영업 기반을 상실할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며 최근 금융당국이 현대캐피탈 등에 대해 통합감독을 실시하고 조사에 착수하는 것은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해 이런 위험을 사전에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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